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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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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완 ??

DOZI 2020.01.27 11:33 read.232 /

현대물인 거 같고

무슨 맥락에서 쓴 건지 모르겠습니다 ㅠ 

파일 저장명은 [나 그냥 갈래]입니다 ㅋㅋㅋㅋㅋ << 더 어이없음 

 

 

오랜만에 나나리가 왔다.

방학도 했고, 그동안 못 만났던 오빠를 만나기엔 최적의 시기다. 스자쿠는 나나리의 안부를 전하는 를르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렇구나, 하고 웃었다. 마주 보며 웃는 를르슈의 웃음도 꽃처럼 피어났다.

셋이서 만나는 것도 좋지만, 평소에는 스자쿠가 를르슈랑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고, 또 나나리는 모처럼 온 것이니 오빠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지도. 주말에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는 를르슈에게 스자쿠는 고개를 저었다. 

 

“너 주말에 할 일 없잖아.”

“알고 물어본거야?”

“확인할 겸.”

 

맥락 없이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스자쿠는 다시 가닥을 잡았다.

 

“나도 나나리를 만나고 싶지만, 하루 정도는 남매 둘이서 보내는 게 좋지 않겠어?”

“어렸을 땐 나나리랑만 논다고 귀찮게 했으면서.”

“그때도 반성할 겸. 나나리가 하루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나중에 다 같이 보면 어때?”

“…흠.”

 

를르슈는 팔짱을 끼면서 스자쿠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은 날카롭다고 하기엔 둥글었고, 둥글다고 하기에는 날이 서있었다. 영문을 모르겠네. 스자쿠가 괜히 마주친 눈을 돌리자 를르슈는 한숨을 쉬었다. 

 

“심심하면 바로 연락해.”

“신경 써주는 거야?”

“당연하지.”

 

너는 내 애인이자 나나리의 친구라고. 를르슈는 고개를 돌리는 스자쿠를 향해 걸어갔다. 스자쿠는 다가오는 를르슈를 끌어안으며 키득거렸다. 를르슈가 외로운거구나. 놀리는 말에 를르슈의 얼굴이 붉어진 것 같았지만 굳이 말하진 않았다.

 

그리고 나나리가 온 당일, 를르슈는 기운차게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어느 때보다 유쾌한 자동차 시동 소리가 들렸다. 를르슈가 떠난 침대 위에서 스자쿠는 멍하니 있다가 혼자 웃었다. 걱정하는 것 같더니, 나나리를 직접 만난다는 기쁨에 를르슈는 금방 기운을 차린 것 같았다.

나는 뭐한담. 할 일이 있다고 말은 했지만 스자쿠의 주말은 기본적으로 를르슈에게 맞추어져 있어서, 그와 함께하는 것이 일이었다. 를르슈가 없는 지금, 스자쿠의 할 일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으면 메시지가 왔다. 를르슈와 나나리의 활짝 웃는 사진이었다. 벌써 만났네. 예쁘네. 감상과 함께 고양이 스티커를 보냈다. 스자쿠 씨, 정말로 안 오시나요? 나나리의 권유에 스자쿠가 적당한 말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지노 : 더블 데이트 하자!]

 

지노와 카렌이랑…. 를르슈가 없지만 혼자서 집안에 있는 것보단 낫겠지. 스자쿠는 지노의 메시지에 답장을 했다. [좋아] 다음은 나나리의 메시지에 답장했다. [다른 친구들이랑 선약이 있었어, 미안해. 오늘 말고 다른 날에 보자, 나나리.] 마지막은 를르슈. [지노랑 놀기로 했어! 나나리랑 데이트 잘해!] 하트모양 고양이도 보냈다.

를르슈가 [외박 금지]라는 말을 보냈다. 대화는 그렇게 일단락이 되었다. 지노가 놀이공원에 가자고 말을 했다. 를르슈와 나나리는 오늘 놀이공원 같이 사람 많은 곳보다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곳에 가겠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약속시간까지는 널널했지만 스자쿠는 빨리 움직이기로 했다. 스자쿠가 약속시간에 맞추는 것은 대체로 를르슈가 옆에서 닦달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럴 사람이 없으니 혼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 밖에 없었다.

 

놀이공원 앞, 약속 장소인 시계탑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스자쿠는 느긋하게 걸어갔다. 지노와 카렌은 싸우는 것 같더니 갑자기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 사이 좋네. 스자쿠는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나 왔어.”

“스자쿠! 어라, 를르슈는?”

“를르슈는 오늘 나나리랑 데이트 해. 그래서 못 왔어. 나로 참아줘. 를르슈 몫까지 두 번 탈게.”

“너 더블 데이트 뜻은 알아?”

 

스자쿠는 당연하다는 듯이 웃었다.

 

“를르슈와 나는 일심동체니까 걱정하지 마!”

 

 

 

스자쿠의 사정을 다 들은 지노와 카렌은 의외로 협조적이었다. 스자쿠가 를르슈 몫까지 두 번 탄다는 것은 겨우 말렸으며, 놀이기구를 탄다고 하더라도 스자쿠 혼자서 덩그러니 옆자리를 비워두는 것도 마음이 쓰여서 입장권만 끊기로 했다.

 

“하나도 안 타?”

“뭐, 중요한 건 분위기지.”

“타려고 해도 줄 서야하니까….”

“뭐야, 너네 왜 놀이공원 온 거야?”

 

를르슈 없이 더블 데이트에 온 주제에 스자쿠는 지노와 카렌을 의아하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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