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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기념 연성

DOZI 2020.11.01 23:21 read.127 /

를르슈가 자신의 사랑을 자각하게 된 것은 7살 때의 할로윈이었다.

일본에서 살게 되고 나서 처음으로 맞이한 할로윈은 아주 작은 규모의 파티가 고작이었다. 일본은 아직 할로윈이 그렇게 큰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에 동생들은 아쉬워했지만, 곧 가족들끼리 모여서 조촐하게 사탕과 과자를 나누기로 한 이후로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를르슈도 기꺼이 그 파티의 준비를 돕고 있었다. 줄리어스가 좋아하는 쿠키, 로로가 좋아하는 사탕, 나나리가 좋아하는 케이크, 그런 것들을 만들 계획에 신나는 것은 당연했다.

어머니는 가족들끼리는 조금 외로우니까, 친구를 부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친구. 람페르지 남매들이 떠올리는 첫 친구는 당연히 쿠루루기 스자쿠였다. 집 근처의 공원을 건너서 바로 있는 커다란 집에 사는 남자애. 성격은 조금 거칠지만, 솔직하고 착해서, 까다로운 줄리어스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스자쿠를 먼저 데려오겠다고 말한 것은 줄리어스였다. 쿠루루기를 부르자! 로로가 뚱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나리가 금방 좋다고 말하는 것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줄리어스는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쿠루루기는 할로윈이 처음이니까 우리가 잘 가르쳐주자! 그치, 를르슈? 를르슈는 뒤늦게 응, 이라고 말했다.

왜 뒤늦게 대답했는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줄리어스가 하는 말은 다 맞았다. 친구 중에 가장 친한 친구는 스자쿠였고, 스자쿠는 할로윈이 분명 처음일 것이니까 잘 가르쳐줘야하는 것도 맞았다. 술렁거리는 마음을 모른척 하고서 다음날 스자쿠네 집앞으로, 줄리어스의 손에 이끌려서 가게 되었다. 

 

“할로윈? 그게 뭐야?”

“분장을 하고서,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는데— 그 때 사탕이랑 과자를 엄청 받는 거야!”

“분장? 무슨 분장?”

“귀신 분장! 쿠루루기는 하나도 할로윈을 모르는 거야?”

“뭐야, 바보 취급하지 마!”

“그래서 알려주잖아!”

 

줄리어스와 스자쿠는 또 아슬아슬하게 시비의 선을 긋고 있었다. 를르슈는 한숨을 내쉬면서 줄리어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본에서는 안 유명하다고 했잖아, 줄리어스.”

“그래서 알려주고 있는데, 쿠루루기가 괜히 욱해서…!”

“안 그랬어!”

“둘 다 그만해. 아무튼, 우리집에서 할로윈 파티가 있을 건데, 스자쿠는 올 거야?”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근데 나 할로윈 진짜 몰라.”

“이번에 배우면 되는거지.”

“배워야할 정도야?”

“별 거 없어. 그냥 우리집에서 만든 과자 먹으면서 노는 날이니까.”

“……분장은?”

“평소와 같이 와도 돼. 처음이니까.”

 

를르슈 형님은 너무 상냥하십니다. 줄리어스가 삐진 목소리로 를르슈의 뒤에서 중얼거렸다. 줄리어스가 어깨를 끌어안는 것에, 를르슈는 그대로 안기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너는 스자쿠한테 너무한걸. 쿠루루기한테 잘해주는건 를르슈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줄리어스의 말에 스자쿠는 미간을 찌푸렸다. 

 

“알았어, 갈게. 내일이라고 했지?”

“응. 저녁에 오면 돼.”

 

그럼 내일 봐. 

그렇게 약속을 하고서 를르슈와 줄리어스는 집으로, 스자쿠는 도장으로 갔다. 쿠루루기는 뭘 좋아할까? 줄리어스는 스자쿠를 퉁명스럽게 대한 것치고는 기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를르슈에게 물었다. 글쎄, 스자쿠라면 뭐든지 다 먹지 않을까? 줄리어스와 손을 잡고 걸어서 돌아오고 나면, 스자쿠네 집에 막 끌려갔을 때의 그 불편함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도 기분 탓이었을 거야. 를르슈는 그렇게 생각하며 내일에 만전을 가하기로 했다. 

 

“쿠루루기! Trick or Treat!”

“트…뭐?”

“Trick or Treat! 과자를 안 주면 장난을 친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당일. 뱀파이어 분장을 한 로로와 줄리어스, 마녀 분장을 한 나나리는 오전에는 과자 만들기로 한껏 놀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파티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동생들의 시중을 들었던 를르슈는 살짝 진이 빠졌지만, 마지막 손님인 스자쿠를 기다리는 것도 즐거웠다.

도장이 끝나고 늦은 저녁에 찾아온 스자쿠는 한 손에는 화과자 상자를 들고 있었다. 줄리어스가 가장 먼저 다가가서 사탕 바구니를 내밀었다. Trick or Treat! 나나리와 로로도 가세했다. 그 모습에 를르슈는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 찝찝한 것이 느껴졌다. 

뭐지?

스자쿠의 손에 들렸던 화과자를 줄리어스가 먼저 들고 가고, 나나리와 로로도 거실로 달려가서 그것을 살펴보았다. 를르슈? 아이들이 우당탕탕 사라지고 나서야 현관에는 스자쿠와 를르슈만 둘이 남았다. 스자쿠의 부르는 소리에 를르슈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사탕 바구니를 흔들었다. 

 

“Trcik or Treat.”

“너도 그 소리야? 그게 대체 뭔데?”

“나나리가 말했잖아. 과자를 안 주면 장난 친다는 이야기야.”

“과자는 줄리어스가 가져갔어.”

 

알아. 를르슈는 그 말을 하면서 괜히 기분이 나빴다. 스자쿠의 과자는 줄리어스가 가져갔다. 물론 줄리어스 혼자서 먹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혼자 낚아챘다는 것이 괜히 속이 상했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기색을 숨기려고 사탕 바구니 안에 인원수 만큼 만들어놓은 과자꾸러미를 꺼냈다.

 

“너도 해. Trick or Treat.”

“그거 해야 주는 거야?”

“응.”

“그냥 주면 안 돼?”

“안 돼.”

 

스자쿠는 큼, 하고서 헛기침을 하더니 처음이니까 발음은 봐달라고 했다. 알았어. 를르슈는 다시 한 번 과자 꾸러미를 흔들었다. Trick—or—Treat! 스자쿠의 어색한 대사에 를르슈는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크게 웃지는 않았다. 약속한 대로 과자를 내밀면 스자쿠는 빨개진 볼을 긁적거렸다. 

 

“이상했지?”

“처음이라니까 다들 봐주겠지.”

“너는 모르겠는데 줄리어스는 놀릴 것 같단 말이야.”

 

줄리어스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뒤에서 줄리어스가 ‘불렀어?’하고서 나타났다. 줄리어스는 스자쿠의 손에 들린 보라색 꾸러미를 보고서 를르슈를 쳐다보았다. 

 

“쿠루루기한테 벌써 준거야?”

“너야말로 스자쿠한테 알려주지도 않고서 뺏어가놓곤.”

“내가 를르슈한테서 제일 먼저 받고 싶었는데!”

“다 같이 만들었잖아.”

“그래도!”

 

쿠루루기, 를르슈 과자 내놔! 줄리어스의 억지에 스자쿠는 과자 꾸러미를 뒤로 감추었다. 싫어, 이거 내 꺼야. 를르슈가 줬어. 너도 나한테 줘, Trick or Treat! 주문처럼 외우면 줄리어스는 검은색 리본이 매달린 과자 꾸러미를 내밀었다. 이거 줄테니까 를르슈가 준 거랑 바꿔!

줄리어스는 답지 않게 날쎄게 보라색 꾸러미를 낚아채며 키득거렸다. 이건 내 꺼야! 으하하하! 줄리어스는 그대로 거실로 달려가서 로로와 나나리에게 를르슈의 과자를 가져왔다고 자랑했다. 오라버니의 과자? 저도 주세요! 나도 줘! 쌍둥이들끼리 아웅다웅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를르슈는 마음이 불편했다. 

과자를 빼앗긴 스자쿠가 더 이상 줄리어스를 쫓아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냥 줬어?”

“응? 아, 다 같이 만들었다면서. 그럼 다 똑같지 않을까 싶어서….”

“…….”

“아냐? 뭔가 달라?”

“아니. 다 똑같아. 다 같이 만들었으니까.”

 

그런데도 마음은 그 대답과 달랐다. 줄리어스가 만든 것을 손에 들고 있는 스자쿠는 어딘가 보기가 싫었다. 스자쿠는 집안의 조명이 할로윈을 맞아 바뀐 것을 보고서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런 스자쿠에게 할로윈 장식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고, 과자를 같이 나누어먹을 생각이었던 마음이 차게 식어버렸다.

대체 왜? 를르슈는 스자쿠를 거실로 데려가면서도 그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동생들과 스자쿠 사이에 끼어들며 놀이에 열중하려고 했다. 조금만 신경을 무디게 쓰면 그 고통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스자쿠가 가지고 온 과자를 줄리어스가 먼저 먹었지만, 그건 화낼 일이 아니었다. 과자는 충분했으니까. 스자쿠가 먼저 고른 놀이가 로로와 나나리가 하고 싶어하는 놀이인 것도 신경쓰였지만, 그것도 괜찮았다. 시간은 충분했으니까. 그러니까 아무것도 화낼 것도, 신경쓸 것도 없었다. 

밤이 깊어지면 스자쿠네 집에서 그의 어머니가 찾아왔다. 를르슈의 어머니는 웃으면서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자며 식당으로 그녀를 데려갔다. 아이들은 거실에서 서로 분장을 덧칠하며 놀았다. 과자 때문에 끈적끈적해진 손을 닦으러 화장실에 들렀다 온 를르슈는 어른들이 수다를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를르슈는 벌써부터 첫째 노릇을 하는 거 같던데요.”

“그래봤자 아이죠. 친한 친구를 동생한테 뺏기는 걸로도 질투도 할 걸요.”

“후후, 설마요.”

“어쩌면 반대일 수도 있겠네요. 를르슈라면 동생들을 먼저 신경쓸 게 분명하니까.”

 

어머니의 말을 들은 를르슈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그 감정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질투. 그래, 질투였다. 스자쿠를 동생들한테 빼앗긴 질투였다. 하지만 그것은 친구를 빼앗긴 질투와는 조금 다른 것을 희미하게 알고 있었다. 뭔가 달랐어. 그것은 동생들을 질투했다는 죄책감과 동시에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질렀다는 자괴감도 들었다.

그것이 를르슈가 처음 느낀 사랑에 대한 자각이었다. 질투로 발현된 사랑의 감정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식지 않은 채로, 를르슈를 늘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항상 더 새로운 깊이의 질투로 를르슈를 더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17살이 된 를르슈는 다양한 사건들을 거쳐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스자쿠에게 고백하는 많은 아이들을 보고서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그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했다. 를르슈가 만든 과자가 제일 맛있어, 같은 스자쿠의 말에 구원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친구로서의 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동시에 좌절하기도 했다.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천국과 지옥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포기할 수가 없는 이 마음을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가는 답이 없을 것 같았다. 터질 것 같은 연정과 그에 따른 질투를 늘 억누르며, 17살의 를르슈는 올해도 할로윈을 맞이하고 있었다. 

 

“를르슈 말이야, 열심히 하네.”

 

쿠키의 반죽을 밀고 있는 를르슈에게 줄리어스가 말을 걸었다. 쿠키 커터를 꺼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는 줄리어스는 어딘가 꽁한 표정이었다. 같은 어머니 뱃속에서 10개월을 꼬박 같이 보냈어도 속내를 모르는 쌍둥이 동생의 말에 장단을 맞출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를르슈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적당히 했다가는 회장이 뭐라고 할 지 모르잖아.”

“그렇다고 이렇게 손수 과자를 준비할 필요는 없잖아? 회장이야말로 적당히 카페나 백화점에서 사오는데.”

“…뭐가 불만이야? 내가 만들면 너도 먹잖아.”

“나만 먹는 게 아니니까 싫어.”

 

5분 늦게 태어난 남동생의 투정에 를르슈는 괜히 상대했다고 생각했다. 내밀어진 쿠키 커터는 고양이 모양이었다. 잘 밀린 반죽 위로 꾹꾹 찍어내고 있으면 줄리어스가 그것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와 시선이 마주치면 줄리어스는 안대 끝을 만지작거리면서 중얼거렸다. 

 

“할로윈에도 지극정성이네.”

“뭐?”

“누구한테 줄거야? 셜리 페넷? 아니면 코우즈키 카렌? 아니면 미레이 회장?”

“……학생회 모두한테 줄 거야.”

“정말 싫다.”

 

를르슈의 그 적당히 남한테 베푸는 거, 너무 싫어. 줄리어스는 어리광을 부리는 말투로 를르슈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우리만 챙기면 좋을 텐데. 줄리어스의 무게를 버텨내면서 쿠키를 찍어누르던 를르슈는 한숨을 쉬었다. 

 

“난 쿠루루기까지만 인정할 수 있어.”

“뭘?”

“를르슈가 챙겨야하는 사람들.”

“너도 학생회 사람들이랑 잘 지내잖아. 그리고 같이 할로윈 파티에 갈거면서….”

“를르슈가 좋아하니까 같이 있는 거 뿐이잖아? 그건 쿠루루기도 마찬가지일걸.”

 

애초에 쿠루루기가 학생회에 들어간 이유도 를르슈 때문이니까. 

그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줄리어스 쪽을 힐끔 바라본 를르슈는 헛소리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치만 쿠루루기가 그랬는걸. 를르슈는 이상한데서 조금 어리숙하니까 자기가 곁에 있어줘야한다고. 줄리어스는 를르슈의 손에 들린 쿠키 커터를 빼내서 매끄러운 반죽 위로 한 번 찍었다. 말끔한 모양의 고양이가 나타났다. 

 

“스자쿠가 그런 이야기를 해?”

“말하지 않아도 대충 눈치챌 정도인데?”

“……그러니까, 스자쿠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네가 지어냈다 이거야?”

“쿠루루기가 좀 과보호하는 성향이 있긴 하지.”

 

제대로 대답해. 를르슈의 낮아진 목소리에 줄리어스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 모습은 곧 더 이상 대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과 다름 없었다. 를르슈의 고집이 센 만큼, 줄리어스 또한 지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를르슈는 줄리어스가 빼앗아 간 쿠키 커터를 다시 손에 쥐었다. 줄리어스는 테이블의 건너편에 서면서 그런 를르슈를 바라보았다. 줄리어스의 빤한 시선에도 를르슈는 최대한 시선을 피하려고 애를 썼다. 

지금도 동요하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됐다. 줄리어스와 스자쿠가 그런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걸 실감하는 건 몇번을 느껴도 싫었다. 아, 정말 싫다. 방금 전에 줄리어스가 했던 말을 속으로 되뇌이면서, 를르슈는 치졸한 질투를 했다. 

쿠키를 오븐 안에 넣을 때까지 줄리어스는 말없이 쳐다보았다. 마무리를 마치면 줄리어스가 말을 걸었다. 설거지, 도와줄까? 대답 대신에 싱크대의 오른편을 비워두면 줄리어스가 같이 섰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동생은 동생이었다. 형의 옆에 찰싹 달라붙은 줄리어스는 말없이 손을 움직일 뿐이었다. 

 

할로윈 당일. 

줄리어스는 제일 먼저 어린 쌍둥이들에게 과자 꾸러미를 나누어주는 를르슈를 쳐다보았다. 여기까지는 오케이. 줄리어스가 납득할 수 있는 순서였다. 뾰로통한 표정의 줄리어스에게도 과자를 준 를르슈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문제는 학교에서 일어날 터이니 줄리어스도 더 큰 소리를 내지 않고서 얌전히 과자를 받았다. 

학교를 가는 길에 있는 스자쿠의 집앞에는 스자쿠가 람페르지 남매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나리가 제일 먼저 스자쿠에게 를르슈에게 받은 과자를 자랑했다. 스자쿠 씨, Trick or Treat입니다! 나나리의 활기찬 모습에 스자쿠도 웃으면서 를르슈에게 손을 벌렸다. 나도, 나도! Trick or Treat! 를르슈는 길거리에서 시끄럽게 굴지 말라면서도, 손은 따로 준비한 봉투에서 과자를 꺼내고 있었다. 여기까지도 오케이.

학교에 다다르면 중등부인 로로와 나나리랑은 헤어지고, 줄리어스와 를르슈, 그리고 스자쿠는 고등부 본관으로 이동한다.

 

“학생회끼리만 파티한다고 했었지?”

“응, 미레이 회장이 오늘 보충이 있어서 전교 규모로는 파티를 준비할 수가 없다고 그랬으니까.”

“줄리어스도 올 거지?”

“흐응, 학생회끼리만 하는 건데 내가 가도 되는거야?”

 

줄리어스는 일부러 를르슈를 흘겨보며 말했다. 시선이 마주친 를르슈는 바로 피할 뿐이었다. 역시. 학생회에 누군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 귀찮은 인원수의 과자를 만들어대고 포장하는 일을 기꺼이 할 리가 없다.

 

“줄리어스도 학생회 일 자주 도와줬잖아. 남은 아니지.”

“……그래? 그럼 갈래.”

“로로랑 나나리도 같이 오는거지?”

“중등부 학생회는 오늘 중등부끼리 회의가 있어.”

 

평소라면 로로와 나나리를 부르는 것을 기꺼이 반겼던 를르슈였을 텐데. 줄리어스는 한쪽 눈으로 냉정하게 동생들을 부르지 않겠다는 를르슈의 표정을 살폈다. 살짝 굳어 있는 것이 스스로도 답지 않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끝나고 나서 불러도 되지 않아?”

 

스자쿠의 아쉬운듯한 목소리에 를르슈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로로와 나나리는 착한 동생들이다. 줄리어스처럼 약 올리는 일도 없이 저를 믿고 따르는 착하고 귀여운 아이들인데, 왜 스자쿠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면 세 명 다 떼어놓고 싶은지. 사랑이란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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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후로는 없습니다~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