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르슈는 남자입니당 ^^
오늘도 빻았다!
쇼타루 주의!
“를르슈는 아기 좋아해?”
그것은 를르슈가 쿠루루기 스자쿠의 신부가 된 지 막 일 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같이 종이접기를 하고 있던 스자쿠에게서 물어오는 말에 를르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자쿠는 그런 를르슈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었다.
를르슈에게는 기억이 나지 않겠지만, 브리타니아 제국에 있었을 때에는 여동생이 있었다고 들었고, 그와 무척이나 친밀한 관계였다고 했다. 그런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를르슈는 그래도 아기가 좋은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기는 왜?”
“우리집에 후계자가 있어야한다고, 아버지가 그랬잖아?”
를르슈는 스자쿠의 입에서 나오는 ‘아버지’라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자쿠의 아버지는 를르슈에게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늘 를르슈를 노려보기만 하고, 말을 걸어도 사나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때마다 스자쿠가 있어주지 않았더라면 를르슈는 진작에 쫓겨났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버지라는 단어에 이내 기가 죽은 를르슈의 모습에, 스자쿠는 그의 부드러운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별 거 아니야, 후계자 때문에 아기가 필요할 거 같아서. 를르슈는 아기가 있으면 좋을 거 같아?”
“후계자면… 스자쿠의 뒤를 이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지?”
를르슈는 어려운 말을 금방 알아먹으며 물었다. 스자쿠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나는 꼭 나를 잇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아버지의 뒤를 꼭 내가 이을 필요도 없고….”
“그치만 스자쿠는 쿠루루기 집안의 후계자라고.”
“그건 그냥 어른들의 이야기일 뿐이야. 나는 아무래도 좋거든.”
“……그래? 그럼 왜 후계자가 필요해? 스자쿠는 후계자 안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되잖아.”
“아기가 생기면, 귀찮은 후계자 문제가 끝난다고 그랬거든.”
후계자 문제는 스자쿠에게 귀찮은 일이구나. 를르슈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면서 말했다.
“를르슈가 아기 좋아하면 더 좋을 거 같아서.”
“그럼 아기는 어떻게 데리고 와?”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스자쿠는 당황한 것처럼 손을 멈추었다. 그러면서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뭐, 남자랑 여자가, 같이… 음, 사이좋게 지내면 아기가 생기지.”
“그럼 스자쿠랑 나도 사이좋게 지내면 아기 생겨?”
“…응?”
를르슈는 반듯하게 접은 고양이를 만지작거리며 스자쿠에게 재차 물었다.
“나, 스자쿠의 아내니까, 계속 사이좋게 지내면 스자쿠랑 아기도 생기겠지? 그럼 후계자도 고민할 거 없지 않아?”
자, 스자쿠가 좋아하는 고양이. 를르슈는 스자쿠의 손에 고양이를 쥐어주었다. 를르슈의 말을 곱씹던 스자쿠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를르슈가 여자야?”
장난스럽게 묻는 말에 를르슈는 이상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여자인 게 당연하잖아, 스자쿠랑 결혼했는걸.”
를르슈의 진지한 말에 스자쿠는 손에 들린 고양이를 손끝으로 굴리기만 할 뿐이었다. 열두 살이나 어린 부인은 종이접기에 힘을 쓰고, 사실은 남자이지만 본인은 여자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그것을 고쳐주는 것은 스자쿠의 몫이었지만, 스자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을 뿐이었다.
* * *
스자쿠가 나가있는 사이에, 를르슈는 대체로 스자쿠의 서재에서 시간을 보낸다. 모든 곳이 일본식으로 꾸며진 집에서 스자쿠의 서재는 유일하게 브리타니아풍이었다. 그곳은 어딘가 아늑하게 느껴져서 를르슈의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오늘도 스자쿠가 없는 곳에서 지루하지만 하루를 보내야하는 것이다. 를르슈는 스자쿠가 늘상 앉는 의자에 걸터 앉아, 마음에 드는 제목의 책들을 골라서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처음엔 경제서적, 두 번째는 철학, 세 번째는 소설이었다. 한 권씩 독파할 때마다 즐거움은 있었지만 지루함은 여전했다.
곧 책에 흥미를 잃은 를르슈는 스자쿠의 서랍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제일 윗서랍에서 발견한 스자쿠의 만년필에 를르슈는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그 만년필은 를르슈의 몸을 길들일 때 썼던 것이었다.
* * *
그때는 스자쿠가 막 성인이 되었을 때로, 를르슈가 스자쿠의 아내가 된 지도 어연 오 년째였다. 이제 더 이상 교복을 입지 않는 스자쿠는 평소보다 를르슈와 오래 있을 때도 있기도 하면서, 때로는 며칠 동안 집을 비우기도 했었다. 스자쿠가 돌아오지 않는 밤이면 외로움에 지친 를르슈는 스자쿠의 비어있는 침실에 들어가서 몰래 잠을 자곤 했었다.
그런 날들이 며칠 이어졌던 끝에, 스자쿠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던 때였다. 스자쿠는 조금 지쳐있었지만 를르슈를 보면 이내 짓는 환한 미소를 하고서 그를 끌어안았다.
“잘 지냈어, 를르슈?”
“스자쿠, 어서 와.”
를르슈는 스자쿠의 한 팔에 들려서 안긴 채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 이전 같았으면 이제 더 이상 애도 아니니 그렇게 안아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을 테지만, 오랜만에 안긴 스자쿠의 품은 너무 따뜻해서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스자쿠는 를르슈를 데리고서 서재로 향했다. 그를 무릎 위에 둔 채로 의자에 앉은 스자쿠는 한숨과 함께 를르슈를 제 품으로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스자쿠는 피곤해, 라고 중얼거렸다.
“왜 피곤해? 뭐가?”
를르슈의 순수한 질문에 스자쿠는 으음, 하고 말을 골랐다.
“그냥, 귀찮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귀찮은 일…?”
“아아, 를르슈랑 자주 못 보는 게 너무 속상하네.”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를르슈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스자쿠가 아버지와 전화를 할 때면 이내 들리는 ‘후계자’라는 단어라던가, ‘첩’이라는 단어 같은 것이 스자쿠를 괴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가슴팍에 몸을 기댄 채로 말을 꺼냈다.
“스자쿠한테 아기가 없어서 그런 거지?”
“응?”
“예전에 스자쿠가 후계자 때문에 아기가 생겨야 한다고 그랬잖아.”
“…그랬어?”
스자쿠는 짧게 혀를 차며 그런 게 아니야, 라고 말을 꺼냈다.
“아기는 없어도 돼. 를르슈만 있으면 되니까.”
“그래?”
“응. 그때 그건 그냥 해본 소리야. 를르슈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를르슈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를르슈의 등을 쓰다듬던 스자쿠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를르슈랑 함께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스자쿠였지만, 오늘따라 한숨을 더 많이 쉬는 걸 보면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가 않았다.
를르슈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품어왔던 생각을 입밖으로 조심스럽게 꺼내보았다.
“내가 어리니까… 스자쿠한테 도움이 안 돼?”
스스로 말해놓고 나서도 눈물이 고여버렸다. 를르슈는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눈을 부릅 뜨면서 스자쿠를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을 하는 를르슈의 뺨을 조심스럽게 쓸어준 스자쿠는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를르슈는 대부분의 지식에 대해서 결핍되어 있는 만큼, 배우고자 하는 열의는 늘 높았고, 한편으로는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늘 재빠른 눈치로 상황을 판단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의 추리에 가까운 사고방식은 어린아이 치고는 치밀한 편이었다. 여기서 쉽게 ‘아니야’라고 말하더라도 를르슈가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스자쿠는 솔직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를르슈가 어려서 그런 게 맞기도 해.”
“…나, 스자쿠랑 결혼했는데도, 후계자 문제에는 도움 안 돼?”
“후계자 문제는… 를르슈가 어른이 되어야지만 해결이 될 것 같아. 그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어른들한테 말하고는 있는데, 다들 참을성이 없나봐.”
“스자쿠는 나를 기다려주고 있어?”
“그럼.”
“왜 기다려주는 거야? 나는 스자쿠랑 뭐든지 할 수 있어. 어리지 않아.”
그러면서도 당돌하게 저를 쳐다보는 시선 끝에서는 눈물 방울이 뚝 떨어졌다. 나, 어리지 않으니까 스자쿠를 도와줄 수 있어. 를르슈의 말은 절박했다. 스자쿠는 저에게 매달리는 어린 아내의 입술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장난스럽게 입을 맞춰주어도 를르슈는 속이 시원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스자쿠랑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왜 아기가 안 생기는 거야?”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그의 부드러운 배를 만지작거렸다. 옷 안쪽으로 파고드는 스자쿠의 뜨거운 손에 를르슈는 몸을 움츠렸다.
“여기에 아기가 생기려면, 를르슈가 조금 더 커야 돼.”
“왜, 맨날 기다려야 돼?”
“아기집이 아직 덜 자라서.”
“아기집?”
를르슈는 스자쿠의 말을 따라했다. 남자아이에게는 필요없는 설명이었지만, 스자쿠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어차피 를르슈는 스자쿠의 것이었고, 스자쿠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아이였으니까. 를르슈의 아랫배와 말랑한 페니스 아래까지 손을 넣어 훑어주면 를르슈는 다리를 오므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를르슈, 여기 뭐라고 하는지 알아?”
“모, 몰라.”
“여기는 클리토리스라고 하는거야. 만지면 기분 좋아져.”
“…기분, 좋아지지 않는 거 같은데.”
를르슈의 연분홍빛이 도는 페니스 끝을 만지작거리던 스자쿠는 작게 웃었다. 조그맣게 발기하는 그 페니스를 조심스럽게 훑어주면 를르슈가 훌쩍거렸다. 기분, 이상한데…. 울먹거리는 소리 사이로 들리는 또렷한 감상에 스자쿠는 더 아래로 손을 뻗었다.
“클리토리스 아래는 보지야. 여기, 여기가 보지.”
꽉 다물린 애널 위를 톡톡 건드리며 말하면 를르슈는 중얼거리며 그 말을 따라했다. 보지, 왜 만지는 거야? 를르슈의 순진한 질문에 스자쿠는 그를 더 깊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를르슈가 조금만 더 크면, 여기에 내 자지를 넣고, 같이 아기 만들 거거든.”
“자지는 뭐야?”
“그건 나중에.”
“…스자쿠만 알고 있는 건 치사해.”
“그래도 를르슈는 아직 어리잖아. 클리토리스랑 보지가 뭔지도 몰랐으면서.”
를르슈는 스자쿠의 손이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에 더운 숨을 토했다. 등골을 으슬으슬 타고 흐르는 쾌락이 서서히 느껴지는 몸은 낯설었다. 스자쿠의 가슴에 기대어 간지러운 숨을 내쉬면서도, 를르슈는 스자쿠를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더 만져달라는 것처럼 다리를 내벌리며 매달렸다.
“스자쿠가 클리토리스, 계속 만지니까 이상해….”
“이상하지 않아. 귀여운데, 를르슈.”
“진짜로…?”
“응.”
“그럼, 보지에 자지는 언제 넣을거야…? 언제까지 기다려?”
왠지, 기분 좋을 거 같은데. 를르슈는 뭉개지는 발음으로 진심을 말했다. 를르슈의 앙큼한 속내에 스자쿠는 웃으면서 그의 페니스와 애널을 문지르던 손을 멈추었다. 열에 들뜬 눈동자가 왜 멈추냐고 묻듯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를르슈는 혼자서 여기 만지면 안 돼.”
“왜, 기분 좋았는데….”
“를르슈의 여기, 만질 수 있는 건 를르슈 남편인 나 뿐이야.”
그 말에 아쉬운 듯 를르슈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스자쿠, 언제 또 만져줄 거야?”
“그렇게 기분 좋았어?”
“응, 스자쿠랑 더 친해지는 거 같아서 좋았어. 계속 하면 아기도 만들 수 있는거지?”
스자쿠는 아기를 재촉하는 를르슈의 말에 웃으며, 그의 옷차림을 다시 만져주었다. 를르슈 몸이 준비 되면 언제든 할거니까 걱정하지 마. 열에 들떠 땀이 배어나는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품에서 남은 열락을 식히면서 곧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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