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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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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드기어스 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막장인생 안 산 캐릭터가 어디 있겠냐 하건만은 작품 내외적으로 인생도 망하고 인성도 망하기로 소문난 캐릭터는 단언컨대 쿠루루기 스자쿠라고 생각한다. 얘는 심지어 스자쿠라는 이름보다 스완용이라고 불리는게 더 많은데, 스자쿠 팬은 그런 이야기 들으면 머리채를 잡고 싶어... 다 죽이고 싶어...

 근데 스완용이라고 불려도 딱히 뭐라고 할 수가 없는게, 맞서 싸우자는 쿠루루기 총리(나중에 나라팔이범이 되려고 했다는 소설 속의 떡밥이 있긴 하지만 TVA 혹은 극장판에서는 개나 줘버린 설정으로...)를 죽여버린 살인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자쿠가 이완용처럼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나라를 팔았냐?! 

 

 생각해보니 맞는 말인거 같기도 하다.

 스자쿠가 나라를 파는 결과를 만든 쿠루루기 총리 살인에 대한 원인은 예상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를르슈와 나나리를 위해서 (이거면 진짜 사랑 혹은 우정에 눈이 멀어버렸으니 매국이지만, 좀 낭만적이니까 자명고를 찢은 낙랑공주 정도로 생각하련다.) 

 2. 전쟁은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3. 아버지가 전쟁을 일으키면 다 죽는다

 

 한 마디로 어렸던 스자쿠는 다같이 살아보자는 본능으로 일본 좀 팔고 브리타니아에게 항복하게 되었다는 것인데ㅋㅋ 조선의 후예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스자쿠나 걔네 애비 이야기 보고 있으면 그냥 이완용이 이완용을 죽였다 수준이다. 친미파가 친일파 죽였네 정도인데 뭐 이완용 아들이 이완용을 죽였다는거라고 난 결론 내림.

 그래서 스자쿠한테 스완용 이런 소리 하는 거 보면... 아니 근본을 따지면 스자쿠 애비가 더 이완용인데 님들 코드기어스 꺼라위키라도 읽고 와보쇼 하고 멱살을 잡게 된단 말이오

 스자쿠의 인생은 나름 탄탄대로였기에 2차창작소설에서도 오지게 우려먹는 파트가 많다. 대체로 그들의 공통점은 이러했다. 

 

 1. 쿠루루기 가문은 대대로 정치가

 2. 일본 정치에서 영향력이 큼

 3. 스자쿠는 그런 집안에서 개망나니가 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로 오냐오냐 큼 (심지어 외아들이다)

 

 스자쿠가 개빻은 일남이 되었으면 충분히 되었겠지만 얘가 왜 죽지 못해 사는 것이 고통 뿐인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알아보면.... 그것은 스자쿠가 코드기어스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 친구이자 주인공 원수이자 주인공의 협력자라는 main이 아닌 sub이기 때문이다. 코드기어스 메인 주인공은... ~반역의 를르슈~ 

 (코믹스로는 반공의 스자쿠도 있긴 한데 반공이 무슨 반공인지 모르겠음. 저는 공산당이 싫어요 같은 반공은 아닐테고... ㅋㅋ)

 

 스자쿠는 를르슈의 기어스 때문에 인생 조져진 캐릭터들 보다 더 전에 망해버린 캐릭터임. 얘는 기어스 걸리기 전에 맨정신에 친아빠를 칼로 쑤시고, 죽이고 나서도 를르슈와 나나리 옆에서 무기력하게 앉아서 자기 정신도 못 추스리고 군인이 되어버리는데... 심지어 군인 되기 전에는 여자랑 살았다며? (사실 확인이 안되는데 동인적 설정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그럴싸하다... 선라이즈 이 설정 돈주고 사서 스자쿠 애니나 만들어보쇼) 

 기어스도 안 걸린 꼬꼬마가 아빠 죽이고 나라 잃고... 친척동생인 스메라기 카구야는 그때도 교토의 공주님으로 오냐오냐 크고 있을 때 스자쿠는 지 애비 죽인 패륜아로 도움도 못 받고 남의 집에서 살았다니 뭐... 를르슈의 "살아라!" 같은 거 없었어도 얘는 그냥 인생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음 실제로 화려하게 망했지만

 

 그래서 얘가 명예브리타니아인 되서 빨리 죽으려고 기를 쓰고 있는데 를르슈를 만나서 생각보다 쉽지가 않게 되었다... 살아라는 둘째 치고 스자쿠는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는데 그때마다 스자쿠집착남 제로 혹은 제로의 탈을 쓴 를르슈 혹은 를르슈 비 브리타니아가 다 살려내버려서, 자살희망자 스자쿠는 제로가 미울 수 밖에 없다... 유페미아가 죽지 않았어도 스자쿠는 제로 때문에 진짜 빡돌아버렸을 것이다. 

 스자쿠가 유페미아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유페미아는 엉성하지만 스자쿠가 원했던 미래를 한 번에 짚어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쟁과 테러 없이도 이권 다툼이 있는 두 집단이 살 수 있는 공간, 즉 행정특구 일본은 아버지를 죽인 어린 스자쿠가 꿈꿔온 이상향과 마찬가지다. 그것도 브리타니아 권력의 최정점인 황족이 먼저 그런 말을 꺼냈다는 것에서 스자쿠는 충성을 넘어선 경애까지 품을 수 있었다. 

 사실 유페미아가 없었더라면 스자쿠는 어느 순간에 가면 제로에게 동조되었을 지도 모른다. 사상의 근본은 틀리더라도 서로 그리는 결과의 그림은 비슷하다면, 스자쿠는 흑의 기사단에 들어설 수 있었지만 제로의 상위호환격 존재인 유페미아가 등장함으로써 스자쿠는 굳이 아쉬운 제로의 편에 서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스자쿠는 일본의 독립보다는 일레븐의 자치권을 원하는데, 얘가 다른 브리타니아의 식민지가 불쌍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 없음. 스자쿠는 큰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소인배이다. 근데 마지막 총리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주변에서는 장차 큰일을 도모하는 애국지사가 되길 바라는데, 스자쿠는 그럴 그릇이 절대 못된다. 심지어 어려서부터 를르슈와 나나리라는 국경초월적 미인 브리타니아 황족과 같이 지냈는데, 친브리타니아적 인물이면 인물이지, 절대로 일본을 위해서 싸울 인간은 아니다.

 그렇다고 입 싹 닦고 돌아서는 소인배라고 하면 또 절대 그렇지 않다. 스자쿠는 유페미아를 만남으로써 브리타니아 안에서도, 그 룰 안에서도 바꾸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나이트 오브 원이 되겠다며 나이트 오브 라운즈에 넣어달라고 친구(혹은 연인 혹은 를르슈 비 브리타니아)를 팔아버리는데 이것도 엄청난 각오가 필요했을 것이다. 

 

 스자쿠가 왜 그 지경이 되도록 죽지도 못해 살고 있는가

 그건 를르슈 때문이다! 

 원인이 되는 를르슈를 갖다 팔면 스자쿠는 편하게 죽을 수 있는가?

 덜 좆같아지는 것 뿐이지 어차피 좆같다

 더 편하게 죽을 수도 없게 되는 위치에 올라서도 스자쿠는 후회하지 않는다.

 

 군인이 된 스자쿠가 자기가 왜 군인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고지식하게 생각한 것도 솔직히 말하면 개소리다. 그 시간에 그냥 마지막 총리의 아들로 일본 최후의 불꽃이 되어 자살특공대 짓 하는 것이 더 일본스러운데ㅋㅋㅋ

 아마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1기 1화에서 스자쿠는 총 하나 들고 다닐 수 없는 명예 브리타니아인의 신분인 군인으로써, 나름의 쓸모를 다하고 자기가 죽어도 아쉽지 않고 미련을 버릴 수 없을 때 죽을 수 있는 때를 기다렸을 거라고 본다. 그 이전에 일레븐이 된 사람들을 구하고 이건 솔직히 지가 생각하면서도 그냥 허울좋은 핑계라고 생각했을 듯... 물론 그런 점을 생각한 건 스자쿠다운 고지식한 면이기도 하지만, 자기합리화이고 빨리 죽고는 싶은데 죽는건 정작 무서우니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곳에서 죽으려고 한 게 아닐까. 나의 해석은 그러하다. 

 

 하지만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몸이 되어서

 부활 극장판에서는 죽기 일보 직전의 몸인데도 죽지도 못하고 또 싸우고

 살아서도 산 게 아닌 서류적 좀비 상태로 제로로써 살아가는 스자쿠는 를르슈의 기어스 이전부터 개망한 인생이었지만 를르슈의 기어스에 걸린 이후부터 진짜 개폭망 좆망인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근데 를르슈는 책임도 안 지고, 그것도 너를 위한 벌이다 이딴 소리나 하면서 제로 레퀴엠으로 칼에 맞아 죽고 나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살아나서도 스자쿠 쫌 써먹다가 또 날라버리는 거 보니까... 를르슈는 지 애미애비 생각하면 진짜 청출어람이다. 를르슈야말로 코드기어스 인성 망한 애로 최고인데 얘는 나라를 안 팔고 그냥 세계를 정복해서 다들 아가리를 닥치게 만들었다.

 

 근데 나도 를르슈가 황제인 세상 좀 좋은데? 나이트 오브 제로랑 마제스티랑 떡쳤다는 찌라시 기사가 10년 내내 돌아도 별로 아무 생각도 안 들듯... 그러나 를르슈가 법을 들이밀며 그런 스자루루 기사황제물을 써재끼는 언론은 다 통제하겠지 ㅠ 망할 독재자새끼 느그 부모가 그리 가르치던?! 하지만 샤를도 마리안느도 를르슈를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를르슈는 지 부모가 하려고 했던거 그대로 하는거 보면 진짜 유전자에 박혀있는듯... 청출어람! 나쁜 의미에서 청출어람이다! 

 

 스자쿠가 대체 무슨 죄가 있냐

 를르슈 때문에 망한 인생에 죄라고는 자기 의지에 따라 아빠 죽인 거 밖에 없는데

 그 죄는 를르슈를 위해서 스자쿠가 갚아야하는 건가?! 그건 진짜 아니라고 보는데? 를르슈가 어이 스자쿠 네가 나를 죽여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라! 이런 것도 아니고 를르슈는 유페미아의 원수라고 했으니 스자쿠는 유페미아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죽인거라고 본다. 그럼 대체 스자쿠가 를르슈에게 지은 죄는 뭐냐! 

 

 스자쿠의 우선순위에 를르슈가 없다는 것이 죄이다!

 (스자쿠 없이 못살아가 모토인 를르슈가 스자쿠 쳐돌이인 것은 사이언스다) 

 이제 다들 인정하자 

 

 를르슈는 스자쿠 존나 좋아한다

 근데 스자쿠가 감당 못하고 도망가는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오산임

 스자쿠는 를르슈가 자기를 빨리 선택해주지 않아서 돌아버린 를르슈 쳐돌이다. 

 

 쳐돌이 새끼 두 명이 세계를 정복했습니다. 

 사랑으로 세계정복... 그걸 스자루루가 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