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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2022년 10월 마무리 일기

DOZI 2022.10.31 04:35 read.93 /

안녕하세요, 도지입니다. 

벌써 9월도, 10월도 다 지나갔네요. 

오랜만에 찾아뵙는 월말 마무리 일기입니다. 이렇게 만나뵈니까 또 반갑고 좋네요. 

사실 저는 매일 수기로 일기를 쓰기도 하고(사실 플래너에 가깝지만), 네X버에다가도 블로그 주간일기를 도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매주 못해도 8번의 일기를 쓰고 있다 보니까 월말 일기는 나태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이런 저런 변명을 꺼내봅니다. 만약 이 월말 마무리 일기를 기다리고 계셨던 분이 계셨다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10월, 잘 보내고 계시나요?

저는 잘 보내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들 사이에서 모두들 잘 견뎌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별 일 없으셨으면 좋겠고, 있으시더라도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고, 아니었다면 더 좋은 일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은 해놨지만, 하루 종일 떠드는 10월 할로윈의 큰 사고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만약 소중한 분을 잃으셨다면, 괴로움을 참지 마시고 꼭 주변에 알리시고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으시다 하더라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으셔야 합니다.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소중한 사람을 잃으셨다면, 이라는 말을 쓰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는 샤이니를 좋아해요.

이렇게 말하면 다들 말을 아껴요. 나는 그들의 무슨 노래가 좋더라, 라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저도 굳이 물어보진 않습니다. 뭐, 남의 덕질에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은 한 그런건 안 물어보잖아요… 라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대화의 공백이 있습니다.

저도 그에 대해서 정리해보려고 글을 조금 적어봅니다. 어차피 이 일기는 저만 쓰는 공간이기 때문에 편하게 적어요. 

 

종현의 죽음은 제가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을 때 찾아왔습니다. 마치 이제까지 느꼈던 행복의 이자를, 그의 죽음이라는 불행으로 모두 몰아서 갚으라고 하는 것처럼.

아직도 생각나요. 

갑자기 트위터에 속보로 떴던 뉴스 기사. 심정지, 사망, 자살시도. 아직 죽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박하는 사람들끼리의 말들 사이에서 저는 정말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어요.

종현이가 어느 예능에 나가서, 예전에 저질렀던,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을, 한때의 안 좋은 방황이라고 말하면서, 노래로 치유하고, 더 나아가겠다고 말하는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서 다시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팬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에도 가지 못했어요. 집에서 하루 종일 울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답니다. 그냥 과제를 하면서 가끔 울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또 멍하니 있다가, 다른 친구들이 다 분향소를 다녀왔다고 하는 말에 그러냐고 말하면서 다시 할 일을 했어요.

그게 너무 후회돼요. 슬퍼할 수 있는 시간에 있는 힘껏 슬퍼했어야 했는데. 저는 그때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그 대신에 죽었어야 했는데, 죽지 못하고 살아있다는 것. 저도 그 만큼이나 우울함을 느끼며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의사를 만나다니면서, 그가 겪었던 고통의 절반도 안되겠지만, 아무튼 그와 비슷한 결의 우울을 느끼면서, 저는 살았는데. 저는 살았다는 게 너무 미안한거예요. 내가 만난 좋은 의사를… 만약 그가 만났더라면? 그러면 살았을까? 그러면 더 좋았을 텐데. 내가 살아있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물론, 사람의 삶의 가치에는 뭐가 더 좋고 나쁜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종현이 살아있는 미래가 더 소중했어요. 그래서, 내가 괜히 살아있구나 싶었던 후회를 많이 했고.

두 번째는, 만나러 갈걸. 한 번이라도 보러 갈걸. 많은 위로를 받고 기운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걸. 전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빛나고 있을 때의 모습을 직접 느껴볼걸.

 

난 왜 살아있지?

만나러 갈걸.

 

이 문장을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5년을 보냈던 거 같아요.

처음 3년은 다섯 명의 노래는 듣지도 못하고, 길거리에서 노래 들리면 울고 난리가 났었어요. 근데 지금은… 다섯 명이서 부른 노래도 좋고, 넷이서 부른 노래도 좋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되어도 언제나 다섯이니까요. 착하게 살아서 천국 가서 콘서트 열면 그때는 스탠딩 하러 갈거고 팬미팅 하면 맨날맨날 앨범깡 해서 갈거예요. 

 

전 종현을 잃은 그해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어요. 그걸 다시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조금 후회하는 건, 슬퍼할 수 있을 때 있는 힘껏 슬퍼하고, 일상으로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기력을 얻기 위해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거예요. 그게 전문가, 남아있는 사람, 생판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같이 슬퍼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나의 슬픔을 죗값처럼 여기지 않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트위터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야한다는 말을 가끔씩 하거든요.

그 말이 이런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전사가 길고 무거웠죠?

여러분, 저를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셔야 합니다. ㅎㅎㅎ 

제가 있을 때 잘해주세요. 저도 여러분이 계실 때 열심히 하겠습니다. 

 

 

10월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들을 했지만… 앞에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보니 뭐라고 더 쓰기가 힘드네요. 사실 울면서 일기 썼어요. ㅠㅠ 조금 창피하고, 감성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여긴 제 일기장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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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4일 토요일 서울에서 성인여성 한정으로 코드기어스 덕톡/교류회가 열립니다. 

더불어 코드기어스 전연령 게스트북도 제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건 미성년자도 참여 가능합니다.)

문의는 언제든 편하게 트위터 @very2nplace / 방명록 / 페잉 남겨주시면 답변해드립니다. 

 

 

덕톡회 준비 중인데, 2월 4일인데도 조금 촉박하구나… 생각이 듭니다.

벌써 행사가 96일인가 밖에 남지 않았더라구요 ^^;; 

별탈 없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11월 마무리 일기 때 봅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