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1월도 끝나고 벌써 12월이네요. 연말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요즘 들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 같아요. 날도 짧아지고, 햇빛도 약해지고, 사람이 기운이 없네요. 그래서 그런건지, 이번달 마무리 일기를 쓰려고 하는데 평소보다 우울합니다. 하루 종일 자도 개운함은 없고 피곤함 뿐입니다.
뭐 하나 나아질 것 같지도 않은 날들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 불길한 상상을 하면서도 겨울이 끝나면 저도 다시 기운을 되찾고 활기차게 놀겠거니 생각합니다. 겨울밤은 무서워요. 무서운 생각을 계속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겨울의 새벽을 좋아합니다. 가창 추운 날의 새벽을 특히 더 좋아합니다. 가로등 불빛에서 하얗게 번지는 입김이나 그때 피우는 담배 같은 것들을 좋아합니다. 눈이 오면 좋고, 안 와도 더 좋고, 그런 추위 속에서 혼자 있는 골목 같은 것의 낭만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11월에는 뭘 했는지…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보겠습니다. 오픈북으로 일기장을 펼쳐놓고서.
11월에는 저희 어머니가 쓰러지셨습니다.
갑자기, 어느날 갑자기였고, 구급차를 타고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금방 회복하시고, 검사결과는 썩 좋지 않았지만(그렇다고 오늘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조심한다면, 두 번 쓰러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퇴원하셨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어머니의 간호를 하면서… 간호라고 하기보다는 어머니가 외롭지 않게 함께 있어주는 것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어머니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병과 독한 약에 무너지지 않게 건강한 미소를 짓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여러분도 아프지 마세요. 아프시더라도 티내세요, 참지 마세요. 걱정 받고 꼭 병원에 가서 의사 소견을 듣고… 뭐, 이런 글을 읽기 전에 제 갠홈에 와주시는 분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하실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아무튼 모두 건강해집시다.
그리고 네일아트를 했어요. 젤네일로 펄 그라데이션을 했는데 뿌듯했습니다. 예뻤어요. 지금은 썩둑 잘라먹어서 반토막이 났지만요 ㅎㅎ
한편으로는… 제가 행사를 준비하고 있잖아요?
이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ㅋㅋ ㅠㅠ 지금 좀 자중하면서 활력 분배 하고 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들에 제가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구요. 종강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해야겠지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제법 되어서요, 그런 것들을 마무리 하고 나면 행사나 게스트북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겠습니다.
뭐 힘들더라도 제가 자처한 것이고 또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저는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 즐거워요.
지난번에 쓴 글에 이어, 종현의 이야기를 짧막하게 해봅니다.
이제 종현을 보내줘야만 했던 계절이 왔습니다.
그래서 더 우울하고 힘든 건가, 싶습니다.
그럴수록 샤이니 다섯 명의 노래를 듣고, 네 명이서 부른 노래도 듣고, 하지만 종현 솔로는 아직까지도 듣지 못하는 걸 보면 저는 멀었습니다. 이별은 아직도 아직도 멀었습니다.
종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최근에 시집을 하나 샀는데, 원래 좋아하던 시의 한 구절을 남깁니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럼 다음 달에 또 만납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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