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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2023

DOZI 2023.03.14 18:31 read.267 /

“그, 선생님께 늘 고마워서 준비한 거니까요, 딱히… 그런 의미, 아니고요!”

 

저에게 사탕이 담긴 아기자기한 유리병을 내미는 소녀의 모습에, 를르슈는 오늘이 무슨 날이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탕? 그런 의미? 무슨 말이지. 를르슈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자, 눈앞의 소녀— 를르슈의 과외를 받는 학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늘 화이트데이잖아요.”

“화이트데이?”

“네, 선생님도 참. 애인도 있으시다면서 왜 이런 걸 몰라요?”

 

그 말에 를르슈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애인과 화이트데이. 정말 잊어도 새하얗게 잊고 있었다. 굳어버린 를르슈의 모습에 소녀는 까르르 웃으면서 ‘그러다가 차여도 할 말 없어요!’ 라고 말했다. 를르슈는 어색하게 웃었다.

 

“차이는 게 차라리 낫지….”

“네?”

“아니야, 다음 수업은 월요일로 하자. 괜찮지?”

“주말은 선생님이 데이트해야하니까? 전 상관없어요.”

 

를르슈는 월요일 일정을 입력해놓고서 한숨을 내쉬었다. 받았던 사탕이 든 유리병을 다시 내밀었다.

 

“이건 네가 먹어. 오늘 문제 푸는 거 보니까 너 머리 많이 써야하겠더라.”

“잘했다면서요! 아, 설마 그런 의미인 줄 알고 안 받는 거예요?”

“그럴 리가 있나.”

“애인 분이랑 나눠드시면 되잖아요.”

“걘 단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럼 선생님이 드세요.”

“나도 안 챙겼지, 애인은 섭섭해할 테지, 그런 와중에 이거 들고 만나면 퍽이나 좋아하겠다.”

“선생님이 샀다고 하면?”

“거짓말에는 자신이 없는 편이라. 아무튼, 두고 갈게.”

“아, 선생님!”

“숙제 꼭 다 하고.”

 

를르슈는 학생의 배웅을 받으면서 나왔다. 겨울보다 긴 노을의 햇빛을 받으며, 를르슈는 길거리를 걸었다. 거리에서는 사탕을 파는 사람들이 호객 중이었고, 가끔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하며 ‘어서오세요!’하는 경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를르슈도 얼른 제과점 안으로 들어갔다. 퇴근 시간과 맞물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제과점 안에는 연인에게 사탕을 선물할 사람들이 가득했다. 를르슈도 그 무리 중에 한 명으로 섞이면서, 줄지어 다니는 사람들의 끝자락에 서면서 선반에 놓인 사탕들을 구경했다.

사실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은 를르슈이고, 스자쿠는 굳이 과자류를 찾아먹진 않았다. 를르슈가 만든 건 특별하니까, 하면서 낼름 먹어치우는 편이지만, 밖에서 그는 커피를 마셔도 블랙으로 마시고, 과자를 먹어도 담백한 것을 골랐다. 그런 스자쿠에게 선물할 사탕을 고르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제과점을 한 바퀴 정도 다 돌았을 무렵에, 를르슈는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고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딱히 마음에 드는 것도 없었고, 이것이 스자쿠의 마음에 들 것이라는 확신도 없었다. 그렇다고 적당한 것을 사고 돌아가는 것도 싫었다.

이렇게 된 이상,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성심성의껏 서비스할게.”

“…뭘 서비스하는데? 뭔가 많은 게 생략되지 않았어?”

 

를르슈는 스자쿠의 앞에 잘 구워진 장어구이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장어구이? 오늘 타임세일이었어? 스자쿠의 순진한 질문에 를르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무리 좀 했다. 를르슈의 태평하게 늘어놓는 대답에 스자쿠는 뭔가 꺼림칙한 표정을 지었다. 사랑하는 스자쿠가 그러거나 말거나, 를르슈는 결연한 표정으로 식탁에 앉았다. 우선 사과를 먼저 해야했다.

 

“화이트데이 까먹어서 미안해, 스자쿠.”

“아, 괜찮아. 요즘 를르슈 바빴으니까.”

“그래도 너, 아침에 그랬잖아. ‘오늘 무슨 날인지 안 잊었지?’라고.”

“응. 를르슈도 대답해줬잖아. ‘콘돔 없이 하는 날 아닌가?’라고.”

“…….”

 

이번 학기는 운 좋게 수요일 공강인 를르슈를 스자쿠가 마음껏 따먹을 수 있는 날인 화요일에 그런 약속을 왜 했는지는, 제정신의 를르슈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2023년 2월 수강신청에 성공한 를르슈는 격한 섹스 중에 그런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개강한 이후인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아무튼 그런 파렴치한 약속을 위해서 화이트데이를 잊었다는 것, 를르슈 람페르지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실수나 다름없었다.

 

“아, 기대된다. 콘돔 없이 하는 날에 를르슈의 서비스까지.”

“취소야, 취소. 서비스 철회.”

“그런 게 어디 있어?!”

“여기.”

“치사해!”

“너야말로 날로 먹으려고 해?”

“아니지, 난 사탕 사왔어.”

“어디?”

“그것도 를르슈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어디 있는데?”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은근하게 웃으며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가시를 잘 바른 장어를 한입 먹은 를르슈는 여전히 싱그럽게 웃고 있는 스자쿠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젓가락을 집어던졌다. 역시 를르슈, 척하면 척이구나. 스자쿠는 뿌듯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를르슈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더럽게!”

“더럽다니…. 를르슈, 실제로 좋아하잖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어디서 할 농담이 없어서 그런…!”

“아무튼 오늘 서비스 기대할게. 장어까지 준비한 를르슈의 정성에 감동해버렸잖아.”

“아니라니까!”

 

여차저차, 밤은 찾아왔다. 스자쿠는 를르슈가 제일 좋아하는 스자쿠 캔디를 부지런히 씻었고, 를르슈는 그런 모습을 보며 징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스자쿠 캔디를 물고 빠는 것에는 쾌락을 느끼지만, 그런 저질스러운 농담에 어울리고 싶진 않았다. 그런 를르슈의 심정을 모르는 스자쿠는 ‘빨고 싶어?’ 같은 말을 했지만, 를르슈는 무시로 일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서 기다릴게.”

“아, 응. 스자쿠 캔디 먹고 싶으면 바로 들어와.”

“안 그래!”

“에이.”

“‘에이’가 아니지!”

 

를르슈는 가운을 걸치고서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휴대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돌리는 겸, 스자쿠의 휴대폰까지 방해금지로 설정해두었다. 협탁에서 젤도 꺼내는 겸, 습관처럼 콘돔을 꺼내려고 할 때였다.

 

“콘돔은 왜? 오늘 콘돔 없이 하는 날이잖아?”

“아니, 나도 꺼낼 생각은 없었는데 몸이 저절로.”

“몸이 콘돔을 원하는 거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가운 차림의 스자쿠는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한 입에 들어가기도 힘들어보이는 커다랗고 동그란 사탕들이 가득 들어찬 유리병이었다. 를르슈가 그것을 가르키면 스자쿠는 흔쾌히 대답했다.

 

“화이트데이니까 기분은 내야하지 않겠어?”

“기분 내겠다는 놈이 그런 농담이나 하고….”

 

스자쿠는 침대 위로 사탕이 든 유리병을 굴렸다. 달그락거리며 사탕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를르슈의 옆에 앉은 스자쿠가 입술을 벌리며 천천히 핥아오는 것에, 를르슈는 제가 입은 가운 사이로 들어온 손이 가운 자락을 젖히는 것을 흘낏 쳐다보았다. 스자쿠의 손은 아주 능숙하게 를르슈의 가운을 벗겨냈다. 스자쿠는 허리 끈을 풀고, 가운을 벗겨버리고, 를르슈를 침대에 눕혀버린 채로 목덜미부터 끈적하게 달라붙어왔다.

 

“화이트데이라서 그런건가? 를르슈, 오늘따라 더 단 거 같아.”

“말이 되는 소리를….”

“더 좋은 향기도 나는 거 같고.”

“그래, 맘대로 해라….”

“를르슈도 립서비스 해줘야지. 응?”

“아니, 너, 이제껏 한 말이 립서비스야?”

 

스자쿠는 를르슈의 쏘아붙이는 말에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니, 다 진심이지. 환하게 웃으며 야한 몸짓을 하는 스자쿠의 모습에, 를르슈는 제가 시선을 맞추는 게 더 민망해져서 고개를 돌렸다. 스자쿠는 부끄러워하는 를르슈를 보며 즐거워했다. 귓볼을 가볍게 깨물면 를르슈가 앓는 소리를 내면서 스자쿠를 노려보았다. 부끄러워도 나 쳐다봐, 하고 스자쿠가 속삭이면 를르슈는 금방 그 말을 따르며 스자쿠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를르슈의 가슴 끝에 매달린 스자쿠는 연분홍색의 유두가 붉게 충혈될 때까지 빨아들였다. 발기한 유두 끝이 찌릿거리면서도 쾌락으로 더 끝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느껴지자, 를르슈는 스자쿠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더 해달라고 보채기도 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 끝이 가슴팍을 간질이면서, 그러면서도 스자쿠의 치아 끝이 유륜을 물고, 혀 끝이 유두를 튕기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를르슈는 헐떡거리면서 다리 사이에 발기한 것을 스자쿠의 허벅지에 문질렀다.

발기한 페니스의 사정을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더 원하는 것이 있다. 를르슈는 스자쿠가 유두를 만지는 손을 제 구멍 사이로 갖다댔다. 그로써는 과감한 행동이었다.

 

“여기, 여기에, 스자쿠….”

“하, 를르슈.”

“…스자쿠 꺼, 빨리, 넣어줘."

 

구멍의 벌어짐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움직임에 스자쿠는 미간을 찌푸리며 거칠게 한숨을 토해냈다. 스자쿠는 협탁 위의 젤을 구멍과 그 경계에 펴발랐다. 차가운 느낌에 를르슈가 떨었지만 스자쿠는 키스를 퍼부으며 그의 소리 하나까지도 다 집어삼킬 뿐, 를르슈의 뒤를 넓히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다.

갈라진 둔덕 사이로, 주름 하나 하나 다 훑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초조함이 느껴졌다. 어떻게든 를르슈를 안고 싶어서 안달이 난 스자쿠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를르슈는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키스 중에 살짝 흐른 웃음소리에 스자쿠가 의아하게 쳐다보면, 를르슈는 솔직하게 말했다.

 

“립서비스에 너무 쉬운 거 아니야, 너?”

“립서비스였어?”

 

를르슈는 대답 대신에 여유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스자쿠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기색으로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이제 곧 스자쿠의 것이 들어온다는 생각에 를르슈는 다리를 벌렸다. 꼭 붙잡은 허벅지 안쪽으로 스자쿠의 페니스가 살짝 문질러졌다. 그 뜨거움이며, 쿠퍼액으로 젖은 끄트머리의 감촉에, 를르슈는 짧게 신음했다.

 

“여기로 사탕 먹을까, 를르슈?”

“이 와중에 아직도 농담할 생각이야?”

“농담이라니, 난 진심인데. 특히 너랑 섹스할 때는 매 순간 진심이지.”

 

스자쿠는 페니스를 밀어넣는 대신에 옆에서 구르고 있던 유리병에서 제 주먹 만한 사탕을 꺼냈다. 

설마, 설마, 설마.

를르슈는 숨을 멈추면서 제 아랫구멍이 벌어지며 삼키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했다. 동그란 것이 안쪽으로 꾹꾹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삼켜진 사탕을 스자쿠가 힘껏 누르고 있었다.

 

“사탕 맛있어?”

“이, 이, 바보가…! 빨리 안 빼?!”

“초록색은 사과맛이라던데, 어디 보자….”

 

를르슈의 접으려는 다리를 힘으로 눌러버린 스자쿠는 또 다시 사탕 한 알을 더 밀어넣었다. 뱃속에 또 들어차는 둥근 압박감에 를르슈는 고개를 흔들면서 싫다고 외쳤다. 진짜 싫어, 스자쿠, 진짜, 이런 거 싫어, 스자쿠…!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웃으면서 사탕을 고르고, 또 다시 벌어진 구멍 끝에 밀어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으, 응, 아, 아…!”

“를르슈, 힘 풀어야지.”

“시, 싫어, 흐, 아아…!”

“서비스 해준다고 했잖아. 아님, 내가 주는 사탕 싫어?”

 

세 번째 사탕이 들어오면서 를르슈는 사정하고 말았다. 뱃속을 꽉 채우던 사탕이 느끼는 부분을 압박하는 것에, 를르슈는 더 참지 못했다. 아랫배를 적시는 를르슈의 정액을 보며, 스자쿠는 키득거리면서 네 번째 사탕을 흔들어보였다.

 

“아, 안, 들어… 가. 안 들, 어가, 니까….”

“아니야, 할 수 있어.”

 

네 번째 사탕으로 안쪽이 더 벌어지며 밀려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팔을 붙잡고서 흐느꼈다. 네 번째 사탕의 절반이 구멍 안쪽으로 삼켜지며 벌어지고 있었고, 스자쿠의 무지막지한 힘은 를르슈의 안쪽을 또 엉망진창으로 만들 것 같았다.

사탕들이 내벽 안쪽을 채우면서 압박하는 것은, 솔직히 기분이 좋다. 기분 좋은 곳을 마구 눌러대서, 스자쿠가 새 사탕을 밀어넣고 둥글둥글 굴릴 때마다 안쪽이 지끈거리면서 사탕을 조이고 있는 자신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스자쿠, 그만, 사탕, 싫어… 스자쿠가 좋아.”

 

스자쿠가 더 기분 좋다. 스자쿠로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고개를 돌리고 싶어졌다. 그러나 스자쿠가 더 빨랐다. 를르슈의 입술을 틀어막으며, 자신의 눈에 를르슈를 가둬버린 스자쿠는 네 번째 사탕을 밀던 것을 멈추었다.

혀가 섞이면서 몸의 긴장은 더해갔다. 더한 쾌락을 원한다. 키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큰 것을 원하는 몸은, 억지로 벌려진 구멍을 조이게 만들었다. 반쯤 들어갔던 네 번째 사탕이 다리 사이로 굴러떨어졌다. 스자쿠는 조금 아쉬운 눈길을 주고는, 를르슈의 아랫배를 누르기 시작했다.

 

“아, 아!”

“를르슈, 내 꺼 먹고 싶어?”

“응, 으응…!”

“그럼 이거 꺼낼 수 있어? 나는 이대로 를르슈 안에 넣는 것도 좋기는 한데… 그럼 를르슈가 많이 힘들겠지?”

 

뒤를 가득 채운 사탕들을 자극하듯이, 스자쿠는 를르슈의 구멍을 만지작거리다가, 그 위로 페니스를 문질렀다. 금방이라도 넣을 것 같은 그의 기세에 를르슈는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시, 싫어, 스자쿠 꺼만, 먹, 고 싶, 어…!”

“그럼 사탕 꺼낼 수 있어?”

“으, 응…..”

“혼자서 할 수 있어?”

“호, 혼자…서?”

 

를르슈는 제 허벅지를 벌린 채로 억지로 붙잡게 하는 스자쿠의 손길에 어거지로 자신의 다리를 벌리며 침대 헤드에 기댔다. 잘 빼낼 수 있게 돕겠다는 식으로 스자쿠가 허리 뒤에 베개를 대줬을 때까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가득 찬 사탕이 기분 좋은 곳을 누르고 있는 게 괴롭고, 스자쿠를 빨리 원하는 자신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손으로 빼내면 안 돼.”

 

그렇게 를르슈의 귓가에 속삭인 스자쿠는 를르슈의 아랫배를 꾹 누르면서 말했다. 를르슈는 그제서야 스자쿠가 제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 거, 할 수, 없어.”

“할 수 없어?”

“부, 부끄러워.”

“그럼 도와줄까, 를르슈?”

 

도와준다니, 어떻게? 를르슈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못하고, 젓지도 못하는 채로 목까지 상기된 채로 스자쿠를 바라보았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 그의 다리를 더 벌린 채로 마주보며 앉았다. 스자쿠가 발기한 자신의 페니스를 만지면서 구멍을 천천히 문지르는 것에 를르슈는 저도 모르게 내벽을 꽉 조여버렸다. 떨리는 아랫배를 보고서 스자쿠가 낮게 웃었다.

 

“사탕이 그렇게 맛있어?”

“아, 아니야…!”

“근데 왜 이렇게 조여?”

“스, 스자쿠가… 자꾸, 야하게 만지니까.”

“내가 넣으면 더 좋겠지?”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나면, 스자쿠는 잘했다는 듯이 를르슈의 아랫배를 눌러왔다. 를르슈는 울음을 터뜨리며 구멍 쪽으로 밀려나는 사탕을 느꼈다. 알 수 없는 감각이 아니었다. 오히려 잘 알고 있는 것에 쾌감을 느끼며 발기하고 사정을 원하는 자신이 싫어서 눈물이 났다.

체열에 녹아 처음보다 더 작아진 사탕 한 개가 다리 사이에서 굴러나왔을 때, 를르슈는 히끅거리면서 스자쿠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스자쿠는 그런 를르슈를 가만두지 않았다. 짧은 키스를 반복하며 자신을 피하지 못하게 만든 다음에, 를르슈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볼기를 갈기는 소리에 를르슈는 훌쩍이며 다시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넣어둔 사탕 한 개를 더 뱉어냈을 때, 를르슈는 허벅지를 쥐고 있는 손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흥분으로 달아오른 몸, 사탕을 뱉어낼 때마다, 꺼덕이는 페니스. 를르슈는 자신의 그런 낯부끄러운 모습이 스자쿠의 눈에 그대로 새겨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혀를 깨물고 싶을 만큼 죽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자쿠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원한다고 생각하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뜨거워져서 더 봐주길 바라는 것도….

 

“또 갔네, 를르슈?”

“하으, 으, 응… 응, 스자쿠, 스자쿠.”

 

마지막 사탕 하나를 뺐을 때, 를르슈는 사정하지 않고 가버렸다. 스자쿠의 시선 안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그대로 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칭찬을 조르듯이 스자쿠를 부르고 나면, 스자쿠의 다정한 키스가 이어졌다. 

녹아버린 사탕과 젤, 체액들로 달콤해진 를르슈의 구멍에 스자쿠는 제 페니스 끝을 밀어넣었다. 원하던 보상이 돌아오는 것에 를르슈는 스자쿠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의 목덜미에 키스마크를 마구 남겼다. 를르슈가 맛본 스자쿠의 몸은 평소보다 달게 느껴졌고, 그것을 말하고 나면 스자쿠는 를르슈를 집어삼킬듯이 강하게 끌어안았다. 

벌써 두 번의 사정을 해버려서 몸이 한계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이제 막 시작한 스자쿠와의 섹스를 포기할만큼은 아니었다. 사탕들이 아쉽게 문질렀던 부분을 콱콱 쳐올리듯 치받는 스자쿠의 것을 느끼며, 를르슈는 두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허공에서 덜렁이는 제 다리를 보고 희미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