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게 무슨… 벌써 4월이 끝났다는게 믿기지 않아서 마무리 일기 쓰는 거도 어처구니가 없네요ㅋㅋ 아니 기분상 지지난주에 3월 마무리 일기 쓴 거 같은데 무슨 벌써 4월이 끝났다고요? 아니 시간의 흐름아 나랑 합의 하에 흘러가기로 한 거 아니었어? 너 자꾸 스자쿠를 남겨둔 를르슈처럼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갈래 개자슥아ㅠㅠ
하,,, 4월에 뭔 일이 있었지ㅠ 또 일기장을 펼쳐보는 도지입니다…ㅋㅋㅋ
놀라운 사실: 4월에 일기 이틀 밖에 안 씀 (일기장: 나는 대체 왜 산거야…)
이렇게 된 이상 트위터를 펼쳐보는 수밖에 없는데요
트위터는 매일매일 하고 있으니까 뭔가 다 기억나기는 하는데 뭔가 트위터 보고서 월간 마무리 일기 쓰면 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문제집의 답안지 배끼고서 풀이과정 안 외우는 애가 되어버리는 기분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저는 트위터를 보지 않고서! 이 일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남은건? 회사 업무 일지 뿐이고요ㅋㅋ 하 이거로 어떻게든 이번 4월 마무리 일기 컨텐츠 뽑아내야 한다 안그러면 개노잼 일기 되버려 (하지만 이 일기는 보시는 분들만 보시기 때문에 개노잼이 되어도 딱히 뭐 아쉬울게? 없죠?)
4월에는 제가 뮤지컬 <일 테노레>를 봤습니다.
홍광호 배우를 보려고 본 거였습니다ㅠ 근데 믿듣홍이라 그런지 역시 성량이 쩔고 무대를 찢었고 가창력 차력쇼는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의 일들이라 그런지 진기명기쑈쑈쑈 서커스 급이었습니다.
보통 뮤지컬 이야기는 잘 안 하는데, <일 테노레>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 테너 가수의 이야기입니다.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 오페라 극을 올리는 중, 진짜로 오페라에 빠져드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요? 무대나 의상이 화려한 맛은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연출로 충분히 임팩트가 컸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뮤지컬 보고 나니까 코드기어스 파는게 맞는건지 의심이 드는거예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코드기어스 같이… 말도 안되는 애니를 파도 되나 싶은 거예요ㅋㅋㅋ
제가 고딩 때 한국근현대사(연식 나오죠)를 배웠는데요(요즘 한국사로 통일되어서 이런 과목이 있었던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ㅋㅋㅋ 한국근현대사에서 등급컷 가르는 문제가 다름 아닌 ’3∙1만세운동 이후 국내외 독립운동’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장난 안하고 다 털렸어요. 연해주가 어디이고 충칭 어쩌고 아니 그게 제가 어케 압니까 우리나라 땅도 아닌데 미췬 이랬다가 진짜 매국노 소리 들었단 말이죠. 그때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이렇게 대한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 이 모든 단체를 외워야 하는 것에 감사해라… 뭐 이런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이후로 겸허하게 걍 다 틀렸어요. 걍 그 부분 문제가 나오면 왜 나오고 지랄이람 이런 소리 안 하고 그냥 다 틀렸어요. 아 감사합니다 대한독립만세 내 근현대사 등급컷도 만세 하면서 다 틀렸단 말이죠. 그래도 저는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독립한 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아무튼 이 장황한 이야기의 끝이 뭐냐면… 아니 대한민국 독립하는데 못해도 10개 넘는 독립운동단체가 있었는데 일레븐놈들은 무슨 흑의 기사단 하나로 아니 뭐 더 더하면 일본해방전선(ㅅㅂ)까지 넣어서 기껏해봤자 다섯 개도 안되는 것들이 무슨 독립운동을 하고 있답니까<< 이 이야기 하려고 그런거임
독립한 일레븐은 우리는 흑의 기사단의 도움으로 독립한거야! <- 이거 한줄만 뚝딱 외우면 일레븐독립운동사 끝이라니 정말 일본놈들 독립운동을 뭣같이 아는 구나 싶은거예요… 흑의 기사단이 무슨 독립운동단체야… (독립)운동동아리나 되겠지…
이런 저런 생각이 깊어졌다가 그날밤에 스자루루 소설 읽으면서 또 눈물 한바가지 뽑아냈습니다. 저란 여자는 스자루루에 약하더군요. 다들 좋아하잖아, 스자루루?
하 아무튼 그랬습니다. <일 테노레>는 어느 캐스트를 봐도 훌륭하니까요. 보실 분들은 극 내리기 전에 한 번 추천합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뮤지컬입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한 명 한 명 소중해지고, 그 가치를 빛내고 알리기 위해서 모두들 노력했던 이야기입니다.
<일 테노레> 봤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또 뭐가 있었을까.
디페스타 행사가 있었죠.
ㅠㅠ 제가 회사 일 때문에 가지 못했는데 아쉬웠습니다. 근데 저한테 긴 감상글의 편지를 주신 분이 계셔서 (차마 팬레터라고 말하기에는 스스로 부끄러운) 기뻤습니다. 직접 전달받지 못한 것이 아쉬웠으나 정말 매일 같이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감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요. 저는 사실 코드기어스 덕질하기 이전에는 사람이 많은 장르에서 휩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즐거운 일도 두 배, 괴로운 일도 두 배인 일들이 많았고요. 그렇지만 사람이 많다보니 봐주는 사람들도 많았고 글쓰는 재미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봐준다’라는 기저의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드기어스를 하고 나니까 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거예요 ㅋㅋ 아니 물론 봐주시는 분들 있어요!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뭔가… 이전에는 온리전도 열리고 이런 저런 동인행사들도 많이 다녔는데 이 코드기어스 장르는 그런 게 전혀 없는거예요! 사람이… 사람이 없어서 그런건가?! 하기에는 또 아예 없지는 않거든요? 그렇지만… 뭔가 없어!!! 하는 마음이 늘 저를 외롭고 고독함을 느끼게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는 트친소도 많이 하고 외롭다 쓸쓸하다 말도 많이 했지만, 저도 이제 나이를 먹고 덕질에 굳은살도 박혀가다 보니, 사람이 없어도 없는 대로, 사람이 많으면 많은 대로 흘러가는 법에 대해서 알아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봐줘야 하나? 그냥 내가 재미있어서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으로 자기합리화를 했던 것 같습니다.
나가는 분이 계시면 잘 가시라고 하는 게 맞고, 들어오시는 분이 계시면 어서오시라고 맞이하는 게 맞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감상과 피드백에 있어서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하고… 그랬습니다. 그냥 내가 즐거우면 된거지, 사람들이 재밌게 봐주면 더 좋은 거고, 아니면 그냥 내가 즐기면 되는 거다… ㅋㅋ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봐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게 직접적으로 느껴지니까 정말 든든한 거 있죠. 그냥 나 혼자 호수 위에서 노젓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저 멀리 건너편에서 같이 배타자고 손흔드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혼자서 보는 풍경은 꼭 나쁘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경험이 생긴다면 그건 추억이 되는 거잖아요. 그저 흘러가는 일상 속의 한 부분을 추억으로 되새길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물론 언제나 그런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감사함을 항상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기쁨들을 최대치로 누리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의 흐름으로 마모되는 감정들 속에서 기쁨은 더 얼마나 빛이 바래져 있을까요. 가장 빛날 수 있을 때 광을 내고 닦으면서 나중에 다시 꺼내봐도 빛날 수 있도록 즐기겠습니다.
이야기가 여차저차 길어졌는데. 일기는 이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그는 여자>를 완결편까지 올려두었습니다. 즐기셨던 분들은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말을 줄이겠습니다.
5월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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