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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2025

DOZI 2025.05.08 18:57 read.108 /

1. 설정값 

-스자쿠: 28세. 직장인. 를르슈가 성인이 되면 결혼하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를르슈, 나나리와 함께 살고 있다. 를르슈와 나나리의 어머니 마리안느가 ‘두 사람을 믿고 맡길게!’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믿어주는 만큼 배신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를르슈와 건전하고 투명한 연애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15살에 고등학생 누나랑 섹스 한 번으로 동정을 뗀 불행한 서사가 있는데, 그 나름대로 당시의 5살 를르슈를 박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끝에 한 행동이었다. 를르슈는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스자쿠에게 배신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자신에 대한 답답함도 있기 때문에 스자쿠를 탓하려고 하지 않는다.

-를르슈: 18세. 고등학생. 시간이 빨리 흐르길 바라는 중이다. 늦둥이 나나리를 키우면서 육아 ¼, 사춘기 ¼, 연애 ¼, 청춘 ¼을 즐기고 있다. 5살 이후부터 스자쿠한테 인생이 저당잡혔지만, 본인은 자각이 없는 듯 하다.

-나나리: 5세. 유치원생. 오라버니가 좋고 가끔씩 오라버니가 왜 스자쿠 씨 방에서 나오는지 의문이다. 어린이날 운동회 때에는 어머니 마리안느랑 스자쿠 씨가 미친듯이 뛰어서 학부모 달리기대회 공동 1등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꼴찌한 오라버니가 부끄러워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완주해줘서 자랑스럽다. 어머니는 자주 못 보지만, 오라버니랑 스자쿠 씨가 잘 놀아줘서 외롭지 않아요. 

 

 

2. 귀가

“뭐야, 를르슈. 그 카네이션.”

“아침에 나나리가 달아준 거야.”

“아니, 그건 나도 봤으니까 알고는 있는데…. 그걸 하루 종일 달고 있었던 건 아니지?”

“당연한 소리를.”

“그렇지?”

“하루 종일 달고 있었지. 최고의 오라버니 카네이션은 일 년에 한 번 밖에 못 받는다고.”

“…….”

“불만 있어?”

“아냐, 나 그런 를르슈도 좋아해….”

 

퇴근한 스자쿠의 수트 자켓을 정리하는 를르슈의 가슴팍에 엉성한 가위질로 만들어진 카네이션에 나눈 대화.

스자쿠는 ‘최고의 오라버니’라고 적혀있는 카네이션을 보고서 쓴웃음을 지었다. 

아침에 를르슈에게만 카네이션을 달아준 나나리는 스자쿠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카네이션 만드는 연습을 하다가 색종이를 다 써버렸어요… 그래서 색종이 또 사려고 했는데 돈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스자쿠는 울 것 같은 나나리를 달래주고서 겨우 출근했던 아침을 떠올렸다.

학교 갈 때도 그거 달았어? 스자쿠가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말에 를르슈는 자기를 바보 취급하지 말라면서 스자쿠의 등을 찰싹 때렸다. 그래, 달고 갔구나…. 난 를르슈의 그런 점이 정말 귀여워서 좋아…. 스자쿠가 웃으며 하는 말에 를르슈가 얼굴을 붉히며 바보! 라고 했다.

 

 

3. 목욕하고 나서 스자쿠의 방에서

“어라, 를르슈. 이제 자야지.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안 되지? 내일 학교도 가잖아. 나나리 유치원도 보내야 하고.”

“나나리는 오늘 어머니 집에서 잘 거야. 그, 어머니도, 가끔은 부모 노릇을 하고 싶다고… 데려갔어.”

“응? 마리안느 씨가? 드무네.”

“…….”

“그럼 오늘 밤은 를르슈랑 나 뿐이야? 기뻐.”

“그래, 그러니까!”

 

스자쿠는 를르슈가 차려놓은 밥상을 못본 척 하면서, 를르슈의 가슴팍에 매달린 카네이션을 만지작거렸다. 잘 보니까 작년보다 가위질 하는 솜씨가 늘었네, 나나리. 난데 없는 나나리의 칭찬에 를르슈는 습관적으로 ‘맞아, 능숙해져서 작년보다 더 카네이션에 가까워졌어! 역시 나나리야!’라고 대꾸해버렸다.

흥분하려는 를르슈의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데 성공한 스자쿠는 그대로 를르슈를 자신의 침대에 눕히면서 이불을 덮어버렸다.

 

“바보! 이렇게 하면 카네이션이 망가지잖아!”

“아, 미안, 미안. 급해서.”

“스자쿠!”

“빨리 자자~ 를르슈 키 커야지.”

“그게 아니라!”

“응응, 자야지.”

 

 

4. 섹스 미수 건에 대하여 

“를르슈, 말하는데 나 진짜로 안 돼. 마리안느 씨 볼 면목이 없어지니까.”

“싫어, 만지는 거 정도는 괜찮잖아.”

“안 돼.”

“돼!”

“절대 안 돼.”

“왜?”

“를르슈는 나 못 믿어? 섹스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남자야, 너?”

“그, 그런 건 아니지만…!”

“를르슈가 어른이 되면 싫다고 할 때까지 계속 할 거야. 지금은 어리니까 조금만 참자. 응?”

“그러면서 지난 번에는 만져줬잖아!”

“그땐…!”

 

※ 지난 번(그때): 일주일 동안 휴일 출근까지 했던 스자쿠가 일에 시달려서 자위도 못 한채로 남자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을 무렵, 술에 취해서 돌아왔더니 를르슈가 스자쿠의 셔츠만 입고 자위하고 있었을 때를 말한다. 발랑 까진 를르슈의 성행위에 스자쿠는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삽입 직전에 악몽을 꾼 나나리가 울면서 깨어나 를르슈를 찾는 것에 정신을 차리면서 를르슈를 따먹지 않고 버텨냈던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던 때를 의미한다. 

 

“그땐 불가항력이었어! 만지는 거도 솔직히 진짜 미안했어!”

“미안해 하지 마! 우리 사이잖아!”

“우리 사이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돼, 를르슈.”

“싫어! 섹스해! 오늘은 진짜로…!”

“아, 안 된다고….”

“왜 안 되는데? 나는 스자쿠보다 앞으로 계속 어릴 건데 언제까지 어린애 취급 할 거야? 나 이제 자위도 하고, 스, 스자쿠랑 할 준비도, 하는 방법도 다 알고! 스자쿠는 지금 나보다 더 어렸을 때 동정 졸업 했으면서 나만 계속 처녀인 건…!”

“안 돼! 그런 말 금지!”

“설마 내가 처녀여서 싫은 거야?!”

“절대 아니니까 그런 말 좀 하지 마! 를르슈, 진짜 처녀니 동정이니 그런 말이 네 입에서 나오면 나 진짜 자괴감 들고 우울하고 힘 빠져….”

“섹스해!”

“안 돼!”

“싫어! 할 거야!”

“너 여기서 진짜 옷 벗으면 그거 나 강간하는 거야, 를르슈. 너는 내 의지를 비틀고 강간해서라도 나랑 섹스하고 싶은 거야?! 그게 네 사랑이야?!”

“그, 그런 게 아니라…!”

“그게 나나리한테 떳떳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이야?!”

 

나나리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자, 를르슈는 가슴팍의 카네이션을 그러쥐면서 오열했다. 맞아, 스자쿠의 의지를 배신할 순 없어. 나나리에게도 못할 짓이야. 달랑달랑 테이프로 붙어 있는 카네이션을 스자쿠가 고쳐서 붙여주면, 를르슈는 키스라도 해달라고 졸랐다.

키스해서 위로해줘, 라고 말하는 를르슈의 시선에 스자쿠는 베이비 키스로 겨우 그를 달래고 바로 옆에 누워서 를르슈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스자쿠, 스자쿠. 부르는 목소리에 짐짓 졸린 척, 으응, 하고 말끝을 흐리면 를르슈가 아쉬워하면서 잘 자—하고 인사했다. 겨우 잠드는 를르슈의 숨소리에 스자쿠는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밤이 시작되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