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눈앞에서 스자쿠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를르슈는 이해하지 못했다. 스자쿠가 섹스를? 섹스를 해봤다니? 를르슈가 굳은 채로 머뭇거리고 있어도 스자쿠는 태연했다. 피자를 먹고 있는 스자쿠의 손끝이 번들거리는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를르슈의 겨우 돌아가는 머리는 한 가지 답만 떠올릴 뿐이었다. 이건 스자쿠가 놀리고 있는 거다. 친하게 지내던 옆집 형에게 질투하고 있을 뿐이라고. 를르슈가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스자쿠, 나를 놀리는 거라면 적당히 해.”
“섹스 해봤냐고 물어보는 게 왜 놀리는 거야? 난 그냥 궁금한 거 뿐인데.”
“…그런 건 개인적인 거야. 함부로 말해서는 안 돼. 그건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진짜 싫어, 를르슈.”
피자 한 조각을 또 해치운 스자쿠가 한 말은 노골적이었다. 진짜 싫어, 를르슈.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는 눈을 부릅뜨고 스자쿠를 쳐다보았다. 를르슈의 어딘가 굳은 표정에 스자쿠는 더 날을 세워 물었다.
“그런 여자가 좋아서 섹스했어?”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는 어른끼리만 하는 거야? 그럼 나도 어른이야. 섹스 해봤다니까?”
“스자쿠!”
“같은 도장에 다니는 중학생 누나였는데 내 자지가 꽤 커서 좋았대. 나, 키스도 잘한다고 칭찬 받았어.”
스자쿠가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으면, 하는 기분이 들었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말을 천천히 되감았다. 같은 도장에 다니는, 중학생 누나, 자지가 꽤 커서 좋았다, 키스도 잘한다고…. 스자쿠의 말을 이해할 수록 를르슈는 이해할 수 없는 분노가 커졌다.
눈앞이 새카맣게 변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가 시야가 흐려지더니 를르슈는 자기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스자쿠의 메시지가 오지 않는 것에 슬퍼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스자쿠는 이제 스자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되면 를르슈도 를르슈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울고 있는 를르슈를 보면서 스자쿠는 신이 났다. 흥이 오른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더 상처 받아, 를르슈. 계속 상처 받는 거야.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물었다. 내뱉어지는 질문은 어딘가 스스로에게도 가학적이었다.
“어리지 않은 나는 그렇게 싫어?”
“…스자쿠.”
“내가 섹스했다는 게 울 정도로 싫어? 어린 내가 를르슈를 앞지른 거 같아서 싫은 거잖아?”
“그, 런 게 아냐.”
“그런 게 아니면? 나를 빼앗긴 거 같아?”
를르슈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정말 스자쿠를 빼앗긴 거 같다고 생각했던 진실을 말할 거 같았다.
를르슈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었다. 우선 스자쿠를 호되게 혼내서 올바른 애정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건 옳지 않아, 스자쿠. 설령 네가 진짜 섹스를 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말하는 건 좋지 않아. 그렇게 말해야만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입술은 계속해서 진심을 토하고 싶어했다. 너를 빼앗긴 거 같아서 싫어, 스자쿠. 나는 너를 계속 좋아했는데. 어째서 너는 그런 말을 해?
를르슈의 달싹거리는 입술에 스자쿠는 천천히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스자쿠의 그림자에 를르슈는 굳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스자쿠의 얼굴이 다가오고, 를르슈는 저를 살피는 스자쿠의 시선에 내쉬던 숨도 삼켜버렸다. 따뜻한 초록색의 눈망울은 여느때와 달랐다.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달아오른 눈이다. 여자친구가 키스를 조를 때의 귀찮은 그 시선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를르슈는 저도 모르게 이끌리듯이 눈을 감아버렸다. 그럼 스자쿠는 키스를 할 것이다. 를르슈는 그 키스에 모든 것을 주기로 각오했다.
네가 원하는 만큼 나를 줄게, 스자쿠. 그렇다면 너도 나에게.
* * *
스자쿠는 정말 키스를 잘했다. 를르슈는 호흡을 따라가지 못해서 스자쿠가 입을 놓아주자 혀를 내밀고 헐떡거렸다. 눈을 질끈 감았던 시야는 어느새 풀려서 얼굴이 붉어진 스자쿠를 담고 있었다. 스자쿠는 흥분으로 달아오른 뺨을 하고 있었다.
그런 것이 사랑스러웠다. 아직은 아이 티가 나는 부드러운 곡선의 뺨, 그렇지만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단단한 손끝 같은 것들을 를르슈는 사랑했다. 를르슈의 셔츠를 벗기고 있는 단추 끝이 헛도는 손도, 를르슈가 귀엽다고 중얼거리는 입술 끝도, 무엇 하나 아귀에 맞는 것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를르슈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를르슈는 피자 맛이 맴도는 타액을 겨우 삼켰다. 지금까지 그것이 스자쿠의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를르슈는 자신의 셔츠를 벗기고서 드러난 가슴에 스자쿠가 얼굴을 묻기 시작하는 것에 스자쿠의 이름을 불렀다.
“가슴은… 안 빨아도 돼.”
“왜? 귀여운데.”
“남자 가슴이잖아.”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 중학생 누나보다 를르슈가 더 귀여운데.”
“……정말 섹스했어?”
를르슈는 불안한 눈으로 스자쿠를 바라보았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빳빳하게 선 유두에 혀를 댔다. 스자쿠는 대답 대신에 쪽쪽 소리내어 빨면서, 다른 한쪽은 손끝으로 꾸욱꾸욱 눌러댔다. 손끝으로 선 유두와 오돌오돌 돋아난 유륜까지 한 번에 쓸어보기도 하고, 꼬집어 세우기도 했다. 혀끝으로 튕기는 것도 익숙한 거 같아서 를르슈는 어딘가 우울하면서도 발끝이 점점 동그랗게 모이는 쾌감 속에서 스자쿠를 불렀다. 스자쿠, 스자쿠… 정말 섹스했어?
“사실 자지가 안 설 뻔 했는데, 를르슈 생각하면서 했어.”
“…….”
“를르슈도 내 생각하면서 여자친구랑 키스했어?”
스자쿠는 정말 섹스를 했을 것이다. 를르슈에게 말한 대로, 자지가 서지 않는 상황이 왔음에도 를르슈 생각을 하면서 했을 것이다. 를르슈가 스자쿠의 말대로 스자쿠 생각을 하면서 키스를 했듯이. 이 솔직하고 거짓 없는 입술을 맞대는 상상을 여러 번 했던 것처럼.
“키스만 했지?”
“…응.”
“섹스는 나랑만 할 거지?”
“…….”
“를르슈가 그 누나보다 더 기분 좋을 거야. 난 알아.”
를르슈는 바지까지 넘보는 스자쿠의 손에 허리를 움직이며 옷을 벗기 쉽게 해주었다. 팬티 야해, 하고 스자쿠가 속삭이는 것에 를르슈는 발기한 아래를 감추는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스자쿠의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서 속삭여질 때마다, 이건 정말 나쁜 짓이고,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를르슈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로 했다. 당하는 건 자신인지, 아니면 이런 걸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스자쿠인지 알 수가 없었다.
를르슈를 넉넉한 침대 위에 눕히면서, 스자쿠는 그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스자쿠도 바지를 내리고 벗었다. 스자쿠의 페니스는 붉게 달아올랐고, 뜨거웠고, 를르슈의 가랑이 사이에 비벼지는 것이 딱딱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섹스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 페니스였다. 아이라고 할 수 없는 성욕이 느껴지는 시선과 페니스를 가진 스자쿠. 를르슈는 그를 보고서 벌떡 선 자신의 성기가 부끄러워졌다.
“여기가 를르슈의 보지구나.”
“그런 말, 하지 마.”
“귀여운데? 핑크색이네. 빨아줄게.”
“뭐? 하, 하지 마!”
“움직이지 마. 다치니까.”
를르슈는 다친다는 말에 몸을 굳혔다. 스자쿠는 ‘보지’라고 말한 애널을 빨기 시작했다. 혀를 내밀어서 천천히 핥고, 손가락을 찔걱대며 를르슈의 안을 넓혀갔다. 주름 하나 하나를 혀로 문질러보고, 를르슈의 맛이 난다면서 좋아했다. 를르슈는 스자쿠가 자신의 그런 곳을 빨고 있다는 생각에 울음이 날 것 같았다. 를르슈의 페니스는 그런 상황에서도 꼿꼿하게 발기했다. 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스자쿠의 손가락이라고 생각하니 더 흥분하는 것 같았다.
“자지 젖었네, 를르슈. 곧 갈 거 같은데?”
“안… 갈 거야.”
“왜? 내 자지로 가고 싶어서? 를르슈는 그렇게 내가 좋아?”
“…….”
스자쿠의 말은 전부 다 진실이고, 를르슈에게 있어서는 말할 수 없는 진심이었다. 스자쿠의 발기한 자지를 천천히 삼키는 자신의 애널을 본 를르슈는 얼굴이 타오르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귓볼까지 빨개진 를르슈를 본 스자쿠는 를르슈의 안쪽이 자신의 페니스를 죄여오는 것에 헉헉거리며 사정감을 겨우 억눌렀다.
“를르슈, 왜 내가 좋다고 안 해?”
를르슈의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스자쿠는 중학생 누나와 했을 때처럼 허리를 움직였다. 탁탁탁 살갗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를르슈의 입에서는 억눌린 신음이 흘렀다.
“나한테 보지도 빨게 하고 자지도 박게 해주면서.”
“…스, 자쿠.”
“내가 좋다고 해야지, 어서.”
빨리 내가 좋다고 해, 스자쿠는 그렇게 말했다. 를르슈는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네가 좋아, 스자쿠. 네가 누군가와 섹스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좋아. 스자쿠랑 섹스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이런 것들이 전부 다, 거짓말 같고, 좋아. 이런 말들이 입안에서 계속 맴돌았다.
를르슈의 답답한 꼴에 스자쿠는 그의 혀를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묶어버렸다. 혀끼리 부딪히는 키스에서는 스자쿠의 맛이 났다. 를르슈는 좋아한다는 말을 그 키스 사이에 조금씩 녹이기로 했다. 스자쿠가 타액을 삼키며 작은 목울대를 꿀꺽이는 것에 를르슈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 공지 | <부활의 를르슈> 스포일러 있는 글은 * | 2019.05.12 |
| > | 쇼타 스자쿠의 도전 下 | 2025.06.22 |
| 389 | 츤데레를 좋아하시나요? | 2025.06.17 |
| 388 | 쓸모없는 메이드 허무슈와 상냥한 나이트 오브 세븐 | 2025.06.15 |
| 387 | 욕구불만 유부녀(아님)를 달래주는 20대 청년 | 2025.06.12 |
| 386 | 욕구불만 유부녀(아님)의 섹스어필 공격에 당하는 20대 청년 | 2025.06.12 |
| 385 | 쇼타 스자쿠의 도전 上 | 2025.06.10 |
| 384 | 컨트보이 를르슈 | 2025.06.09 |
| 383 | ㅍㄹㅊㅇ 절정하는 오메가버스 스자루루 | 2025.06.09 |
| 382 | 줄리어스 대리로 간 를르슈 下 | 2025.05.23 |
| 381 | 스자나나 하는 를르슈와 그의 예랑이 스자쿠 | 2025.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