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천사를 만난 기분이었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처음으로 받는 기분으로 너를 알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악의로부터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너를 보며, 나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거기서부터는, 그래,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처럼, 너무 완벽하게 굴러가는 동그라미처럼, 네게, 계속해서, 자꾸만.
상황이 너무 좋게 돌아가면 의심을 해야 한다. 가불한 행복만큼 닥쳐오는 불행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에 한 번, 그렇게 불행을 갚아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이번에도 또 다시. 아니, 아버지를 죽였을 때, 그때 이미 나는 불행을 끊을 수 없게 된 거야. 계속해서 갚아나가야 하는 속죄를 잊어버리고서, 같잖은 행복이나 목표, 목적 같은 것을 추구하게 되었으니… 나는 속죄를 잊은 대가로 벌을 받는 것이다. 내가 누렸던 행복만큼의 불행을 갚는 것이다.
를르슈 비 브리타니아는 죽은 것이다.
사망선고는 한참 전에 내려졌지만. 전쟁이 일어났던 7년 전에, 그는 그때 이미 죽은 걸로 되어있었지만. 이제서야 정말로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것도 나의 손에 의해서 죽어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내가 팔아넘긴 자신의 친아버지에 의해서 기억이 지워진 것 뿐이지만, 나는 그것으로 를르슈를 영원히 잃게 된 것이다.
나에게 천사 같았고, 선물 같았던 그 를르슈는 없어졌다.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의 껍데기는 남아있었지만, 하지만 진짜 를르슈는 이제 영원히 볼 수 없다.
나는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을 죽여왔고, 많은 사람들을 잃어왔으니까, 를르슈 한 명 정도 잃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야 할 텐데. 를르슈가 죽었다는 건, 마치 이제까지 받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어보지도 못한 채로 빼앗긴 기분이고, 천사 같은 얼굴을 찢어삼키는 악마를 마주한 것 같다.
근간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여름날의 너와 나, 나나리. 이 셋만이 오롯했다. 그 여름날의 너와 내가 사라진 것이다. 나나리만이 그 흔적처럼 남아서, 구천을 떠도는 나비가 되어 우리 셋의 안온했던 시절을 그리워 하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슬프기만 하다.
슬프기만 해? 아니, 화가 난다. 어째서 나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을까.
천사 같고 선물 같았던 를르슈를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를 죽이고… 유페미아를 죽게 만들고… 를르슈를 죽이고.
를르슈는 죽었구나.
이제 없다.
영원히 만날 수 없다.
상냥한 나나리는 를르슈를 영원히 기억하며 그리워하겠지. 나는 상냥하지도 않고, 다정하지도 못하니까, 그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너를 죽이지 않고, 다른 방법은 없었나 생각해보아도, 그런 방법은 없다.
를르슈도 이 잔인한 등가교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이 의외로 나쁘지 않은 기분이라서,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느낀다. 너도 가불한 행복만큼의 불행을 갚는 거야. 제로였던 사실을 잊고, 나나리를 영원히 잊고, 나를 잊고, 스스로를 잊고… 그렇게 죽는 거야.
나도 언젠가 죽겠지. 너보다 더 끔찍한 꼴로 죽게 될 거야.
를르슈, 다시 만나게 되면 지옥이겠구나.
지옥에서 다시 만나.
그렇게, 쿠루루기 스자쿠는 오늘도 잠자고 있는 줄리어스 킹슬레이를 바라본다. 하얀 얼굴을 뒤덮은 화려한 문양의 검은 안대는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자고 있는 얼굴은 를르슈와 똑같지만, 그 검은 안대 덕분에 시체와 인형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를르슈는 시체고, 줄리어스는 인형이다. 둘은 닮았지만 전혀 다른 것이다.
인형 같이 누워 있는 줄리어스를 보고 있는 것도 괴로워져서, 스자쿠는 잠시 밖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브리타니아 황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미정원이 펼쳐진 곳, 아리에스 궁이다. 를르슈와 나나리가 살았던 곳에 줄리어스가 살게 된 것은 어불성설이면서도, 시체 를르슈의 무덤으로는 적격인 곳이었다. 누군가가 아직도 관리하고 있는 아름다운 장미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스자쿠는 그 곳으로 금방이라도 달려갈 것 같은 왈가닥이면서도 귀여운 황녀 한 명이 떠오르고, 그 황녀의 곁을 부지런히 쫓아가서 머리칼에 묻은 장미꽃잎을 조심스레 떼어줄 검은 머리의 황자가 한 명 떠오른다. 아득한 옛꿈이다.
“사람이 자는데 함부로 들어오다니 실례군, 쿠루루기 경.”
“…킹슬레이 경, 일어나셨습니까?”
“장미정원을 한참이나 보던데… 장미꽃이 그렇게 예쁘면 꺾으러 가던가.”
“꺾으면 시들 뿐이죠.”
“꽃은 시들기 마련이야.”
쓸 수 있는 쓸모를 다 찾아내서 쓰는 것도 장미한테 이득일 걸. 줄리어스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가짐은 단정하고, 군더더기가 없고, 우아하다. 황족이 아닌 주제에 황족의 별궁을 써도 어느 황족보다 더 황족답게 사용하고 있다.
아침에는 따로 임무가 없다는 걸 줄리어스도 알고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움직인다. 그의 느긋한 움직임에서는, 시체의 버릇이 느껴진다. 몸에 남겨진 기억은 무섭다. 하지만 스자쿠는 그 공포를 내색하지 않는다. 내색하는 것은 누울 자리를 보고 뻗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스자쿠는 자신에게 그럴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줄리어스가 목욕하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스자쿠는 이제 익숙해진 아리에스 궁의 안을 둘러보았다. 감흥은 없다. 없어야 했다. 어떠한 안타까움이나 안쓰러움을 느낀다면…….
를르슈를 죽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스자쿠는 줄리어스 킹슬레이의 호위와 감시라는 이름으로 붙어있었다. 보름 동안 줄리어스를 관찰한 결과, 줄리어스는 기억에 큰 이변이 없는 듯 했다. 자신은 브리타니아의 군사이며, 황제폐하에게 그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황제폐하의 은혜 덕분에 아리에스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떠한 것도 망가진 곳이 없는, 기어스로 완벽하게 개조된 기억에 그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어디 하나 금 간 곳이 없는 줄리어스의 일상. 그리고 그것을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있는 쿠루루기 스자쿠.
를르슈가 죽고 나서도, 세상은 완벽하게 굴러간다. 보다 더 나은 곳으로.
“쿠루루기 경, 타올을 갖다줄 수 있나?”
“…….”
“평소라면 네가 미리 갖다뒀겠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없군.”
잠시 장미정원에 홀려버린 아침 때문에, 스자쿠는 평소의 일과를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스자쿠는 그의 말에 천천히 서랍장에서 타올 두 장을 꺼내었다. 욕실에서는 물소리가 끊기고, 줄리어스는 밖으로 손만 내민 채였다. 하얗고 가느다랗고, 그렇지만 마냥 여리지만 않은 그 손끝이 하늘거리면서 스자쿠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스자쿠는 그것에 이끌리듯이, 그의 욕실 문앞까지 다가갔다.
“고마워.”
그렇게 말하는 줄리어스의 두 보라색 눈동자를 보고서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촉촉하게 젖은 검은 머리카락 끝을 구르는 물방울이 튀어오를 정도로 스자쿠는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꽉 붙들린 손목에 줄리어스가 신음했음에도, 스자쿠는 그 이상의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킹슬레이 경, 안대를….”
“아무리 황제폐하가 주신거라고 한들, 씻을 때까지 안대를 써야 하나? 그건 너무 비효율적인데.”
“눈이…….”
“멀쩡해. 양 쪽 모두.”
“…….”
“그렇지만 그 분의 뜻이니, 나도 어울려주는 수밖에.”
“…….”
줄리어스의 보라색 눈에는 어떠한 안광도 비치지 않는다. 평온하고, 부드럽고, 가끔은 오만한 빛을 띄우는… 너는 꼭 를르슈처럼 눈을 뜨는구나. 인형 주제에, 시체의 흉내를 내다니.
스자쿠는 줄리어스의 눈가에 손을 뻗었다. 그때, 이 눈을 후벼파는 것이 정답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다면 를르슈의 흔적을 영원히 모른 척할 수 있었을 텐데. 스자쿠의 손끝이 자신의 눈가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것에 줄리어스가 목을 울리며 낮게 웃었다.
“천하의 나이트 오브 라운즈도 미남 앞에서는 소용이 없어지는군.”
“…….”
“그렇지만 나에게는 남색을 즐기는 취미는 없으니 이제 그만 나가.”
왼쪽 눈가를 더듬고 있는 스자쿠의 손을 탁 털어내는 그 손길은 기폭제였다.
스자쿠는 줄리어스의 알몸을 욕실 바닥에 깔아뭉갰다. 다정하진 않더라도 한 번도 난폭하진 않았던 스자쿠의 돌발적인 행동에, 줄리어스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스자쿠가 들어온 이상 아리에스에는 그를 도와주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자쿠는 더욱 과감하게 움직였다.
그의 판판하고 하얀 가슴팍을 손으로 더듬으며 내려가고, 목덜미를 혀를 내어 핥으면 그는 진심으로 저항했다. 그를 안고 싶거나, 그에게 발정하고 있거나, 그런 개념은 아니었다. 하나의 도박이었다. 이 인형은 어디까지 시체의 흉내를 낼 것인가.
목덜미에 이를 세워 혈관 쪽을 콱 깨물자 그제서야 그의 발버둥치는 손발이 잠잠해졌다. 정말 스자쿠가 죽일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쿠, 루루기 경. 끊어지는 이름 사이로 어떻게든 스자쿠의 이성을 되돌려보겠다는 그 호명이 우스워서, 스자쿠는 그의 골반을 꽉 붙들고 내려왔다. 서지 않은 연분홍의 페니스가 애처롭게 흔들렸다. 스자쿠는 그것을 움켜쥐었다. 이것은 사람의 급소다. 그 급소까지 한 손에 쥐고서 흔들기 시작하는 것에 줄리어스는 당황한 것처럼 높은 소리를 냈다.
“쿠루루기, 경, 무슨, 흐읏, 짓을… 아, 아으, 응, 후으….”
“쿠루루기 경이라니.”
“하아, 아, 아아…!”
“내 이름은 그게 아니잖아.”
“쿠, 루루기, 경, 제발, 그, 그만, 흐으으….”
쾌락을 주고 있지만 스자쿠는 섹스가 목적이 아니었다. 말했듯이 이것은 도박이다. 줄리어스는 어디까지 를르슈의 흉내를 낼 것인가. 스자쿠가 일부러 트리거를 던지듯 대꾸해주면 줄리어스는 히끅거리는 신음사이로 고개를 내저었다. 하얗던 목덜미가 벌써 얼룩덜룩해져서 고개를 내젓는 꼴은 가관이었다.
손끝에서 흐르는 쿠퍼액은 정액이 굼실굼실 흘러나와 짙어지고 있었다. 스자쿠는 그의 페니스를 쥐고 있는 손끝을 더욱 오므려서 작아진 직경으로 죽죽 훑어주었다. 그러면 줄리어스가 비명을 내지르고 허벅지 사이를 덜덜 떨었다.
“쿠루, 루기, 경, 하아, 아, 아아앗…!”
“나는 스자쿠잖아.”
“쿠루루기, 경…….”
“스자쿠라고 불러야지.”
어쩌면 이 도박에서 지고 싶은 것은 스자쿠일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게 개조된 기억 속에서 평온하게 일상을 누리고 있던 줄리어스를 뒤흔들고 싶어지는 것은, 스자쿠의 어떠한 욕심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지옥 같은 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에, 너도 함께 해줘야지. 너는 나의 천사고, 나의 선물이니까, 나와 함께 해야지. 너 혼자서만 지옥에서 안주하는 건 비겁하잖아. 나 혼자서만 이 불행을 갚아나간다는 건 끔찍하잖아.
“히, 히익, 흣, 흐으… 아, 안에, 안 돼, 아, 아아아!”
“내, 이름을, 불러.”
이것은 이제 도박이 아니라 어떠한 의식이었다. 죽은 사람을 불러내는 의식과 같았다. 시체인지 인형인지 모를 것에 죽은 자의 영혼을 불어넣으려고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스자쿠는 바지를 벗고서 속옷을 내렸다. 흥분하지 않은 페니스를 죽죽 훑어올리면서 기계적인 발기를 했다. 손가락으로는 부지런히 줄리어스의 뒤를 풀어주면서, 어느새 다 말라버린 물기를 아쉬워하고, 귀두 끄트머리를 구멍 사이에 박아 문지르기 시작하자 우는 줄리어스의 소리를 들었다.
그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다. 하지만 기절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서 혀를 내밀고서 헥헥거렸다. 스자쿠는 꽉 조이면서도 마른 장벽 안을 거칠게 문질러 나가면서 안쪽을 파고들었다. 줄리어스의 다리를 붙잡고서 연결된 부분의 뿌리 끝까지 박아넣고서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줄리어스는 입술을 틀어막고서 숨을 할딱거리고 컥컥거리거나 울컥이는 토악질을 참는 것이 급급해보였다. 뱃속이 페니스로 뒤집어지고 있을 테니, 좋지는 않겠지.
스자쿠는 처음으로 를르슈가 가엾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스자쿠의 페니스로 가득찬 뒷구멍이며, 억지로 사정된 감각이며, 그런 것들을 처음 겪고 있는 를르슈가 안타까웠다. 줄리어스가 아닌, 를르슈가 안타까웠다.
“후우, 를르슈….”
“쿠, 루루기, 경… 그만, 그만해….”
“를르슈, 있잖아, 이런 거, 나나리가 보면 싫어하겠지?”
“…무, 슨 소리를, 하는…! 으응! 아, 아아!!”
“나나리가 눈이 안 보여서 다행이다.”
“하, 으, 으응! 안 돼, 거기, 아으, 아, 아, 안 돼….”
“안 된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큭, 내 이야기를 들어, 를르슈.”
그가 안고 있는 것은 를르슈였다. 검은색 안대가 없는, 보라색 두 눈동자가 형형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그 천사 같고 선물 같았던 소년이었다. 지켜주고 함께 살아줬으면 했던 자신의 보물. 영원히 아름다울 여름날의…….
스자쿠는 를르슈라는 이름을 계속 부르면서 줄리어스의 뒤를 파고 들었다. 줄리어스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쿠루루기 경, 쿠루루기 경, 하고 스자쿠를 밀어냈다. 그는 단 한 번도 스자쿠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스자쿠가 를르슈의 골반에 손 자국이 남을 때까지 성교가 이어졌다. 꽉 움켜쥔 자국부터 얼룩덜룩한 몸의 타박상까지.
다물리지 못한 애널에서 정액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에 스자쿠는 혀를 찼다. 이제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안 들 정도로 처참한 꼴을 당한 를르슈를— 줄리어스를 바라보는 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형을 안다니. 스자쿠는 스스로 저지른 일에 대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뭘 하고 싶었던 거야. 죽은 사람을 되돌려서 어떻게 하겠다고? 스자쿠는 누워서 꼼짝도 하지 못하는 줄리어스가 입술을 희미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줄리어스는 무어라 말하고 있었다.
스자쿠,
해바라기 밭을,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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