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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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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x제자

DOZI 2025.12.11 18:40 read.25 /

부모님에게 반항하기 위해서 사범대에 진학한 스자쿠는 어떠한 계기로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국어교사가 되었는데, 스자쿠가 맡은 반 학생 를르슈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자쿠한테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 여자를 질투하면서 스자쿠한테 그래도 제가 좋죠? 하는 이야기임…


 

 

“선생님은 그 ‘쿠루루기’죠? 근데 왜 선생님 같은 걸 하고 있는 거예요?”

“람페르지는 생각보다 직설적이구나….”

“계속 궁금했어요. 그리고 저 말고도 궁금해 하는 애들 많아요.”

“그럼 다 같이 있을 때 말해줄까?”

“…싫어요, 그건.”

“그게 싫을 일인가?”

 

자신을 떠보듯이 말하는 쿠루루기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 람페르지는 풀고 있던 문학 문제지를 제쳐두기로 결심했다. 모처럼 둘이서만 있을 수 있는 시간에 를르슈에게 진짜로 재시험을 치르게 하는 스자쿠는 얄밉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고등학생 시험 따위, 를르슈에게는 마음만 먹으면 전국 1등도 우습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스자쿠는, 그를 어떻게 해서든지 고등학생 취급을 하려고 했다.

 

“저는 싫어요. 제가 선생님을 알고 싶은 거지, 다른 애들이 선생님을 알게 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정말 직설적이야, 생각 이상으로.”

“……싫어요?”

“그게 싫을 일인가, 싶은데.”

“싫으면 알려줘요.”

“람페르지 질투 할 걸.”

“…….”

 

그 말에 를르슈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스자쿠의 말대로 를르슈는 질투가 많았다. 어린애다운 발상도, 어린애 같은 질투도, 나는 람페르지의 그런 점이 너무 좋아, 라고 스자쿠는 속삭여줬지만 를르슈로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질투를 하는 자신이 싫었다.

 

“고등학생 때 시를 읽어주시던 문학 선생님이 좋았거든.”

“……잤어요?”

“싫다, 람페르지. 진짜 그런 생각 뿐이야?”

“대답해줘요.”

“안 울거지?”

“…잤구나.”

 

를르슈가 확인사살 하듯이 물어보는 말에 스자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마지막 재시험을 마무리해볼까, 라고 스자쿠가 운을 띄우는 것에 를르슈는 문제지를 대충 훑었다. 적당히 정답이 될 만한 것들을 골라 찍고 나서 스자쿠에게 던지듯 제출하면 스자쿠가 웃어버렸다.

 

“정말, 람페르지 이럴 때마다 귀여워.”

“…….”

“나 어릴 때 생각나는 거 같아. 뭐, 너처럼 머리가 좋진 않았지만… 하는 짓은 비슷하려나.”

“뭔데요, 그게.”

“선생님이랑 연애하는 거?”

“그때 문학 선생님이랑 사귀었어요?”

“사귀진 않았고, 자기만 했을 뿐이고.”

 

재시험도 끝났겠다, 이제 뭐할까.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물었다. 너무 평온한 어조라서, ‘사귀진 않았고, 자기만 했을 뿐이고.’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다. 스자쿠에게 영화 보러 가고 싶어, 라고 말하려고 했던 입을 다물면서 를르슈는 자신이 들었던 말을 곱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