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지입니다.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았던 5월이 끝이 났습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5월 마무리 일기를 쓰는 마음이 왜 이렇게 가볍고 산뜻할까요… 한편으로는 왜인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이 드는데요? ㅎㅎ 행복은 뭘까 대체ㅋㅋㅋ
사실 일기를 두 번째 엎어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예전에 말했던 deep dark한 글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우울하고 이게 뭔가 싶은 글이 되어버려서ㅋㅋㅋㅋ 그냥 다시 쓰자! 하고서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이어붙이고 잘라붙이는 일기가 될 거 같습니다. 이번 5월 마무리 일기는 약간 그러네요. 뭔가의 이야기가 개연성 없이 흘러갈 것 같습니다. 어라, 근데 제 일기 원래 다 그러지 않았나…? (막 이러고)
첫 일기에도 썼다시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늘 하고 싶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은 진짜 중독적이여서, 사실 안 보여도 하루에 삼천자씩 쓰고 있기는 합니다. 쓰지 않으면 답답해요. 사장님한테 존나 까였는데 담배 못 피우는 기분이랑 비슷합니다. 쓰다가 만 미완의 글들을 모두 다 공개하기에는 이제 너무 귀찮아졌어요. 부끄럽기 보다는 귀찮아요. ㅠㅠ ㅋㅋㅋㅋ 이걸 어케저케 썰도 풀고 덧붙이고 싶은데 진짜 너무 귀찮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이 귀찮음을 딛고 일어서서 다 완성해서 올리겠다는 포부도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완성하고 싶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제가 욕심내고 계속해서 글을 포기하지 않는 지점이라고 하는게, 꼭 그게 애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뭐 실제로 애정이기도 하겠죠. ㅎㅎ 애정을 갖고, 좋아하는 일에 힘을 쓰자! 이렇게 건강한 삶! 멋지다! 하면서 살고 싶네요.
그런데도 이번 달에는 한 건의 글도 올리지 못하고 그냥 세월아 네월아 해버렸네요. 저도 참… ㅋㅋㅋ 미치겠어요.
그리고 4월을 극복하기 위한 5월의 리프레쉬가 있었습니다.
5월에 일주일 동안 제주도에 있었어요.
제주도에서 친구와 일주일을 보내면서 정말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체로 아침-놀기-점심-북카페-저녁의 루틴이었습니다. 북카페에서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었는데, 나름의 인풋을 넣었습니다만… 정작 아웃풋으로는 맨날 살기 싫어 죽겠다 같은 일기를 썼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일기를 쓰고 나서 친구랑 신나게 수다를 떨고, 맛집을 돌고, 멋진 풍경을 보면서 힐링을 했습니다. 약간 제가 우울에 쩔어있을 거 같을 때에 친구가 적당히 꺼내주고 건져줘서 저는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면세점도 털고요… 효도도 하고요… 네.
또 무슨 일이 있었나 일기장을 훑어보는데, 가족사가 좀 심란하게 적혀있네요.
저는 부모님과 형제들과 사이가 무척이나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가 생각할 수 없는, 뭐라고 해야할까 제 상식 밖의 행동을 할 때면 괴롭습니다. 누구보다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가족이, 내 기준에서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저지를 때마다 진짜 좀 죽고 싶어요. (정말로) ㅋㅋㅋㅋ여러 가지의 일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구구절절 적어내려가기에는 갠홈은 너무나도 오픈되어 있는 공간이고, 또 지나간 5월의 일이니까 이제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이상으로 실망시킬 떄의 슬픔은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이고… 나는 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애를 쓰는데도,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 자꾸 든다는 것입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ㅋㅋㅋ 항상 가족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다 못해 웃도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걸 못하는 것이… 이게 사람인가… ㅋㅋㅋㅋ ㅠㅠ 아무튼 그런 마음이 들어서 ‘아, 나는 너무 부족하다’라는 기분이 든다는 것입니다.
또 제가 잘했으면 가족들도 나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는 걸 보면… 제가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가족들이 잘못한 것인지, 사실 이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싸움 같기도 하면서도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저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리프레쉬 이후로 가족들과의 갈등이 많았어요.
그리고 여자친구와 1주년 기념으로 한강 피크닉을 다녀왔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얏호~! 역시 햇볕과 바람, 강물, 이런 자연과 함께하면 우울한 생각도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를 아껴야합니다… ㅎㅎㅎ
최근에 봤던 것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적어놓은 리뷰도 있어요 (일기장에 매일매일 적기 때문에)
1. 봇치 더 락 (외톨이 더 락) (애니) : 봇치라는 캐릭터가 인기가 많아지고 싶다는 이유로 기타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외톨이! 그러나 밴드멤버로 간택받은 봇치! 그녀의 밴드생활은 제대로 될 것인가! => 너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음악도 너무 유쾌하고, 애니메이션 연출이 심심하지 않아서 즐거웠습니다.
2. 어바웃 타임 (영화) :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는 남자, 그 능력으로 시련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 생각보다… 지루했습니다. 음, 그렇지만 편집, 연출 같은 것은 뭔가 배울 점이 많아서 좋았어요.
3. 캐치 미 이프 유 캔 (영화) : 다시 봐도 즐거운 고전명작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잘생겼으며 톰 행크스가 그를 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화면을 계속 지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할이 진짜 사기의 천재라고 해야할까요ㅋㅋㅋ 진짜 재미있어요.
4. 엑시트 (영화) : 늘 같은 장면에서 울고, 같은 장면에서 웃게 만드는 한국영화입니다! 뭘 볼지 모르겠을 때 그냥 틀어놓으면 한정없이 빠져들 수 있고, 무엇보다 해피엔딩이 눈물나게 아름다운 영화에요.
5. 탑건 2 (영화) : 매버릭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엄청납니다. 액션 씬도 상당히 즐겁고, 작은 화면으로 두 번 재탕 했어도 재미있더라고요.
6. 헤어질 결심 (영화) : 박찬욱 영화를 좋아해서 이번 영화도 당연히 내 취향이겠거니 하면서 영화관에서 처음 봤던 영화인데, 다시 재탕하니 왜 봤더라… 아 박찬욱이래서 봤었지, 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친절한 금자 씨>나, <아가씨> 같은 영화가 차라리 더 나았던 거 같아요… 미술은 볼맛이 있는 영화지만 스토리는 글쎄요, 싶었던 ㅋㅋㅋ
7. 미션 임파서블 4 (영화) : 톰 크루즈 필모 깨기 중에 봤던 영화입니다. 어차피 성공하겠지, 하면서 본 영화인지라 긴장감도 없이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상업 영화 짱.
8. 기생충 (영화) : 제가 이 영화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전 <라라랜드> 급으로 이 영화를 정말 싫어합니다. 멀쩡하게 잘 살고 있던 사람들 삶을 다 박살내놓는 전개가 재미가 있어야 하나? 주인공 가족들은 가해자인데 왜 또 뻔뻔하게 잘 살게 되면… 이라는 희망의 그런 것들을 품고 있는 것인지? 근데 이게 또 국제적으로 먹혀드는 감성이라고 하니까 잘 모르겠어요. 같이 보던 친구는 재미있다고 했는데, 저는 진짜 이 영화가 너무 끔찍해요. 이게 칸에 갔다고? 상을 탔다고? 으악…
9. 라라랜드 (영화) : 제가 제일 싫어하는 영화에요. 이게 엄청 잘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인건 알고, OST도 되게 좋아하고 즐겨듣는 편인데… 전 엔딩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아니 이렇게 엔딩 낼거면, 앞에서 구구절절 어쩌고 저쩌고 왜 했나 싶은거예요. 완전 코드기어스 제일 처음 봤을 때 느낌임. 그냥 해피엔딩을 하지 무슨… 아오… ㅠ
10. 극한직업 (영화) : 엑시트 다음으로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와 앞에서 싫어하는 거 엄청 늘어놓았다가 극한직업 이야기 하려니까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짐. 그냥 재미있지 않나요? 뇌 비우고 보는, 욕설도 별로 안 나오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면서 클리셰를 다 부수는 전개… 아, 이런 거 정말 쉽지 않은데ㅋㅋㅋ그래서 그런가 극한직업 진짜 좋아해요. 캐릭터들도 다 확실하고, 정말 설계가 잘 된 영화에요. 진짜 좋아합니다. 또 봐도 재미있어.
11. 인어가 잠든 집 (소설) :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인데 나쁘지 않았어요. 뇌사를 판정 받은 사람을 억지로 살려두었을 때, 그 뇌사한 사람은 시체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사람인가, 라는 딜레마에 대해서 저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엔딩이 뭔가 극적인 맛은 없지만 소설의 흐름이나 캐릭터들이 얽힌 느낌은 스무스했어요.
12. 스킵과 로퍼 (애니) : 요즘 제 힐링 애니입니다! 즐거워요 ㅠㅠ 시마랑 이와쿠라랑 언제 사귈까 두근두근 조마조마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연출도 되게 친절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지루하지도 않아서… 다 보고 나면 노곤노곤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와 많이도 봤네요
뭐 일기도 이정도면 그럭저럭이겠죠?
제 5월, 알차면 알찼다고 자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6월 마무리 일기 때 뵐게요! 감사합니다.
39 | 2023년 10월 마무리 일기 | 2023.10.31 |
38 | 2023년 9월 마무리 일기 | 2023.10.01 |
37 | 2023년 8월 마무리 일기 | 2023.08.31 |
36 | 2023년 7월 마무리 일기 | 2023.07.31 |
35 | 2023년 6월 마무리 일기 | 2023.06.30 |
> | 2023년 5월 마무리 일기 | 2023.06.02 |
33 | 2023년 4월 마무리 일기 | 2023.04.30 |
32 | 2023년 3월 마무리 일기 | 2023.03.27 |
31 | 2023년 2월 마무리 일기 | 2023.02.28 |
30 | 2023년 1월 마무리 일기 | 2023.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