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리부트, 화제의 영화, <코드 기어스 : 부활의 를르슈>가 개봉했다. ‘코드 기어스’ 시리즈의 주역의 세 배우들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길.
Q. 제목이 ‘부활의 를르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를르슈 : 아마 제로 레퀴엠 때 스자쿠가 를르슈의 심장을 찔렀는데, 를르슈의 심장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왼쪽에 있는 게 아니라 오른쪽에 있어서 어떻게 살아난 게 아닐까 전개를 예상했다.
스자쿠 : 그거지, 그거. 선천성…그런 장기장애. 약간 신장이 두 개 있나 한 개 있는 거.
를르슈 : 둘이 찌를 때 합의해서 명치를 찔렀어야 했는데. 만민공통급소니까.
스자쿠 : 그러면 즉사해서 마지막 대사도 못하고 바로 죽었을 걸.
를르슈 : 어차피 픽션이니까 봐주지 않을까.
C.C. : 엉터리 같은 C의 세계 설정, 코드…. 팬들이 많이 추측하는대로 되겠거니 싶었다. 그리고 그런 칼에 찔리면 그냥 냅둬도 과다 출혈로 죽는다, 바보들아.
Q.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첫 감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를르슈 : 이게… 이게 이렇게 될 일인가?! 과연?!
C.C. : 그게 그렇게 되었다.
스자쿠 : 과연 그렇게 되었다.
를르슈 : 왜 다들 그렇게 쉽게 납득하지?!
Q. 그러고보니 너무 쉽게 납득한다.
C.C. : 고생은 내가 제일 많이 하는데 왜 를르슈가 납득을 못하지?
를르슈 : C.C.는 계속 연기하던 캐릭터대로만 하면 되지만, 나는 초반, 중반, 후반 완전 느낌이 다 다른 연기를 해야되서 힘들다. 도중에 좌절하는 부분까지 있고, 고민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스자쿠 :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척 하며 붕대 두르고 를르슈 때리는 일 말고는 별로…. 보통의 <코드 기어스>랑 다를 게 없었던 느낌이라. 연기가 그렇다. 근데 때릴 때 진심이 되는 게 좀 힘들다.
Q. 촬영장에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C.C. : 영화 초반부에 테스트 촬영을 할 때, 를르슈가 밥상 앞에서 밀치는 장면에서 진짜로 코피가 났다.
를르슈 : 그런데 그 테스트 촬영 씬으로 편집이 되었던 걸 보고서, 테스트 촬영 때에도 연기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C.C. : 일부러 그런거지.
를르슈 : 애 키우는 게 쉬운 줄 알아?
스자쿠 : 사막에서 나이트메어 조종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서 제로 가면을 벗다가 자꾸 바닥에 떨어뜨려서 그 장면 촬영에 가면을 세 개 깨먹었다.
를르슈 :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예비분의 가면까지 다 깨먹어서 나중에 시중에 파는 제로 가면을 급하게 구해서 찍었다. 잘 보면 제로 스자쿠가 가면을 벗을 때, 가면이 미묘하게 굿즈 같은 느낌이 든다. 가면 벗고 내려놓는 클로즈업 샷도 있었는데….
스자쿠 : 편집에서 잘려나갔다. 솔직히 나이트메어에 타는 스자쿠 연기를 하는 중에 가면을 쓰거나 벗거나 해본 적이 없어서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고, 그 기체는 원래 스자쿠가 타던 랜슬롯도 아니었고.
를르슈 : 그렇게 감독님한테 핑계를 대면서 나중에 커피를 샀다.
C.C. : 깨진 제로 가면 전시회도 할만큼 많이 깼으니 영화 망하면 한 번 열자.
Q. 영화가 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다니, 기대하던 팬들에게 좀 그렇지 않나?
스자쿠 : 우리는 예전에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거지.
를르슈 : 그런 말 하지 마라!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크게 욕심 없다.
C.C. : 들인 돈이 얼마인데 그런 소리를.
스자쿠 : 참고로 여기서 C.C.의 개런티가 제일 비싸다.
를르슈 : 제일 부러워. 선배님, 얼마나 더 선라이즈에서 굴러야 선배님 몸값만큼 벌 수 있을까요?
C.C. : 네 옆에 제일 열심히 구른 스자쿠도 그런 거 안 물어보는데 건방지네.
스자쿠 : 열심히 만든 <부활의 를르슈>, 제작 발표 당시에는 팬들의 기대를 받으며,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집중했다. 다른 스케쥴도 없이 촬영에만 집중하도록. 모두 열심히 했으니 영화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돈 이야기 그만해, 둘 다.
Q. 이번 <부활의 를르슈>가 기존의 ‘코드 기어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를르슈 : 나나리가 눈을 계속 뜨고 있어서 편하다고 했다.
스자쿠 : 맞다. <반역의 를르슈> 촬영 때에는 계속 눈을 감다가 반사적으로 뜰 때가 많아서 NG컷이 많았다. 후반부로 가면서 기어스를 풀고 눈을 뜨고 있을 때 오히려 이게 아닌 거 같아서 자꾸 감으려고 하는 거에 스스로 투정을 부렸다.
를르슈 : 근데 <부활>에서는 나나리가 눈 뜨고 있는 장면이 얼마 안 있다가 납치 되어서 물 속에서 계속 또 감고 있어야 해서 이게 뭔가 싶었다고. (웃음)
C.C. : 나나리는 캐릭터에 몰입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를르슈와 내가 떠돌아다니는 씬을 찍을 때, 촬영장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를르슈 : 내가 보낸 라인도 안 읽어주고.
C.C. : 그때 를르슈를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자기는 를르슈가 살아있는지 모르는 나나리 캐릭터에 집중하고 싶다고 해서.
스자쿠 : 인스타그램이랑 트위터랑 페이스북 다 차단 당했지?
를르슈 : 결론은 기존의 ‘코드 기어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를르슈는 나나리한테 차단 당했다는 거네.
Q. C의 세계에서 나오는 샤를과 마리안느가 우정출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를르슈 : 마리안느 씨가 밥차를 쐈다. 샤를 씨도 고급 도시락을 보내줬다. 두 분 다 커피 차를 한 번씩 쐈다.
스자쿠 : 리허설 때 두 분이서 누가 더 사악하게 웃는지 시합했다.
C.C. : 샤를이 이겼다.
를르슈 : 그 웃는 장면을 위해서 주렁주렁한 가발과 분장을 다시 했는데 솔직히 샤를 씨가 이겨야 했다.
스자쿠 : 샤를 씨와 마리안느 씨, 를르슈랑 나나리랑 네 명이서 사진도 찍었다. 다 같이 해맑게 웃고 있어서 합성사진 같은 가족사진이다.
C.C. : 반역이고 부활이고 뭐고 다 필요없는 분위기라서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Q. 부활해서 제로가 되는 를르슈는 어떤가?
스자쿠 : 가면 안 써도 돼! 너무 좋아! 를르슈 계속 살아서 제로해줬으면!
를르슈 : 애초에 너 가면 쓰고 있는 장면 얼마 없었잖아.
스자쿠 : 이제서야 말하지만 <반역> 찍을 때, 마지막 장면에서 가면 쓰고 칼 들고 달리는 거 힘들어서 후속작 안 나오길 바랐다. 그 가면, 안에 기계가 설치 되어 있어서 발열도 엄청나고, 숨쉬는 것도 힘들고…. 후속작이 나오면 스자쿠가 제로가 되어서 뭔가 하는 장면이 나올 텐데 가면을 또 써야한다니.
를르슈 : 그래서 일부러 가면을 깨먹었다는거군. 그거 하나에 얼만줄 알아!
스자쿠 : 무사히 촬영했으니,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영화에서는 티 안 난다.
C.C. : 스자쿠가 깨먹은 가면 때문에 CG처리 많이 했다.
스자쿠 : 아니, 아니. 이건 부활해서 제로가 된 를르슈에 대한 이야기니까 그 이야기를 하자. 솔직히 말하면 를르슈는 를르슈다. <반역> 내내 를르슈는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기 위한 제로를 연기했는데, <부활>에서는 세계를 부수기보다는 평화로운 세계의 현상 유지를 위한 느낌이라.
C.C. : 이제껏 말도 안되는 작전으로 <반역>에서 다 해먹었는데 <부활>에서도 그걸 하려니 를르슈도 제로를 하기엔 늙었지. 솔직히 말해서 형편없다. 내가 없으면 걘 죽었어.
스자쿠 : C.C.레퀴엠 (웃음)
를르슈 : 스스로 연기하면서 오랜만에 제로가 되는데…. 기분이 좀 묘했다. 멀쩡히 살아있는 제로 스자쿠를 앞에 두고 자기 마음대로 제로의 이름을 또 빌리는 느낌이라. 그리고 기술이 발달했는지 가면 통풍이 더 잘되서 좋았다!
스자쿠 : 맞아! <반역> 때 쓰던 거랑 완전 다르더라.
Q. 예고편에 스자쿠가 채찍질을 당한다. 다들 충격이었는데.
스자쿠 : 그거 할 때 지쳐보여야한다고 해서 촬영 전날 하루 굶고 나갔다.
를르슈 : 근데 때리는 샤리오도 무리하게 체중 감량하고 나온 터라 근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채찍을 휘두르질 못했다.
스자쿠 : 아프지도 않은데 아파야하고, 하루 굶는다고 지쳐보이지도 않는 체력 바보라 솔직히 인생 역대급으로 제일 힘든 촬영이었다. <부활>의 모든 촬영 스케쥴이 끝나고 나서 샤리오랑 라멘 곱빼기로 세 그릇 먹었다. 차슈 추가해서 더 먹고. 2차로 불고기까지 먹었다.
C.C. : 감독한테 들었는데 나중에 채찍질 하는 장면의 사운드를 더 만져서 겨우 그럴싸해보이게 나왔다.
스자쿠 : 매달려있는 동안에는 화장실을 못가서 물도 못 마시고.
를르슈 : 보고 있기 짠해서 쉬는 타임마다 푸딩을 떠먹여줬다.
C.C. : 위에 갇혀있는 나나리는 를르슈가 살아있는 걸 모르고 싶은 연기를 계속 해야한다고 를르슈를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자쿠 : 나 보러 왔냐고 물어봤는데 나나리랑 같은 촬영날이라서 겸사겸사 보러왔다는 이야기에 맥이 빠져서 연기에 도움이 됐다! 를르슈 푸딩 고마웠어!
를르슈 : 협찬 받았다.
스자쿠 : 를르슈가 직접 만든 거다. <반역> 때 먹었던 그거랑 똑같았다.
Q. 스자쿠와 를르슈의 재회 장면이 인상적인데.
를르슈 : 영화 속에서는 스자쿠가 아파죽는 와중에도 때리는 거지만, 사실 촬영장에서는 잘 먹고 잘 살던 중에 연기에 들어가는거다. 스자쿠를 믿고 대역을 안 쓰고 직접 연기하기로 했다. 합을 맞추는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
스자쿠 : 합을 맞춰도 어차피 를르슈는 나한테 맞아야 돼서. 뭘 믿고 직접 연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반역> 때 를르슈가 제로인 걸 알았을 때, 머리를 밟았던 그 때가 생각났다.
를르슈 : 말하지마.
스자쿠 : 그래.
C.C. : <반역> 찍을 때 스자쿠한테 머리를 밟힌 를르슈는 촬영이 끝나고 한참동안 울었다. 황제한테 팔리는 장면에서도 엄청 울었다. 이렇게까지 아프게 때려야하냐고 스자쿠를 붙잡고 울던 걸 봤다.
스자쿠 : 그때 나한테 맞아봤으니까 이번엔 분명히 대역 쓰겠지 했는데 (웃음)
를르슈 : 내가 엄살을 떤 게 아니라 스자쿠는 힘이 세다. 진짜 아프다. <부활> 때 두들겨 맞고 나서 울음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C.C.가 빨리 와서 말려줬으면 하고 맞았다. 솔직히 스자쿠가 뭐라고 하는지 촬영 당시에는 기억 안 나고 영화 보면서 알았다. 그렇게 를르슈 생각을 했으면 적당히 때려야지.
스자쿠 : 배우 스자쿠는 열심히 체중관리 하면서 건강 유지 중이었으니까. 를르슈를 때리는 스자쿠는 사실 엄청 건강한 상태였다.
Q. 나나리를 구해내는 를르슈는 어땠는지?
C.C. : 이게 이렇게 될 일인가…?
스자쿠 : 아, 방금 전에 를르슈가 했던 말. 나도 동감.
를르슈 : 나나리한테서 차단 풀리는 날이어서 너무 좋았다.
스자쿠 : 그 전날까지 나나리한테 차단 당한 이유를 몰라서 를르슈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C.C. :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그 연기는 진짜였다. 소름 돋을 정도로.
를르슈 : 칭찬인가?
C.C. : 소름 돋을 정도로.
를르슈 : 욕인 거 같다.
Q. 마지막에 를르슈는 L.L.가 된다.
스자쿠 : 대본 받고 나서 제일 놀랐던 부분이다. L.L.? L이 두 개면 XL 아닌가.
를르슈 : 죽다 살아났는데 사람일 수가 없으니 그렇게 사는 수 밖에.
C.C. : 마지막에 촬영 끝나고 나와 를르슈가 같이 다니면 이제 치즈 크러스트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가 아니냐고 다들 (웃음)
스자쿠 : 그래서 피자를 먹었지 (웃음)
를르슈 : 내가 샀다.
Q. 혹시 모를 후속편에 대해서
를르슈 : 를르슈, 드디어 가면남 탈출. 아디오스 제로.
스자쿠 : 스자쿠도 가면남 신세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그거 인간적으로 너무 덥고, 습기차고…. 미세먼지에 좋을 거 같긴 하지만.
C.C. : C.C. 본명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제 밝히고 싶다, 내 이름.
Q.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를르슈 :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좀비 같은 를르슈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스자쿠 : 죽지 못해 사는 인생 어디까지 가는지 스자쿠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C.C. : <반역>으로 벌었던 돈맛을 잊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활약을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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