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8 현대 패러렐
행위 중의 스자쿠는 거의 제멋대로이다. 를르슈는 제 의지와 관계 없이 뒤집히는 제 몸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 하기에는 말할 힘도 없었다. 를르슈의 허리를 잡고 뒤로부터 밀어 넣는 자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자쿠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까. 이 상태로 키스를 해도 깊게 하지 못하니까 싫다. 그렇지만 이 체위를 할 때 깊숙하게 느껴지는 스자쿠 때문에 소리가 더욱 커져서 스자쿠는 더 느끼게 된다고 해서, 를르슈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깊게 들어온다. 방금 전에 사정한지 얼마 안 됐으면서 아직도 단단하다. 를르슈의 안은 이미 스자쿠의 정액으로 질척하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이어서 들리는 뒤에서의 추잡한 소리에 를르슈는 시트에 얼굴을 묻었다.
“부끄러워?”
“…닥쳐.”
“부끄럽구나, 를르슈.”
스자쿠의 정액과 타액, 젤이 스자쿠의 것으로 휘저어지는 소리가 사정 없이 들린다. 스자쿠가 움직임을 크게 할 수록 그 소리는 커졌다. 를르슈가 듣기 싫어하는 걸 아니까 더 그러는 것이다. 정말 제멋대로다.
안쪽의 느끼는 부분까지 콱콱 쳐박는 느낌에 를르슈는 숨을 제대로 못 쉬었다. 입술만 뻐끔거리고 숨을 쉬지 못하는 를르슈를 보고서 스자쿠가 몸을 내리며 를르슈의 입술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를르슈, 숨 쉬어야지.”
“하, 으, 깊게, 하지 마….”
“그게 좋으면서.”
혓바닥을 휘젓는 스자쿠의 손가락에 혀가 놀아났다. 입이 닫혀서 스자쿠의 손가락에 상처라도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를르슈는 그 손가락을 애무하듯이 혀로 감싸는 것이 고작이었다. 제 몸 위를 덮듯이 누르고 있는 스자쿠의 무게 때문에 숨도 색색거리면서 쉬는 것도 힘들었다. 안쪽에 들어찬 스자쿠의 것은 방금 전처럼 크게 움직이는 것보다는 느끼는 부분을 살살 문지르는 것으로 노선을 바꾼 것 같았다. 를르슈에겐 그게 더 고문이었다.
“여기, 내가 누를 때마다 떨고 있어.”
스자쿠는 를르슈의 혓바닥을 누르면서 말했다. 소년 같이 웃는다. 아주 천진난만하게. 그가 말하는 ‘여기’라는 건 를르슈의 안쪽을 말하는 것이다. 스자쿠가 그 부분을 박고 문지를 때마다 를르슈는 미칠 것 같았다. 알면서 그러는 주제에, 그런 주제에 소년처럼 웃어. 나쁜 자식. 욕하고 싶지만 스자쿠의 손가락 때문에 말할 수가 없었다.
“호흡은 나아진 거 같고…. 키스는 무리인 것 같지만.”
“…가슴, 만지지 마.”
“안 만져주면 속상해 할거잖아.”
겨우 풀려난 혓바닥 다음은 가슴이었다. 제 타액으로 축축해진 스자쿠의 손끝이 가슴에 닿는다. 안 그래도 전희로 시달린 유두와 유륜이 찌릿거릴 정도로 간지러웠다. 만지는 방법이 너무 교활해. 스자쿠의 두 손이 양쪽 가슴을 동시에 만지면서, 안쪽을 문지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능숙한 섹스가 기분이 좋은데, 기분이 좋으면서 농락 당하는 기분이라 싫다.
“스, 자쿠우….”
“응, 를르슈.”
대답 한 번에 목 뒷덜미에 입술이 닿는다.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에 스자쿠가 그곳에 키스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무겁고 뜨겁고 힘든데, 대체 기분이 좋은 이유가 뭘까. 스자쿠여서? 아무리 좋은 머리를 타고 났다고 소리를 들어도 섹스 중에는 아무런 답도 할 수가 없다.
“나, 얼굴….”
“를르슈 얼굴 귀여워.”
잠깐 옆으로 보이는 그 얼굴이 뭐가 귀엽다는건지. 를르슈는 제 가슴을 꼬집는 손길에 소리를 높였다. 아, 그거 싫어. 눈물이 절로 나는 것에 스자쿠가 또 입술로 왼쪽 눈물을 빨아들이는 것이 느껴졌다. 를르슈가 몸을 움츠리면서 안에 있던 스자쿠의 것이 살짝 뒤로 빠진 것도 싫었다. 더 들어왔으면, 더 깊게, 방금 전처럼 세게….
“가슴 많이 아팠어? 미안.”
“아니, 나, 얼굴….”
“귀엽다니까. 예뻐.”
이 자식이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해야 귀여운거지.
를르슈는 고개를 저으며 스자쿠 쪽으로 겨우 고개를 돌렸다. 있는 힘껏 몸을 돌려도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나, 스자쿠 얼굴…. 제대로 보고 할래.”
“…아.”
“스자쿠, 또 커지네.”
를르슈는 제 안을 또다시 채우는 것에 키득거렸다. 사실 웃을 여유 따위 없지만. 몸이 순식간에 뒤집히고 천장이 보인다. 그 다음에 마찬가지로 여유를 잃은 스자쿠의 얼굴이 들어온다. 그 와중에 삽입한 건 빼지 않고 돌리는 건 정말 할 때마다 대단한 기술이다.
“얼굴 제대로 보이니까 키스도 할까?”
“응, 가슴도 다시 만져.”
“를르슈가 하자고 한거야.”
또 내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놈을 좋아하게 되다니. 나도 취향 참 이상하지. 를르슈는 대답 대신에 스자쿠의 목을 끌어안았다. 벌어진 다리로 스자쿠의 몸이 느껴진다. 이 자세가 제일 좋다. 스자쿠를 온몸으로 끌어안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키스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내 몸에 키스를 원하는대로 퍼부어 주는 스자쿠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진짜로 다시 키스를 하는 스자쿠의 혀를 허겁지겁 받았다. 입술이 맞부딪히는 느낌이 좋았다. 섹스를 한지 제법 오래 되어서 서로 입술이 부어있는 게 느껴져서 웃음이 조금 났다. 를르슈의 혀를 제 입안으로 끌어가 한참이나 물고 있는 스자쿠는 를르슈의 입안에 있던 타액까지 빨아먹었다. 덕분에 코로 호흡하던 중이었는데도 숨이 부족해서 잠깐 목을 끌어 안고 끙끙거렸다. 얼굴이 빨개진 를르슈의 쇄골에 입을 맞추면서 스자쿠는 사정했다. 를르슈도 스자쿠가 만져주는 손에 뒤따라 사정했다.
방금 전 키스의 여운 때문에 멍해진 채로 스자쿠를 쳐다보고 있자, 스자쿠가 땀에 젖어 엉망인 머리를 만져주고 있었다. 녹을듯이 달콤하게 쳐다보는 그 시선에 괜히 부끄러워서 시선을 피하고 있으면 스자쿠가 입을 열었다.
“방금 전의 키스, 좀 심했나?”
“…나쁘진 않았는데, 왜 그랬어?”
“아니 별건 아닌데…. 를르슈는 맨날 아래로 내 정액 먹는데, 나는 를르슈 침이라도 먹으려고. 그래야 계산이 맞지 않나 싶어서.”
“……넌 정말 바보다.”
다정하고 부드럽게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게 입에서는 멍청한 말이 나오면 어디에서 감동을 해야하는지. 를르슈는 엉망이 된 시트에 얼굴을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다. 열이 좀 가시고 나니까 몸이 식는 게 느껴졌다. 이제 씻을까. 아니, 그냥 한 번 더?
“먼저 씻고 있을래? 그 사이에 시트 정리 해놓을게.”
를르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스자쿠가 말했다. 스자쿠와 눈을 맞추며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던 를르슈는 오랜만에 큰 결심을 했다.
“아니, 욕실에 가서 2차전이다. 수중전을 하는거다.”
“…!”
“아, 근데 좀 낭비인가? 물에 떠다니는 정액을 보는 건 좀 싫기도 하고.”
“사랑에 낭비가 어디 있어? Yes, your majesty.”
너 그 대사 되게 좋아한다? 스자쿠의 품에 안겨 욕실로 이동하면서 를르슈가 웃으며 물었다. 몰라, 입에 착착 붙어.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또 키스를 했다. 수중전 오랜만이라서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스자쿠의 다부진 각오에 를르슈는 허리를 떨어가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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