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수 를르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남자, 를르슈 람페르지의 기적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남성 임신에서도 일어난 듯 싶었다. 스자쿠야 매번 상대해주는 를르슈가 기세 좋게 달려들고 나서 더는 못 하겠다고 목덜미에 달라 붙어서 쪽쪽거리는 것이 귀여워서 더 하는 게 좋았지만, 막상 의사에 입에서 나온 ‘임신’이라는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몰랐다.
남성 임신의 확률을 높여주는 시술로 유명한 남성 산부인과를 나오면서 를르슈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다.
“봐라, 스자쿠. 이제 너는 죽을 때까지 내 것이다.”
“…그 맹세는 결혼식 때도 했잖아.”
“아이가 있고 없는 건, 너의 그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질머리가 이혼과정에 있을 양육권 다툼 문제에서도 귀찮아서 이혼을 덜 생각…!”
“난 를르슈랑 이혼 안 해!”
임신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를르슈를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의사의 진단에 이렇게까지 안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조금은 씁쓸했다. 나 그렇게 믿을 수 없나? 난 정말 를르슈 뿐인걸. 그 이전에 화려하게…거의 화류계의 신사마냥 놀긴 했지만 그래도 정착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를르슈를 향한 애정의 반작용이었다.
를르슈를 조수석에 앉혔다. 안전 운전해라. 내 몸은 지금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대해져야 할 때니까. 를르슈의 당부에 스자쿠는 한숨을 쉬었다.
“한숨도 안된다!”
“왜?”
“아기가 들으니까. 너와 나의 아기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좋은 거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어. 한숨은 부정적인 거니까 안 돼.”
“…….”
아직 귀가 있긴 할까. 스자쿠는 한숨을 삼키며 주차장을 나왔다. 아무튼 임신되서 다행이다. 아기 용품이랑 뭐, 곧 연하장에 돌릴 초음파 사진 한 장 정도면 되려나? 방금 전에 찍은 사진 있으면 달라고 해? 스자쿠의 쏟아지는 질문에 를르슈는 태연하게 다 대답했다. 아기 용품은 내가 고를 거야. 제일 처음 찍은 초음파 사진은 너랑 나나리한테만 줄거고. 아직 점처럼 보일 만큼 작으니까…. 설 즈음에 다시 한 번 찍으면 좋겠어. 그때는 나 혼자 올게.
“뭐? 혼자서 온다고? 됐어, 내가 반차 내고 올게. 예약을 오후에 잡아놔.”
“초기라서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 돼.”
“초기니까 더 조심하라는 말 못 들었어?”
“…싸우지 말자, 스자쿠.”
“싸우는 게 아니라…. 아냐, 그래. 그래도 혼자는 위험해.”
가끔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비인간 남편을 믿어봐. 스자쿠는 집으로 돌아가며 그렇게 말했다. 를르슈는 믿어보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크게 신용하지 않는 듯 했다. 스자쿠는 워낙에 스스로 일을 잘 해내는 를르슈를 알기에 그가 건성으로 대답한 이유도 알았다.
알고 있었는데, 알았는데.
“…스자쿠가 이제 늦게 오는 건, 나를 의심하는거지?!”
“네?”
“뱃속의 아기도 네 아기인데, 나를 의심해서, 그걸 조사하느라…. 나는 정말 너 밖에 없어, 스자쿠!”
신용할 수 없는 건 알았지만 매일 저녁마다 이렇게 우는 를르슈는 솔직히 곤란하다.
배가 살짝 동그랗게 올라온 모양이며, 얼굴이 평소보다 반드르르하게 빛이 나는 를르슈는 누가 봐도 임신한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 매일 저녁 스자쿠의 퇴근마다 수트 자켓을 정리하고는, 스자쿠의 셔츠가 다 젖을 때까지 우는 를르슈는 어떻게 대해야할 지 몰랐다.
“내가 어떻게 를르슈를 두고….”
“중학교 1학년, 같은 반 여자애한테 고백 받고서 3주 동안 사귀면서 나한테 3주 내내 도시락 싸게 만들었어.”
“……..”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여자애랑 같이 하기 수영 강습 들으러 갈 테니까 나한테 놀러오라고 해놓고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지.”
“…그땐 어릴 때고, 를르슈한테 질투 받고 싶어서.”
“그래?! 그렇다면 우리가 진짜 사귀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모르는 여자애들한테서 초콜릿 48개를 받았어!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도 모르면서 나보고 그거 다시 녹여서 판초콜릿으로 만들어달라고 했지!”
“…를르슈가 나한테 초콜릿 안 줘서 그만.”
“난 남자니까! 발렌타인데이는 여자애들의 날이지?”
“그래도 나는 를르슈한테 초콜릿 줬는데!”
“그 날의 그 감동을 깨버리는 데까지 너는 8시간이면 충분했어. 그래, 이제 이 관계도 끝인거야. 아기가 있어도…. 너는 나를 배신한거다.”
엊그제 병원에서는 안정기라고 했는데, 를르슈의 불안증은 날이 갈수록 더해갔다. 어느 정도냐면, 나나리를 부르는 걸 꺼릴 정도였다.
“이번주 주말에 나나리랑 오랜만에 셋이서 놀까?”
“말 돌리지마라! 너의 추접한 모습을 나나리한테 보여줄 수가 있을 리가 없잖아?!”
“…….”
“나나리한테도 사랑한다고 말할거냐? 나한테 한 것처럼?”
“내가 사랑하는 건 를르슈 뿐이야. 나나리는 그냥 를르슈의 여동생이니까….”
를르슈는 히끅거리며 울었다. 여동생까지 부정하는 오빠는 최악이다. 나는 최악이야. 최악인 오빠. 나 따위가 네 아기를 낳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를르슈의 우는 소리에 스자쿠는 그의 몸을 끌어 안고 소파에 앉았다.
이제 모든 레파토리가 떨어졌다. 를르슈라면 하루에 다섯 번 정도 안심되는 멘트를 해주겠지만, 지금 상대가 를르슈니까 통할 게 하나도 없다. 이렇게 가다가는 스자쿠의 흑역사가 털리는 게 먼저다.
“정말 날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진짜야. 이렇게 맨날 울고 불고 해도 귀여운건 를르슈 밖에 없지.”
“얼마나 사랑해?”
“를르슈는 나 얼만큼 사랑해?”
“…머리 쓰지 마라. 내가 묻는 거니까 반문은 허락하지 않아.”
를르슈가 나 사랑하는 만큼의 백 배라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어깨에 기대오는 를르슈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느낌과 감촉이 매번 닿을 때마다 감탄이 나오게 했다. 정작 를르슈와 같은 샴푸와 컨디셔너를 쓰는 스자쿠는 이 느낌을 낼 수 없다.
“왜 요새 하지 않아…?”
“안정기에 들어선지 얼마 안 됐잖아. 무리하면 위험하고.”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아니지?”
“출퇴근 카드 머신이라도 달아둘까, 를르슈…. 그럼 좀 안심이 돼?”
“진짜로 달아도 되냐?”
집에서 혼자 있는 를르슈가 사람(아마도 남자)을 불러서 머신을 다는 상상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AV도입부다. 고생하시는 것 같아 차를 준비했어요. 요새 남편이 저를 봐주질 않아…임산부는 역시 보기 흉한걸까요? 아닙니다, 부인은 충분히 아름다우세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유혹하는 것도 무리이고,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저의 상대를….
“안 돼. 그냥 내가 메일 보낼게.”
“안심이 그럼 안 돼.”
“…무슨 근거로 왜 자꾸 나를 의심하는거야? 나는 를르슈를 사랑하는데. 주변에서 뭐라고 해? 허튼 소리하는 사람 있어?”
“솔직하게 말해도 돼?”
“지금이야말로 솔직해져야 할 때지.”
를르슈의 나긋한 손이 스자쿠의 허벅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완전히 손에 익은 이 느낌은 권유하는 손짓이지만, 를르슈의 표정은 유혹의 상대를 농락하기보다는 불안한 듯이 훑는 것이었다. 스자쿠는 호흡을 짧게 내쉬었다.
“아침마다 여기, 이제 하고 있지 않으니까 더 발기할 거 같은데, 이제 그러지 않는게…. 아마 밖에서 다른 상대라도 만들어온 게 아닐까.”
“아, 아침 발기로 내 성욕을 체크해?”
“예전에는 내가 살짝 손만 대도 쌀 것처럼 그랬잖아.”
그때는 자는척하면서 서투른 펠라치오를 하는 를르슈가 보고 싶어서 쌀 뻔 한 거였다. 진실을 모르는 를르슈는 최근 며칠동안 스자쿠의 아침 텐트가 예전같지 않음에 대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역시 다른 상대를…. 아니면 나로 하기는 싫어진 거야?”
“아니야! 진짜로! 앞으로도 죽고 나서도 를르슈 뿐이야!”
“그런데 왜 하지 않고, 하려고 해도 예전처럼 되지 않아? 싫어졌어? 임신하니까? 책임지기 싫어졌어? 언제라도 이혼할 수 있었는데?”
“안 그런다니까!”
스자쿠는 폭주하기 시작하는 를르슈의 망상을 다잡았다.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한 발씩 샤워할 때마다 빼. 급하면 새벽에 화장실 들어가서 빼고. 를르슈는 이제서야 안정기지만 지금도 입덧이 심하고 그러니까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나 혼자 처리하고 있어. 원한다면 이제부터 휴지라도 갖다줄까? 아니, 아니, 이건 못 들은거로 해줘. 아무튼 를르슈 말고 다른 사람 없어.
“정말로?”
“당연하지. 를르슈도 이제 그런 생각 하지 마. 아기한테 안 좋아.”
“…증명해, 스자쿠.”
“뭐?”
“지금 내 몸으로도 욕정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한다고.”
를르슈는 파자마 단추를 풀었다. 임신하면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유륜과 유두가 불거진 것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다 벗은 것도 아니고 팔뚝에 살짝 걸친 를르슈는 스자쿠를 쳐다보며 빨리,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를르슈 안에 넣어도 돼?”
“안정기니까, 되겠지.”
“위험할 거 같은데.”
“깊게 들어오면 내가 말할게. 나랑 해.”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해.”
“펠라치오는…?”
난 불안하단 말이야. 스자쿠가 이제 예전처럼 안아주지 않고, 키스 정도로 만족할 만큼 어린애도 아니야. 스자쿠의 모든 게 갖고 싶어서 임신까지 했는데, 스자쿠가 날 필요로 하지 않으면 이게 무슨 소용이야. 나를 안아, 안아줘, 스자쿠. 아니면 내가 너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증명을 하게 해줘. 나도 이제 싫어, 너를 의심하는 거, 너에게 나 뿐인 걸 알면서, 매번 이런 생각을…!
다시 울기 시작하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를르슈를 보고서, 스자쿠는 그를 황급히 품에 안아들었다. 아기도, 를르슈도 놀랄 수 있겠지만 이제 쌍방 한계라는 걸 알았으니 거칠 것은 없다.
한 마디로, 조건은 올 클리어!
“하고 싶은 거 다 하자. 대신 펠라치오는 무리야, 를르슈 토할 수도 있으니까.”
“…스자쿠가 해주는건?”
“나한테 펠라 받고 싶어?”
“…….”
목덜미까지 빨갛게 물든 를르슈의 반응에 스자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좋아. 를르슈가 소리지를 때까지 할거야. 내일 토요일이니까 깊어서 싫다는 말 빼고는 다 할거야.
임신을 작정하고 나서 거의 쓰지 않았던 콘돔을 꺼냈다. 를르슈가 해주겠다고 하는 말에, 스자쿠는 알겠다면서 버클과 지퍼를 풀었다. 드로즈를 살짝 내리면서 를르슈가 입술 끝으로 뱉는 한숨이 느껴졌다. 바로 기립하는 자신의 건강한 페니스에 스자쿠는 쓴웃음이 났다. 완전히 발기한 페니스에 를르슈가 콘돔의 포장을 뜯으면서 조심스럽게 쓸어 내리며 씌웠다.
“이제 젤 바를게.”
오랜만이라 얼마나 될지 몰라 그냥 남은 젤을 다 써버렸다. 텅텅 비어버린 케이스를 보고서 를르슈가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이니까 더 잘 풀어줘야하는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 를르슈의 안에 들어간 손가락은 처음부터 두 개였다.
“아, 스, 스자쿠, 잠, 깐…!”
“미안. 빨리 풀고…. 를르슈가 위로 올라타는 게 조절하기 편하지?”
“마음, 대로, 너, 넣, 지, 마, 아, 앗, 안에, 안에, 이상해.”
“오랜만이라…. 좀만 더 하고 자세 바꾸자.”
더 들어가면 아기가 있고, 그 살짝 아래에는 를르슈가 느끼는 부분. 스자쿠는 를르슈가 느끼는 부분을 넘어서서 그 안을 마구잡이로 헤집는, 폭격에 가까운 섹스를 좋아했다. 그때마다 무섭다고 우는 를르슈를 달래가며 안는 것이 좋았다. 세상에 없을 냉정으로 자기를 끌어안는 손이 덜덜 떨리고 벌어진 다리 끝이 오므라들면서 스자쿠의 허리를 감싸는 것이 그의 독점욕을 채웠다. 하지만 당분간은 그걸 쉬어야한다.
다리가 벌려진 채로, 발기한 페니스 끝에는 프리컴이 맺혀있는 를르슈는 임신했다는 증거로 동그랗게 올라온 배만 아니었다면 더 울릴 수 있지만. 스자쿠는 를르슈를 제 허벅지 위에 태웠다.
“내가 집어넣으면, 를르슈, 힘들테니까.”
“…나, 못, 못 넣어.”
“하자고 한 건, 를르슈야.”
“조절 못 해, 더 하고 싶어질거야. 아기가 다칠 지도 몰라.”
를르슈의 허리와 골반의 이어지는 구간을 손으로 쥐면서 스자쿠는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패기로 방금 전까지는 나랑 하자느니 그런 말을 한 거야. 스자쿠는 를르슈의 벌어진 하얀 엉덩이 사이에 제가 열심히 풀어놓은 구멍에 제 페니스 끝을 맞추었다. 히익거리며 스자쿠의 가슴팍에 올라온 를르슈의 주먹에 힘이 들었가는 게 보였다.
“나도 조절 못 해. 그래도 넣어?”
“스자쿠를, 느끼고, 싶은데, 아기가아….”
말끝이 늘어지기 시작하는 를르슈는 이제 답을 찾을 수 없다. 스자쿠는 다시 를르슈의 몸을 뒤집었다. 들어올듯 말듯 했던 페니스가 아예 빠져나가자 를르슈가 아쉬움에 스자쿠의 허리에 감싸던 다리가 떨어져 내려갔다.
이건 처음인가. 스자쿠는 콘돔을 빼버렸다. 이제 의미 없어, 이거. 를르슈는 스자쿠의 거친 말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를르슈의 허벅지 사이를 모았다. 하얀 허벅지 사이와 분홍빛이 도는 성기와 구멍이 정신을 혼미해지게 만들었다. 그 사이에 제 것을 쑤셔 넣으며 스자쿠는 허릿짓을 시작했다.
아, 아, 스자, 스자쿠, 잠깐, 이상해…. 부딪히는 게, 문질러져서, 안에 들어온 거 같아. 스자쿠는 를르슈의 배가 눌리지 않게 최대한 노력했다. 를르슈는 성기와 회음부까지 문질러지는 스자쿠의 자극에 숨이 넘어갈 것처럼 울었다. 그가 멈춰달라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스자쿠는 듣지 않았다. 이쪽은 하루 두 번 자위할 정도로 너를 위해 참고 있는데, 외도를 의심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그저 페니스끼리 부딪히고, 허벅지살 사이에 비볐을 뿐이었늗네 둘은 절정이 빨랐다. 미끈미끈한 정액이 를르슈의 몸에 닿았다. 스자쿠는 오랜만에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 이상했어.”
“이상하기만 했어?”
“…좋았어.”
배 위로 정액이 뿌려진 를르슈가 몸을 겨우 일으키며 말했다. 스자쿠는 그의 입술에 제 것을 갖다대며 혀를 섞었다. 얇은 입술은 핥을 수록 기분이 좋았다. 혀까지 얽히는 감각이 좋아서 한참이나 키스를 하면서 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더 진해진 색이나 부풀어오른 가슴은 손에 감기는 감촉이 좋았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혀를 빨면서 제 가슴에 닿는 애무에 신음했다.
낮은 목소리에서 높은 목소리까지 단숨에 그를 끌어오르고 내리는 건 자기 밖에 없다는 생각에 스자쿠는 기분이 좋아졌다. 오랜만에 자위 말고 섹스도 좋고. 안정기니까 삽입 말고도 다른 방식으로 계속 해볼까….
스자쿠가 키스 중에 눈을 가늘게 뜨고 를르슈를 살피고 있었다. 속눈썹이 깜빡거리는 걸 봐서 를르슈는 눈을 뜨고 있었다. 가늘게 뜨고 있기 때문에 서로 눈을 뜨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를르슈의 손은 조심스럽게 제 가슴에 닿은 스자쿠의 손으로 다가왔다. 그 손이 어디로 향할까. 스자쿠는 를르슈와의 키스에 집중하는 척, 그의 손이 어디로 끌고 갈지 짐작했다. 젖은 소리를 내며 입술이 떨어졌다. 스자쿠의 손이 닿은 곳도 목적지에 도달했다.
“나한테, 펠라…. 해주기로 했잖아.”
다리까지 더 벌리면서 를르슈는 쾌락으로 젖은 눈으로 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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