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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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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포인트

DOZI 2025.11.20 16:52 read.102 /

어느날 를르슈 람페르지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꼴리게 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그런고로 남자친구 스자쿠의 를르슈 꼴림 포인트가 어딘지 안다면 를르슈가 매일 밤마다 스자쿠에게 안기면서 체력을 빼앗기는 일도 드물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근 나나리 생일 전전날까지도 스자쿠와의 격렬한 섹스 때문에 를르슈는 나나리 생일 당일에 반쯤은 정신을 놓다시피 했기에, 를르슈는 이 ‘꼴림 포인트’를 알아야만 했다. 나나리는 오라버니가 피곤하신가봐요, 하고 호호 웃기만 했지만 를르슈로써는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런고로 스자쿠의 꼴림 포인트만 안다면 를르슈는 그 꼴.포를 피해서 생활하고, 그렇다면 섹스를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를르슈 또한 스자쿠와의 섹스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끔씩 정도를 모르는 스자쿠의 성 관계가 정말 가끔, 아주 조금, 불편할 뿐이었다. 너무 좋아서 문제인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지. 그러니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꼴.포를 역이용한 예방책이 필요한 거다! 를르슈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면서 스자쿠의 꼴.포를 찾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를르슈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스자쿠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상의해 본 적도 없으며, 스자쿠의 시점에서 자신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것이었다.

우선 스자쿠에게 노골적으로, 너는 섹스를 너무 잘해서 문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했다. 에헤헤, 를르슈가 느껴줬다면 고마워, 라며 바보 같은 웃음이나 짓고 있을 스자쿠의 모습이 뻔했다. 스자쿠와 의논해보는 것은 기각이었다.

그럼 스자쿠의 시점에서 를르슈가 어떻게 보이는지, 그 지점을 고려해보기로 했다. 우선 엇비슷한 키 덕분에 딱히 위 아래로 쳐다본다고 해서 달라지는 점은 없는 것 같고. 를르슈는 거울 속의 자신을 빤히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를르슈가 어떻게 쳐다보아도 스자쿠는 ‘오늘따라 더 귀엽네’라던가, ‘오늘은 뭐 먹었어? 왜 예뻐?’ 같은 식의 멘트를 날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역으로 를르슈의 시점에서 스자쿠는 어떻게 보일까…? 를르슈는 스자쿠를 떠올렸다. 비슷한 키에도 스자쿠가 고개를 숙여 를르슈를 올려다보면, 그건 스자쿠의 필승각도였다. 무엇을 해도 먹히는 귀여운 얼굴이라서 를르슈는 영락없이 당해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런 걸 꼴림 포인트라고 하는 건가?! 그럼 스자쿠가 귀여워 보일 때를 벤치마킹해서… 아아, 그래, 그런 방법이!

를르슈는 기세좋게 자신이 세운 계획을 실험해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스자쿠와 를르슈의 업무는 널널했고, 섹스 좀 몇 번 격렬하게 한다고 를르슈가 손해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첫날, 스자쿠가 물을 마시다가 흘렸던 때를 떠올리며 를르슈는 따라해보았다. 스자쿠가 물을 흘렸을 때에는 턱끝에 맺힌 물방울이나 살짝 젖은 셔츠자락 같은 것이 좀 야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는 딱히 발기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오후 업무를 할 때 쯤에 그때 키스할 걸 그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 퇴근을 하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서, 를르슈는 물을 마시다가 슬쩍 흘려보았다. 본격적으로 할 건 아니었지만 입고 있던 셔츠 앞섬이 다 젖을 정도였다. 에, 이 정도로 흘리면 너무 노골적인거 아니야?! 를르슈는 너무 노린 게 아닌가 싶었지만 스자쿠는 다른 의미로 경악했다.

 

“를르슈, 물 흘렸잖아! 괜찮아?”

“아,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더니.”

“컵을 어떻게 대고 마신 건지 모르겠네…. 거의 뭐 들이부었잖아.”

“…….”

“내가 닦고 있을 테니까 를르슈는 셔츠 갈아입고 와.”

“…으응.”

 

를르슈는 물로 흥건하게 젖은 셔츠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스자쿠가 물을 흘렸을 때에는 뭔가 청춘의… 혈기가 잔뜩 느껴지는 그런 흥분감이 있었는데. 를르슈가 따라하니까 그 느낌의 절반도 없었던 모양이었다. 꼴림 포인트란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니, 를르슈가 꼴렸다고 해서 스자쿠가 꼴릴 이유는 없으니까, 뭐, 여기서는 아닌거지.

다음날 를르슈는 이번엔 우유를 흘려보았다. 대놓고 노린 것이었다. 정액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 액체를 턱께에 흐르게 하고 입술을 슥 닦아보이면 스자쿠는 우와, 하고 감탄했다.

 

“를르슈 우유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았어?”

“…뭐?”

“우유 먹는 를르슈가 귀여워.”

“…그래?”

“응.”

 

귀엽다, 정도로 끝났다는 것이 스자쿠의 감상이었다. 를르슈는 약간 실망했다.

그날 저녁 를르슈는 스자쿠보다 일찍 돌아와서 난방을 최대치로 틀어놓고 자는 척을 했다.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에 스자쿠가 더워서 반쯤 벗고 있었던 것이 야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추위가 가까워지는 이 계절에 반쯤 벗으려면 우선 난방을 틀어놓고 더웠으니 벗었다, 라는 핑계가 필요했다. 난방비가 조금 아깝긴 하지만 스자쿠가 이번에는 어떻게 넘어올지 생각하며 를르슈는 뜨끈한 방의 온도에 보란듯이 파자마 단추를 위에서 세 개, 아래에서 두 개를 풀고 가운데 두 개로만 버티면서 자는 시늉을 했다.

 

“를르슈, 어디 아파?”

 

그러다가 정말 잠이 들어버린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다 벗은 파자마를 꼭꼭 잠궈주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를르슈를 쳐다보았다.

 

“평소라면 덥다고 이정도로 난방 안 틀잖아. 어디 아픈가 싶어서.”

“……아프진 않아.”

“그래? 잠옷은 왜 또 다 벗었어?”

“…더웠나 보지.”

“몸살이라도 나려나? 어디 보자, 열이 있나…….”

 

스자쿠는 를르슈의 이마를 짚어보더니 열은 없는데, 라고 중얼거렸다. 를르슈는 거의 벗다시피한 파자마 노출에도 스자쿠가 아무 생각이 없어보이는 게, 어딘가 억울했다. 나는 네가 이러면 다 꼴렸는데, 너는 왜 반응이 없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스자쿠가 그럼 나 씻고 올게, 하는 소리에 그러던가, 하고 대충 대답해버렸다. 

침대에 누워서 스자쿠가 씻는 소리를 들으면서, 를르슈는 뜨끈뜨끈한 이부자리에서 몸을 지지면서 고민했다. 대체 스자쿠는 어디서 내 꼴림 포인트를 찾는 거지? 뭘 적시고 흘린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벗고 달려든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야. 그럼 어디서…? 꼭 잠긴 파자마 단추들을 손끝으로 쓸어보다가, 를르슈는 이 괴랄한 실험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어느 주말의 저녁이었다. 

스자쿠의 꼴.포를 찾을 수 없었던 것에 의기소침해진 를르슈는 스자쿠에게 내색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스자쿠가 어디서 자신에게 꼴림을 느끼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다고 스자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에, 를르슈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겠구나 싶었다.

포기에 지친 를르슈가 먼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스자쿠가 씻고 나올 테고, 둘이서 시시덕거리다가 잠을 자던가 하겠지. 섹스를 해도 상관 없긴 하지만… 아니 그래도 갑자기 하지는 않을 거 아니야…? 를르슈는 따끈한 침대의 온기에 녹아서 느려지는 두뇌회전에도 꼴.포를 잊지 못했다. 갑자기 하지는 않을 테고, 그럼 뭔가의… 그게 있을 텐데. 그렇지만 를르슈는 이내 지쳐서 침대 속에서 스자쿠를 기다리다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럼 뭔가의 그게 뭘까. 를르슈는 서서히 드는 한기와 뜨거운 스자쿠의 손끝에 눈을 떴다. 간접 조명 하나만 켜둔 채로, 으슥한 어둠 속에서 스자쿠가 를르슈를 부르면서 옷을 벗기고 있었다. 를르슈, 를르슈, 를르슈… 일어나, 를르슈, 일어났어? 를르슈는 자신의 파자마 단추를 하나 하나 벗기고 있는 스자쿠의 손길에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파자마는 평소와 같고, 다 잠가져 있고, 어딘가 젖지도 않았고 평소처럼 잠을 자고 있었을 뿐인데… 스자쿠는 대체, 어디서, 뭘, 느낀 걸까?

 

그런 걸 스자쿠만 알고 있다는 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를르슈는 스자쿠가 부르는 대로 대답했다. 뭐하는 거야, 너…. 스자쿠는 눈을 뜬 를르슈에게 웃으면서 키스할 뿐이었다. 이제부터 섹스할 거야. 를르슈는 낮게 속삭이는 스자쿠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가볍게 흥분하는 를르슈의 모습에 스자쿠는 만족스러운지 파자마 상의를 벗기고 바지까지 단숨에 내려재꼈다.

를르슈의 페니스는 반쯤 발기한 상태여서, 스자쿠는 그것을 귀엽다고 중얼거리며 빨기 시작했다. 자다 일어나서 하니까 를르슈가 더 귀여운 거 같아. 스자쿠의 목소리가 침실 안에서 울려퍼지는 게 너무 야해서, 를르슈는 귀를 막고만 싶어졌다. 스자쿠의 펠라치오는 집요하고, 를르슈를 봐주지 않고 사정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해서 미칠 것 같았다. 를르슈가 갈 것 같다고 말하는 것에 스자쿠는 그의 페니스를 더욱 세게 물고 빨아들였다. 흡입되는 힘이 강해지자 를르슈는 더 참을 것 없이 싸버리고 말았다. 스자쿠가 정액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왜 그걸 먹어, 라는 를르슈의 목 메인 소리에 스자쿠는 키득거리면서 다 삼킨 혓바닥을 보여주었다. 맛있어, 를르슈 정액. 기분 좋았지? 

스자쿠는 협탁에서 꺼낸 젤을 짰다. 스자쿠의 손바닥 체온에 데워진 젤이 엉덩이 사이를 파고드는 것에 를르슈는 부끄러워졌다. 매번 해왔고, 익숙한 일인데도, 오늘따라 뭔가 억울할 지경으로 더 느끼는 기분이었다. 를르슈가 시선을 못 맞추고 천장만 계속 쳐다보는 것에, 스자쿠는 그것을 알아차리고서 그의 시선에 가득 담기기 위해서 를르슈의 위에 올라탔다. 

스자쿠가 한껏 시야에 들어오는 것에 를르슈는 울고 싶어졌다. 허벅지 사이로 스자쿠의 페니스가 한껏 부풀어 올라 비벼지는 것이 느껴지고, 뱃속 아래를 꾹꾹 쑤시며 넓히는 손끝이 적나라했다. 스자쿠를 받아들이기 위한 몸이 되어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늘따라 더 깊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를르슈가 울먹거리는 모습에 스자쿠는 귀엽다고 입을 맞추었다. 비릿한 정액 맛이 감도는 키스에도 를르슈는 차라리 그게 나았다. 를르슈가 눈을 질끈 감고 키스에 응하는 것에, 스자쿠는 를르슈의 애널에 밀어 넣었던 손가락을 다 빼내고 페니스를 들이밀었다. 느릿하지만 그 부피감은 상당해서, 를르슈는 숨을 헐떡이며 키스하는 도중에 숨을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후우, 후우, 하고 숨을 몰아쉬는 를르슈를 스자쿠는 끌어안았다. 섹스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를르슈는 단숨에 절정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분에 스자쿠를 부르면서 그의 아무곳이나 붙잡고 훌쩍거렸다. 스자쿠의 움직임은 평소보다 더 야하고, 격렬하고, 참을 수 없는 느낌이라서, 를르슈는 스자쿠에게 너무하다고 중얼거렸다.

뭐가 너무해? 스자쿠가 물어보자, 를르슈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만 야한 거 같아. 스자쿠가 되물었다. 내가 야해? 뭐가? 를르슈는 더 이상 대답할 수 없었다. 신음으로 가득 차서 말들이 튀어나올 수가 없었다. 스자쿠의 페니스로 꽉 찬 아래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를르슈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스자쿠는 그런 를르슈에게 말했다. 내가 야한 게 아니야, 를르슈가 야한 거야. 를르슈 몸이 너무 야하고, 를르슈 말이 너무 야해. 스자쿠의 말은 하나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디가, 야한데? 를르슈가 겨우 흘리는 말 속에서 되물어보면, 스자쿠는 그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줄 뿐이었다.

뭐야, 그게. 그건 대답이 아니잖아. 를르슈가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면 스자쿠는 그의 뺨을 그러쥐고서 다시 한 번 키스를 했다. 이번에도 눈을 감은 를르슈는 스자쿠의 시선 아래에서 또 발개진 뺨을 하고 있었다. 섹스를 계속 이어나가는 스자쿠의 움직임에 를르슈는 대체 자신의 어디가 그렇게 꼴렸는지 궁금했지만, 그것을 차마 물어볼 수가 없어서, 그저 흐느끼며 흔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