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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ZI 2025.11.24 22:27 read.113 /

쿠루루기 스자쿠, 19살. 올해 대입 수험을 맞이하는 이 청소년은 를르슈 람페르지에게 있어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지금도 풀어보라고 내준 문제를 안 풀고 멀뚱멀뚱 를르슈만 쳐다보고 있는 스자쿠는 과외 시간에 배우려고 하는 의지도 없어보였다. 를르슈는 그 시선을 모르는척, 휴대폰을 몇 번 두드리다가 결국 스자쿠의 뚫어지듯 쳐다보는 시선에 지고 말았다.

 

“너 말이야, 올해 T대 가야하는 거 알아?”

“알아요. 아버지가 그러라고 선생님 붙여주신 거잖아요.”

“T대 갈 내신도 안되고, 그렇다고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거도 아닌 거도 알아?”

“알죠. 그래서 선생님이 저 가르치잖아요.”

“근데 왜… 공부를 안 해? 참고로 T대는 기부입학 같은 거 안 되는 대학인 거 알지?”

“아주 자—알 알죠.”

 

스자쿠는 키득거리면서 샤프를 한 바퀴 손끝으로 굴렸다. 이거 진짜 어렵네요. 스자쿠가 풀어야 할 문제는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내용이었다. 특별한 사유 없이 순조롭게 고등학교 3학년으로 진급한 스자쿠가 풀 수 없는 문제가 아니었다. 를르슈는 한숨을 속으로 삼키면서 스자쿠가 붙들고 있던 노트를 끌어당겼다.

 

“와, 가깝네요. 우리.”

 

그러자 가까워지는 거리만큼 스자쿠가 괜히 의식하게 만들듯 말했다. 를르슈는 가까워지는 스자쿠의 얼굴을 밀어내며 수식을 마구잡이로 써내려갔다. 공식대로 한 번 풀고, 같은 차수끼리 묶고 이항해서 정리하고, 나온 값을 대입하면 끝인데 이게 뭐가 어렵다는 거야.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말했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니까 또 쉬워보이네요.”

“이건 쉬운 문제야, 어려운 게 아니라고.”

“어려웠는데.”

“엊그제도 설명해줬잖아.”

“그랬나요?”

 

뭐가 ‘그랬나요?’인지…. 를르슈는 주 3회, 월-수-금을 이 일본의 쿠루루기 총리의 외아들을 가르치는데 쓰고 있었다. 스자쿠를 T대학교로 입학시키면, 를르슈의 박사 과정까지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겠다는 조건이 있었다. 설령 T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스자쿠의 과외를 수험 때까지 성실하게 마치게 하고, 고등학교 졸업까지 시켜준다면 석사 과정 수료까지 학비 전액 지원이 약속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시간 때우기로만 보내도 괜찮다는 조건에 혹했지만, 를르슈는 쿠루루기 스자쿠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조건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를르슈는 스자쿠에게 시답잖은 이야기를 들어가며 90분을 버텨야만 했다. 고등학교 졸업만 무사히 마치게 해준다는 조건이 무척 싸게 들렸던 처음과 다르게, 고등학교 졸업을 시켜줘도 를르슈에게 도쿄에 있는 고급 맨션 한 채는 줘야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스자쿠는 의욕이 없었다. 를르슈가 방에 들어와서 책상 앞에 앉아있으면, 교과서를 보는 시늉은 하지만 한 글자도 제대로 읽지 않았다. 를르슈가 어거지로 문제를 읽어주고 풀어보라고 필기구를 쥐어줘야 뭐 하나를 대충 푸는 듯 했다. 의욕이 없는 애를 가르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야. 를르슈는 자신의 여동생 나나리가 얼마나 천사 같은지를 새삼 깨달았다.

이제 5분 남은 과외 수업 시간은, 다음 약속을 잡을 시간을 정하면 되었다.

 

“다음 주도 월, 수, 금. 저녁 먹고 나서 7시에 보자.”

“좋아요. 기다리고 있을 게요.”

“기다리지만 말고 문제도 좀 풀고 그래라. 어떻게 숙제를 한 번도 안 해?”

“모르겠으니까요….”

 

내가 가르치고 있는데 왜 모르겠다는 말만 나오는거지. 를르슈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를르슈가 문제풀이가 적힌 노트를 툭툭 치며 말했다.

 

“숙제 풀기 싫으면 이거 세 번이라도 읽어.”

“세 번 읽는다고 해결될 문제면 선생님도 필요없죠.”

“…너 진짜.”

“왜요?”

“……아냐, 다음 주에 봐.”

 

다음 주 월요일. 를르슈는 쿠루루기 저택 2층 스자쿠의 방에서 또 스자쿠를 붙잡고 말씨름을 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오늘 선생님한테 좋은 향기 나요, 라고 말했다. 를르슈는 난데 없는 향기 타령에 어이가 없었다. 무슨 향기가 나는데. 뭔가… 여자애들이 쓰는 화장품 냄새? 여자 만나고 왔어요? 나한테 그런 불량한 표현 좀 쓰지 마! 핸드크림 냄새일 거다, 아마! 를르슈는 스자쿠의 이마를 한 대 때려줄까 하다가, 총리의 아들을 때렸다가는 사회면에 이름이 나는 게 무서워서 참았다. 

수요일. 를르슈가 휴대폰으로 잠깐 리발과 연락하고 있을 때였다. ‘를르슈, 오늘 술 한 잔 어때? 널 위한 미팅이 기다리고 있어~’ 미안하게도 오늘 과외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를르슈의 휴대폰을 언제 훔쳐본 건지, 스자쿠가 조용히 물었다. 선생님, 미팅도 나가요? 를르슈는 휴대폰 화면을 꺼버리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미팅 같은 건 안 해. 왜요? 선생님 인기 많을 거 같은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랑 술 마시는 취미는 없어. 스자쿠는 를르슈의 대답을 들으면서 꽤나 기분이 좋은듯 문제를 좀 성실하게 풀었다.

금요일. 금요일이 이 사건의 절정이었다. 를르슈가 아직 나가기도 전인 9시 25분에 쿠루루기 저택의 문을 두드리는 현관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시지? 벌써 아버님이 돌아오실 때가 되었나? 스자쿠는 를르슈의 말에 피식 웃었다. 아버지는 아니고, 제 여자친구에요. 여자친구? 를르슈는 귀를 의심했다. 밤 9시 25분이었고, 고등학교 3학년이 여자친구를 집에 부를 시간은 아니었다.

 

“과외 끝났으니까 여자친구랑 데이트해도 좋잖아요. 빼먹은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나간다고? 지금 시간이 몇신데!”

“집 데이트 할 거예요.”

“뭐?”

“에이, 더 말하면 재미없죠. 선생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를르슈를 현관 앞까지 배웅하면서, 스자쿠의 여자친구와 마주치게 되었다. 스자쿠의 여자친구는 커다란 눈망울이 귀엽게 강아지처럼 처진 눈매가 인상적인 아이였다.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부각되는, 그런 파격적인 디자인의 옷이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들었지만. 스자쿠를 보면서 환하게 웃는 얼굴은 사랑에 빠진 소녀 그 자체였다.

현관에서 를르슈를 보면서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한 스자쿠의 여자친구는 신발을 금방 벗고 스자쿠의 품에 안겨들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과격하군…. 를르슈가 그런 감상을 속으로 남기면서 쿠루루기 저택을 나가려고 할 때였다.

 

“스자쿠 군, 저 사람 누구야?”

“과외 선생님이야.”

“헤에, 날 두고 바람 같은 거 안 피우지?”

“설마—.”

 

그리고 두 사람의 입술이 찰싹 달라붙는 소리를 들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를르슈는 그 주의 주말동안 심란했다. 스자쿠는 아마도 그 여자친구와 섹스를 하는 거 같기도 했다. 섹스를 해도 피임만 확실하게 한다면 괜찮을 텐데. 그 스자쿠의 성격상, 콘돔을 챙기거나 하는 등의 성의를 보일 지가 의문이었다. 그리고 총리의 아들이 그렇게 올바르지 못한 교우관계를 가지고… 아니, 미성년자가 섹스하는 게 올바르지 않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통한 사람들끼리만 신중한 결과로 하는 게 섹스인데… 아니, 이건 내가 너무 꽉 막힌 걸까…. 를르슈는 천사 같은 나나리와 모처럼 보내는 주말에도 스자쿠 생각을 하며 보냈다는 게 무척 억울했다.

그러나 월요일이 돌아왔고, 를르슈는 쿠루루기 저택 앞에 섰다. 띵-동 하고 벨을 누르면, 스자쿠가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세요, 선생님. 를르슈에게 웃어 보이는 얼굴은 지난주와 다를 바 없어보였다. 지난주와 다를 바 없이 2층 스자쿠 방의 책상 옆 보조의자에 앉아서, 지난주에 펼쳤던 숙제 노트를 세 번 정독했는지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오늘따라 스자쿠가 더 말이 없는 것 같아서, 를르슈는 거칠게 노트 위로 글자를 써내려가면서 설명을 하고 있을 때였다. 평소처럼 이상한 대화를 하거나 쓸데없는 말을 걸지 않는 게 신기하긴 했지만, 를르슈는 그걸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아, 선생님. 이거 떨어뜨렸어요. 주머니에서 빠진 거 같은데요.”

“뭐?”

 

가만히 있던 스자쿠가 갑자기 책상 아래에서 뭔가 주워서 보여주었다. 은빛 비닐 포장지로 감싸인 네모낳고, 가운데는 동그랗게 부풀어있는, 밀봉된 새 콘돔이었다. 를르슈가 그런 것을 떨어뜨릴 정도로 들고 다닐 일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건 스자쿠의 것이 분명했다.

 

“어라, 잘 보니까 제 꺼예요. 죄송해요. 설명 다시 해주세요.”

 

그건 꼭 를르슈를 놀리려고 하는 말 같아서, 를르슈는 어딘가 돌아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를르슈는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노트도 다 접어서 정리했다. 정갈하게 책상을 정리하는 를르슈의 모습에 스자쿠는 당황하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수업 끝나려면 멀었는데요.”

“이제 수업 안 해.”

“왜요?”

“배울 마음 없는 놈한테 뭔가를 가르치는 건 시간 낭비거든.”

“잘 배우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의욕 떨어지게.”

“의욕이 떨어진다고? 그런 게 있기나 했어?”

 

를르슈가 의자를 밀고 나가려는 것에 스자쿠가 그의 팔목을 붙잡았다. 잠깐 붙들린 것인데도 꽤나 아프게 붙잡혔다. 를르슈가 짧게 신음하며 그 팔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에, 스자쿠는 웃으면서 그를 쳐다보았다.

 

“적어도 선생님한테는 의욕 있었어요.”

 

그나저나 선생님, 이렇게 약해서 어떡해요?

를르슈는 자신의 팔을 붙잡은 채로 일어서는 스자쿠를 보았다. 자신과 비슷한 키의 남자가 다가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울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 

 

“저 지금도 의욕 있는 거 같은데, 확인해보세요.”

 

스자쿠는 그렇게 말하면서 를르슈를 끌고 침대까지 왔다. 침대에 내던져진 를르슈는 스자쿠가 자신의 위에 올라타는 것에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못했다. 스자쿠가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입술로 입을 틀어막았다. 갑자기 섞이는 혀와 타액의 맛에 를르슈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입을 닫을 생각도 못 했다. 턱을 단단히 붙잡고서 키스를 퍼붓는 스자쿠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헥헥거리고 있을 때였다.

 

“첫 키스였어요?”

“그럴, 리가…!”

“아쉽네. 그렇지만 처녀는 맞죠?”

“난, 여자가 아냐…!”

“알죠. 여기 붙어있는 거 보면 남자인 거.”

 

를르슈는 자신의 앞섬을 풀어버리는 스자쿠를 보고서 다리를 모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스자쿠의 힘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그러고 보니, 2학년 때까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체력 바보랬지, 이 녀석.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활짝 벌어지는 자신의 아랫도리 느낌에 를르슈는 스자쿠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다 수포로 돌아갔다.

를르슈가 다리를 버둥거리는 것에 스자쿠는 를르슈의 몸을 뒤집어서 그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고서 엉덩이 사이를 문질렀다. 그리고 스자쿠는 그 사이에 젤을 뿌리면서 킬킬거렸다. 

 

“금요일에 썼던 거긴 한데 많이 안 썼으니까 좀 봐주세요.”

“뭐, 뭘…! 히익, 아, 아아, 싫어…!”

“싫은 거 치고는 잘도 섰는데요.”

“마, 만지지 마!”

 

를르슈의 등 뒤에서 엉덩이를 갈기는 짜악, 소리가 들렸다. 를르슈는 비명을 삼키면서 얼얼한 엉덩이의 통증에 눈물이 흘렀다.

 

“살 좀 쪄야겠어요, 선생님. 만질 데가 없네.”

“그만, 그만해, 자, 잘 못했으니까.”

“젖꼭지가 귀엽긴 하네, 핑크색이라.”

 

엉덩이 사이가 헤집어지는 감각에 를르슈는 이불을 그러쥐고서 몸을 발발 떨었다. 가슴까지 올라온 손은 젖꼭지를 마구 주무르고, 없는 살을 끌어모아서 둔덕을 만들고, 발딱 선 젖꼭지를 손톱 끝으로 튕기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뒤는 착실하게 넓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 싫어, 싫어, 싫어…! 를르슈가 공포에 질려서 소리도 못 내고 울고만 있을 때였다.

 

“선생님, 수업할 때는 엄청 말 많더니, 지금은 말 한마디도 못하는 거 너무 귀엽네요.”

“…그, 만.”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둘 거 같아요? 제가?”

“잘, 못했어. 내가, 내가 잘못했으니까.”

“머리도 좋으신 분이 왜 이런 건 눈치 못채요?”

 

콘돔은 안 쓸게요, 어차피 임신도 안 하니까. 를르슈는 스자쿠의 벨트 버클이 풀리는 소리에 눈을 부릅떴다. 지금 도망쳐야 하는데, 도망가야 하는데, 밀어내야 하는데…! 그런 를르슈의 반항을 알아차린 스자쿠가 다시 한 번 엉덩이를 갈겼다. 짜악, 하고서 손바닥으로 때리는 소리가 를르슈의 행동을 멎게 만들었다.

스자쿠는 정말로 콘돔을 쓰지 않았다. 를르슈는 자신의 안으로 들어오는 커다랗고 뜨겁고 단단한 것의 느낌이 페니스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 남자의 페니스를, 남자와 섹스를, 남자의… 스자쿠의…. 생각은 채 이어지지 못했다. 

를르슈의 마른 장벽은 스자쿠의 정액으로 채워지고 더욱 유연하게 풀려가며 스자쿠의 페니스를 즐겁게 조여댔다. 울기만 하는 를르슈가 불쌍하다며, 스자쿠는 를르슈의 페니스를 주무르면서 한 번 사정해보라고 했다. 그만, 두면, 갈 테니까…. 를르슈가 애원하듯 하는 말에 스자쿠는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럼 평생 못 갈 걸요. 안 그만 둘 거니까. 스자쿠가 귀두를 할퀴듯 문지르는 것에 를르슈는 억지로 한 번 사정했다.

스자쿠의 정액을 머금은 를르슈의 구멍이 뻐끔뻐끔 벌어지면서 정액을 흘리는 모습을, 스자쿠는 사진과 영상으로 잔뜩 찍어두었다. 를르슈의 눈물 젖은 뺨과 초점 나간 시선의 표정도 전부 다 사진으로 찍었다. 찰칵, 찰칵, 찰칵…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를르슈는 뱃속이 뜨겁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니, 뱃속 뿐만이 아니야. 몸의 모든 곳이 다 뜨거워. 꼭 내 몸이 아닌 거 같아.

사진을 원하는 만큼 찍은 스자쿠가 다시 한 번 하자고 키스를 하는 것에 를르슈는 입을 열지 않으려고 했지만, 스자쿠가 엉덩이를 한 번 때릴 것처럼 찰싹 두드리는 것에 항복하고 입을 여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