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치고싶다... 는 마음을 담아서.
12월 마무리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1월이 11일씩이나 지나고 나서야 쓸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12월 마무리 일기는 그냥 한 줄, ‘다 때려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서’ 라는 이 한 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는 것은 오랜만이라서… 아마 12월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제 자신에 대한 굴절분노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오른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12월에는 쉬었습니다. 퇴사했고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퇴사를 하고 나서 잠깐동안 회사 일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돌아가진 않았어요. 왜냐면, 전 더 나아질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좋은 회사였습니다. 저를 놔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쓰레기 같고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도 저를 놔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게 저는 회사가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는… 정말 좋은 회사였어요. 그 회사를 그만둔 것을 저는 후회하기도 하면서, 가끔은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만두기를 잘했다고. 이제는 그렇게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할지라도 내가 나아갈 수 없으면 그만두는 게 맞다고.
12월에는 여행을 다녀왔죠.
를르슈 생일을 맞이해서 콜라보 호텔에 묵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여행기는 바로 아래에 있으니 시간 나면 봐주시길 바랍니다. 저 혼자서 적은 거라고 하기에는 양이 많았는데, 아마 같이 간 빙수님이 기록을 잘 해두셔서 저도 잊었거나 빠지는 부분 없이 열심히 적었습니다.
12월….
뭔가 한 게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네요.
커미션을 잠깐 했습니다.
즐거웠네요. 하지만 오래는 못 할 것 같아서 닫았습니다.
커미션을 하고 있자니… 그 시간에 그냥 돈을 버는게 맞는거 같아서요.
12월은 뭔가 이별의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짐은 제 삶에서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언제까지고 친할 것 같은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멀어지고, 영 모를 것 같았던 사람 속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또 알 수 없게 뒤흔들리는 사건들이 생기고….
사람을 안다는 것은 정말 자만에 찬 말 같지 않습니까? 나 자신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그 친구와 영영 이별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영원히 볼 일이 없을 수도 있다니. 정말 좋아하는 친구인데. 어째서 그런 이유로 우리가 서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헤어져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까 속상해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친구가 정이 떨어지는 것은, 연인이 멀어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인 것 같습니다. 연인은 원래부터 남이지만, 친구는 원래부터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너를 정말 오래 사랑하고 싶어. 그러니까 나에게 협조해… 같은 말이 떠오르네요. 협조하라는 말 만큼이나 서로에게 이기적인 말이 또 있을까요? 이제까지 한 협조는 그럼 나의 무쓸모한 노력이었다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를 잃는 건 너무 슬퍼요.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잃어버리는 것도 삶의 일부이니 그것 또한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받아들이는 과정을 저는 오늘 밤만큼은 힘들어서 울어버리려고요….
제 갠홈을 스쳐지나갔던 많은 인연들 중에서
어떤 사람들이 제 옆에 남아줄까요?
언젠가 아무도 남지 않고 저 혼자 떠들고 있을 때가 오겠죠?
아니다, 어쩌면 내가 남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저는
종현이 죽은 날부터
괜히 살아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우연히 만난 좋은 의사부터 시작해서 내가 그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조금씩 빼앗아오지 않았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런 생각은 대부분 헛된 망상이며… 뭐 좋지 않은 부분을 스칠 수도 있는데요.
오늘은 뭐랄까…
잃어버린 인연들과 친구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곱씹고 우울에 젖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기분으로 괜히 시집을 펼쳤다가
또 다시 제가 멍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되어서…
이도 저도 아닌 일기를 쓰게 되었네요.
1월에는 밝아졌으면 좋겠네요…
이미 1월 중순이지만.
뭔가 좀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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