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안녕하신가요? 저에게 있어서 드디어 안녕하는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까지 다들 버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3월의 마무리 일기를 써볼까 해요. 모두 모두 버텨주고 살아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이 일기를 보고 있는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쓰고 있는 제 자신에게도 고맙고 장하다는 이야기합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살아서 맑은 봄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을 기념으로 무언가를 공개하고 싶은데도 이미 다 보여드렸기 때문에 보여드릴 것이 없는 사람인지라, 뭐라도 하나 더 써놓을걸,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스자루루 하기에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니 앞으로도 스자루루로 파이팅하겠습니다.
3월에 있었던 일 중에 가장 큰 일은… 3월 1일에 제가 트위터@very2ndplace 계정을 정지당한 것입니다. 아니 일론 머스크… 저 심지어 트위터 프리미엄 유료 구독 중이었기 때문에 진짜 억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한 것이라고는 2월 마무리 일기를 쓰고 트위터에 올린 거 말고는 없었기 때문에ㅠㅠ 하 설마 이 3월 마무리 일기도 외부 링크로 올린다는 이유로 계정 정지 또 당하는 거 아니겠죠? 그러면 저 그냥 트위터 관둘라고요 ㄱ-
트위터에서 정지 당하고 나니까 허탈하고 거의 하루에 20통씩 계정 정지 풀어달라고 이의 제기를 그렇게 했는데 돌아오는 건 ‘일시정지’에서 ‘정지’로 승급^^ 되었다는 것? 그래서 그냥 지금 새 계정을 팠습니다. @very3rdplace 입니다. 제가 계정 정지되고 더 이상 팔로우 리스트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혹시 저를 찾으시는 분이 계신다면 저 계정으로 팔로우 주시면 됩니다. 저랑 트친이었던 분들 모두 다시… 트친이 되어요 헤헷
그래서 갠홈에도 sns스타일의 게시판을 하나 만드려고 했는데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ㅠ 돈 주고 갠홈도 다시 고치고 이것 저것 손 대다가 진짜 울고 싶었습니다. 갠홈 접고 싶을 지경이었다고 하시면 여러분 믿어주시겠습니까? ㅠㅠㅠ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코딩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제가 이 갠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정말… 여기에 담긴 애정과 추억 때문입니다. 그거 아니었으면 전 진짜 다 날려버렸을 거예요.
3월에도 백수생활(ㅋㅋ)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달에는 즐긴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간단한 리뷰랑 함께 이야기 해볼게요.
1. <미키17>
<미키17>은 제가 이제까지 본 봉준호 영화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지리멸렬>,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등을 보았는데요. 제가 봤던 봉준호 감독 영화 중에서 제일 유쾌하고 가장 메시지가 뚜렷하고 확실했던 영화였습니다.
<미키17>은 영화 소개 트레일러 영상에서 모든 내용이 다 나오긴 합니다. 영화 본편에서는 그 내용을 세세하게 풀어주는 편이죠. 오히려 과하게 설명하다보니 ‘이거 설명충 영화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세한 설명들은 봉준호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한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뭐랄까 이제 영화제 상 받을 거 다 받았으니까 눈치 보지 않고서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사람을 보는 유쾌함이 든달까요….
영화가 이해하기 쉽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렇다보니까 요즘 같이 ‘보일 듯 말 듯’한 느낌의 연출에 익숙하신 분들이 보기에는 어쩌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기생충>을 보았을 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는데요. 이것도 보여주고 싶고 저것도 보여주고 싶고, 하지만 우리는 어디에 집중해야 할 지 모르겠고… 이래서 되게 아쉽다 못해 싫었거든요?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그런걸 보여주는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기분이 싫었습니다.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더 그런 거 같기도 했고요. 그런데 <미키17>은 그런 부분이 없어서 정말 시원시원한 전개여서 좋았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치할 수도 있지만, 아주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어떤 화면으로 봐도 재미있는 영화가 될 거예요.
2. <콘클라베>
<콘클라베>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영화라서 어쩌면 심하게 호불호를 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예술 영화 치고는 꽤 흥행에 성공한 편인데요. 그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이 사람을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읽은 리뷰 문구인데, ‘교황 프로듀스 101’이라고 했던가ㅋㅋㅋ맞는 말입니다. 교황을 뽑기 위해서 각자의 이념이 부딪치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종교도 크게 보면 정치 싸움이라는 이야기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콘클라베>는 감독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이리저리 담겨 있는 메시지를 하나 하나 정독해 나가다보면 우리가 어떤 대답에 도달하게 되는지, 그 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곱씹게 되는 과정까지도 즐거웠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게 서구권 영화니까 백인 노인 남성을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았다는 것이었고요. 그리고 자막에서 이탈리아어, 라틴어, 스페인어, 영어 등의 구별이 없었다는 게 그렇더라고요.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짐으로써 주는 대사의 울림이 다른데 자막에서 조금 표시해주면 좋았을 텐데… ㅋㅋㅋ 근데 백인 노인 남성 구별하는 거도 힘든데 언제 서구권 언어를 다 구별하고 있나 싶기도 했어요.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면 피곤해지고, 안 짚자니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3.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
이걸 입체기동관이라는 코엑스 MX4D로 보고 왔는데요, 무려 심야로 날새서 보고서 영화 다 보고 나서 차 끊겨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영화관 근처 카페에서 죽치다가 집에 들어갔습니다. ㄱ-
<진격의 거인 완결편>이 그렇게 눈물 줄줄 쏟고 재미있다길래 저는 약간… <귀열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생각하고 들어갔거든요? 저도 이제까지 <진격의 거인> 애니로 다 보긴 봤으니까...
그런데 MX4D로 보는 내내 그냥… 음. 그냥 잘 모르겠더라고요. MX4D로 보는데도 그냥 저냥… 뭐가 흔들거리기는 하는데 박진감이 넘친다,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CGV에서 본 <부활의 를르슈 4DX>가 더 리얼하고 날아갈 거 같았어요.
엔딩 크레딧 다 보고 나서 쿠키 영상을 왜 그런 식으로 만들었는지… 여운 다 깨버리고 그냥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 돈 주고 볼 영화는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오타쿠들 다 울렸다고는 하는데 저는 그 순간만큼은 머글이었나봅니다…
4. <쉬리>
1999년에 개봉했던 한국영화 <쉬리>를 아시나요? 저는 이 영화가 유명하다는 거만 알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요. 그 말은 즉, 재개봉하지 않았더라면 <쉬리>를 볼 일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쉬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한국영화 판도는 <쉬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저는 운 좋게 <쉬리>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지금에서야 유명한 배우들이 그때 당시에는 단역으로 나오는 것을 보는 반가움이나, 때로는 너무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PPL 같은 것의 감성 등 즐거웠습니다.
요즘 재개봉하는 영화들의 세련된 맛을 기대한다면, 지금 보면 유치하고 조잡한 CG 같은 것이 신경 쓰이는데요. 그런데도 <쉬리>는 재미있었어요. 이게 왜 새로운 영화를 개봉하는 것보다 재개봉할 영화로 선택되었는지 알 수 있었을 정도예요.
참고로 저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물고기만 실컷 나온다는 것만 알고서 보러 갔다가 엄청난 전개에 박수치면서 봐버렸습니다. 이거 제작비 어마어마할 텐데…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확실히 그 비싼 제작비 값을 했다던 영화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5. <퇴마록>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퇴마록>도 보았습니다. 8천원 특가를 진행 중이었을 때 봤는데요. 저는 <퇴마록>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습니다. 그냥 ‘수염 난 떡대 신부님이 요즘 오타쿠들 사이에서 개맛도리라더라…’ 정도죠.
제가 마지막으로 본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은 <마당을 나온 암탉> 정도 일텐데요. (아닐 수도 있음) 그 이후로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적인 요소를 많이 담았다는 것도 알았고, 눈물샘 뽑는 지점도 알 거 같았습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설정들이 많은 거 같은데, 그런 부분들을 후속편으로 잘 풀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6. <폭싹 속았수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았습니다. 사실 전 유행 다 끝나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냥 다 봤습니다. 온 가족이 저 빼고 다 보는데 어떻게 안 보고 견뎌요ㅠㅠ
보고 나니까 진짜 한 집안의 일대기를 다 보고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 사는 것을 어쩜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을까요. 저는 입안이 바싹 마를 때까지 울었습니다. 안 울 수가 없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서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빅 웨이브에 한 번 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아쉬운 지점은, 제주도라는 지역에서 오는 특수성을 살리고 싶은 건 알았는데, 그렇다면 제주도에 대해서 제대로 살려야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모든 아프고 쓰린,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적인 요소를 코믹하고 보기 좋고 즐겁게만 다루는… 그런 부분은 각본가가 이 부분에 대한 지점을 다루기에는 스스로 깜냥이 되지 않아서, 비판 받는 것이 두려워서 다루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 보였는데 어째서 그렇게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인간의 인생은 그렇게 훌륭한 연출을 했으면서, 제주도에 대해서는 그저 아름다운 관광지, 놀러가기 좋은 훌륭한 드라마 촬영지로만 끝냈는지가 아쉬웠습니다. 뭐, 이런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것이니까요.
3월에는 빙수님과 만나서 <노리개 만들기 체험>도 하고요.
코드기어스 굿즈가 국내에 제법 많이 들어왔다는 것도 실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굿즈 사는 게 예전처럼 쉽게 마음이 가지 않아요. 돈이 궁한 백수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ㅠㅠ;; ㅋㅋㅋ 빨리 돈 벌어야 되는데…
3월 일기장을 펼쳐봤는데 얼레벌레 연성을 했는데 반응이 없어서 슬펐다 ㅋㅋㅋ 뭐 이런 말을 적어놨네요. 지금 다시 그 연성 읽어보니까 얼레벌레 한 주제에 뭔 반응을 바라는지 싶어요. 그래도 3월에는 예전보다 방명록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행복행복 관심최고~~!!
이 일기에 초반에 적어둔 것처럼, 드디어 안녕한 봄입니다.
봄이 왔으니 저도 이제 힘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파이팅입니다.

마무리는 스자쿠 생일 일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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