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물입니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나와요!
갑작스럽지만 를르슈는 둘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를르슈는 복잡한 집안 사정이지만, 그래도 많은 수의 형제자매들과 자랐기 때문에 외로울 틈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인생의 첫 번째 보물이었던 나나리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형제가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만약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적어도 두 명은 낳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세이류를 처음 낳았을 때 난산이었고,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스자쿠는 둘째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는 것 같았다. 를르슈는 둘째를 가지고 싶고 세이류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고, 스자쿠와의 또 다른 보물을 낳아주고 싶었지만 아기란 를르슈의 자유의지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부부 간의 원만한 대화와 충분한 준비 끝에 아이를 낳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세이류를 낳았을 때 알았다. 를르슈는 원만한 대화는 모르겠지만 충분한 준비는 끝마쳤다고 생각했다. 세이류는 벌써 중학생이고(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된다.) 를르슈가 체력적으로 지치기 전에 둘째를 낳아서 단란한 네 가족을 꾸리고 싶었다.
사실 욕심을 더 내자면 셋째까지 낳아서 자동차 뒷자리를 가득 채우고 싶었지만, 셋째 이야기를 하면 스자쿠는 기절할지도 모른다. 우선 둘째부터가 두 사람 사이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셋째 이야기는 아직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최근 를르슈는 체력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무척이나 안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둘째 생각은 더욱 절실해졌다. 오늘은 이야기를 해볼까, 마음을 먹더라도 ‘지금이 제일 행복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스자쿠의 분위기 때문에 늘 말하기가 어려웠다. 세이류랑 를르슈만 있으면 난 최강이야, 라고 말하기까지 하는 스자쿠의 모습에 를르슈도 둘째 생각을 완전히 버리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스자쿠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은 를르슈의 첫 출산. 스자쿠에게는 미안하지만 를르슈는 그 트라우마는 극복해나가야 할 문제이며, 또한 인간사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만에 하나 를르슈가 스자쿠를 두고 죽는 일이 생기더라도 스자쿠는 세이류를 위해서라도 똑바로 살아야 하는 남자였다. 또 반대로 스자쿠가 를르슈를 두고 죽더라도 를르슈는 그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남자였다. 죽음으로 인한 서로의 상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를르슈의 지론이었다.
“나 없다고 아빠랑 싸우지 말고.”
“세이류, 자꾸 잊는 거 같은데 시비를 거는 건 스자쿠야.”
“그 시비를 못 넘기고 불씨 키우는 건 아버지잖아. 상대가 유치하게 군다고 똑같이 굴면 수준 떨어진다고 가르쳐준 게 아버지인데.”
“…….”
세이류는 커다란 배낭을 둘러매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부터 세이류는 3박 4일동안 졸업여행을 가게 되었다. 아버지랑 아빠 단둘이 남아서 집을 지키는 건 외로울 거야, 라고 말하는 스자쿠에게 세이류는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세이류가 없다고 둘이서 얼마나 또 지지고 볶을 지를 생각하면, 세이류는 약간 소름이 돋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세이류는 아버지랑 아빠가 싸우던 말던 신경 쓸 게 없었다. 어차피 둘이 잘 붙어서 화해할 거니까. 하지만 요즘 어딘가 멍하니 있는 아버지 를르슈의 모습에 세이류는 괜한 말을 더한 것 뿐이었다. 대체 뭘 하려고 아버지가 저러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어차피 아빠 스자쿠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짜라짜라짜잔~ 아빠가 세이류에게 용돈증정식이 있겠습니다. 세이류는 바르게 서서 두 손을 주세요.”
“이상한 노래….”
“용돈 받기 싫은가보구나.”
“아닙니다. 짜라짜라짜잔~!”
나가려는 세이류를 붙잡고서 스자쿠가 용돈을 주었다. 세이류는 스자쿠의 엉터리 노랫소리를 따라하며 그가 주는 1만엔권 2장을 받았다. 를르슈는 그가 쥐어주는 금액을 보고서 눈이 뒤집어졌다.
“스자쿠, 그거 너무 많지 않아?!”
“3박 4일이니까 하루에 5천엔씩 쓴다고 해도… 난 모자랄 거 같은데.”
“학생이 무슨 그렇게 큰 돈이 필요해?! 압수야, 압수.”
“아냐, 나 아빠랑 아버지 선물 사올게! 헤헤, 고마워, 아빠.”
세이류는 잽싸게 2만엔을 챙겨서 지갑 깊숙히 넣어두었다. 스자쿠는 ‘아껴써도 좋지만, 모자라면 더 말해.’ 같은 말을 하면서 를르슈의 신경을 긁었다. 세이류의 배웅이 늦어져서 세이류가 지각하기 일보 직전에서야 세 가족은 무사히 인사를 마칠 수 있었다.
먼저 나간 세이류의 뒷모습을 본 스자쿠는 를르슈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 둘이서 데이트하자.”
“일찍 퇴근할 수는 있고?”
“월말이라 여유 있어. 를르슈는 마감 괜찮아?”
“응, 좋아.”
“오랜만에 A호텔에서 식사할까? 를르슈는 거기 디너 좋아하잖아.”
를르슈가 ‘그건 너무 사치잖아’ 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스자쿠가 기대로 가득 차서 웃는 얼굴에 그만두었다. 모처럼 데이트에 기대하고 있는 남편에게 부응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를르슈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자쿠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를르슈가 먼저 다가와 뺨에 키스하는 것에 스자쿠는 소리 없이 웃었다.
“그래, 저녁에 봐. 조심히 다녀오고.”
“입술에 안 해줘?”
“그건 저녁에.”
“그렇게 되면 저녁에 엄청 기대할 텐데.”
“기대해, 그럼.”
를르슈가 기대하라는 말에 스자쿠는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농담 아니지? 스자쿠의 묻는 말에 를르슈는 이런 걸로 농담할 나이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제 와서 수줍어하는 스자쿠는 ‘진짜 기대할 거야!’라고 말하면서 출근길에 나섰다. 나가는 스자쿠를 보고서, 를르슈는 오늘이야말로 둘째 이야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가족계획을 세우고 있는 를르슈의 모습은 어딘가 피카레스크물의 악당 주인공 같은 얼굴과 닮아있었다.
흐하하하… 스자쿠! 둘째를 맞이할 준비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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