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방뇨 주의
쿠루루기 스자쿠는 를르슈 람페르지를 사랑한다. 이것은 천지가 뒤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 사랑을 받는 를르슈 람페르지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 라는 것이 이야기의 끝이라면 좋겠지만, 이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올바른 청년 쿠루루기 스자쿠의 사랑이 생각보다 뒤틀려있다는 내용이다.
남자에게 뒤틀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를르슈에게 행복한 일인지는, 를르슈만이 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스자쿠는 자신의 사랑이 꽤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를르슈에게 향하는 애정 또한 비정상의 궤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 애정을 받아내는 를르슈가 정상궤도 안에서 상식을 부르짖는다면 두 사람의 연애는 끝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를르슈의 사랑이 깊어서, 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를르슈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스자쿠를 사랑하며 그가 원하는 이상을 들어주려고 한다. 대체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정말 스자쿠를 사랑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분명했다. 를르슈는 사랑을 말하지만, 스자쿠는 사랑 외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를르슈는 슬픈 표정을 짓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면서, 왜 자신의 사랑을 믿어주지 않냐고 다그쳤다. 이 부분이 스자쿠가 를르슈와 유일하게 진심으로 싸우는 지점이었다. 스자쿠는 그럴 때면 같이 살고 있는 집을 나왔고, 밤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를르슈의 침대에 슬그머니 기어들어가 정말 자신을 사랑하냐며 격정적인 섹스를 했다. 그때까지 자고 있지 않던 를르슈는 모든 것을 받아주었다.
오늘도 그런 밤 중에 하나였다. 스자쿠는 또 다시 밤거리로 나왔다. 평소라면 공원을 몇 바퀴 뛰면서 생각을 떨쳐냈겠지만, 오늘은 술의 힘을 빌려 스자쿠는 진탕 취했다. 때마침 지노와 카렌이 불러주었기 때문이었다. 를르슈랑 같이 있지? 나와서 술 한 잔 하자, 라는 메시지에 스자쿠는 혼자 덜렁 가서 우울한 표정으로 술을 물 마시듯이 부어댔다.
지노와 카렌은 스자쿠의 연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듯 하면서도 있었다. 너 아직까지도 그래?— 라는 말에 스자쿠는 아직까지도, 라는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맞아, 아직까지도 를르슈는 나를 사랑해.
그럼 너도 를르슈를 사랑할 거 아니야?
응, 아직까지도.
정말 이상한 녀석, 를르슈가 불쌍해.
생각나는 대화는 그것 뿐이었다. 스자쿠는 어떤 정신으로 집앞까지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이었고, 스자쿠와 를르슈의 집은 불이 켜져있지 않았다. 그러나 를르슈는 자고 있지 않을 것이다. 스자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스자쿠, 늦었군.”
역시 를르슈는 자고 있지 않았다. 자동으로 들어오는 현관의 불빛에 를르슈는 이끌리듯 걸어나와 스자쿠를 맞이했다. 를르슈, 왜 안 잤어? 를르슈에게 물어보면 를르슈는 그냥 기다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 사랑스러운 대답에 스자쿠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면서 그래, 라고 대답했다.
“술 마셨어?”
“응. 지노랑 카렌이랑 마셨어.”
“알아. 카렌이 전화해줬으니까.”
“그래?”
“씻을 거지? 옷 가져다 줄게. 욕실에 들어가 있어.”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욕실로 향했다. 어두운 집안에서 를르슈는 얼마나 기다렸는지,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불 하나 켜지 않은 채로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말대로 욕실에 들어가서 옷을 벗었다. 술 냄새가 나는 옷가지들을 조금 느린 속도로 벗으면서, 드로즈 하나 차림이 되었을 때 쯤에 를르슈가 욕실 문을 두드렸다.
“옷 가져왔어.”
를르슈는 갈아입을 옷을 물이 튀지 않는 선반 위로 갖다두었다. 스자쿠는 그런 를르슈를 물끄러미 보았다. 내일은 아마 나나리와의 약속이 있을 테니, 이렇게까지 늦게 안 자면 피곤할 게 분명한데도… 스자쿠를 기다려주고, 스자쿠의 옷을 가져다주고. 를르슈의 다정함에 스자쿠는 잠긴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를르슈, 잘 자.”
굿 나잇, 하고 말하면 를르슈는 고개를 저었다. ‘왜?’라는 눈으로 쳐다보면, 를르슈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랑 같이 잘 거야. 그러니까 빨리 씻고 나와.”
끝까지 스자쿠를 고집하는 그의 모습에, 스자쿠는 어딘가 고장이 나버린 것 같았다.
욕실 문턱에 걸쳐 있는 를르슈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긴 스자쿠는 그에게 키스를 했다. 주정뱅이의 키스에 를르슈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스자쿠를 밀어내지는 않았다. 를르슈는 여름 더위로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스자쿠의 등과 목을 더듬으며 키스에 응했다.
정말 싫어하지 않는구나. 나를 정말 좋아하는 건가. 스자쿠는 불순한 생각을 하면서 를르슈가 입고 있는 파자마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여기서 섹스를 하려는 스자쿠의 행동에 를르슈는 평소라면 잠깐만, 이라고 말하며 밀어냈을 것이 분명했는데도 그런 말도 하지 않고, 바깥의 먼지를 뒤집어 쓰고 술 냄새가 나는 스자쿠를 끌어안으면서 바지를 벗기는 때에는 허리를 들어올리면서 그의 행동에 순응했다.
스자쿠가 자신을 시험하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순종적으로 구는 를르슈의 모습에 스자쿠는 핥고 있던 를르슈의 쇄골에 이를 세웠다. 끈적거리는 땀이 묻어나는 몸을 기꺼이 끌어안는 를르슈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벗어나지 않았다.
협조해주는 를르슈 덕분에 섹스는 속전속결이었다. 아무거나 집히는 바디로션으로 를르슈의 뒤를 풀고 스자쿠는 삽입을 했다. 바디로션의 시트러스 향과 스자쿠의 술 냄새, 땀 냄새, 를르슈의 부드러운 체향 같은 것이 뒤섞이면서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서로의 입에서 번갈아 나왔다.
“흐응, 응, 아… 아! 아으, 응, 으응! 스, 스자쿠….”
를르슈의 페니스가 스자쿠의 몸짓에 따라 덜렁거리면서 하얀 정액을 뿜어냈다. 욕실 바닥에 투둑, 떨어지는 체액의 소리. 그걸 들으며 스자쿠는 를르슈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틀어막으면서, 절정을 앞두고 벌벌 떨리는 페니스를 그의 안에 깊숙이 쳐넣고 사정했다. 스자쿠가 안에서 가득 사정하는 것에 를르슈는 기쁜 것처럼, 키스를 끝내고 떨어지는 입술 끝이 올라가 있었다.
이것으로 섹스는 끝이다, 라는 걸 몸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답답한 기분이었다. 술 기운 때문인가. 스자쿠는 를르슈의 안에 들이박은 채로 달아오른 숨을 가라앉혔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것이 아직도 발기한 채로 안을 문지르고 있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스자쿠에게, 사정한 뒤에 찾아오는 것은 후련함이나 개운함이 아니라 엉뚱한 배뇨감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맥주를 많이 마셨구나… 하는 멍청한 생각과 함께 아래에서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서 자신을 쳐다보는 를르슈와 눈을 마주했다.
“를르슈.”
“응?”
“싸도 돼?”
“…나는 또 해도 상관 없어.”
이미 몸은 한계면서 또 해도 상관 없다는 거짓말을 하는 를르슈는 다정한건지, 멍청한건지, 아니면… 스자쿠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건지. 스자쿠는 혀를 차며 정상위로 하고 있던 체위를 바꾸었다. 이른바 뒤에서 박는 후배위의 태세로 돌아섰다. 스자쿠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에 를르슈는 불안해하는 자세였다. 하지만 그는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스자쿠는 그 상태로 를르슈의 내벽을 크게 긁듯이 한 번 움직였다. 아앙, 하고 를르슈가 울고 나면 스자쿠는 자신이 박아넣을 수 있을 만큼을 들이박고, 를르슈의 엉덩이를 움켜쥔 채로 말했다.
“그럼 쌀게.”
“…응?”
스자쿠의 움직임은 짧았고, 섹스의 2회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애매한 쾌락이 오갔다. 그런 와중에 싼다는 말이 사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대사였다. 벌써, 라는 말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를르슈는 자신의 뒷구멍과 아랫배를 적시는 뜨거운 느낌에 스자쿠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섹스 중에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소변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정액을 막 토정한 를르슈의 애널에. 를르슈는 장벽을 가득 채우다 못해 아랫배가 출렁일 만큼 가득 싸고 있는 스자쿠의 소변이,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에 대한 어떠한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 아아… 흐아, 아…! 거짓, 말…!”
“후, 거짓말… 같네, 진짜.”
“싫어, 싫, 어, 스자쿠, 빼, 빼줘…!”
“조금만….”
은근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서 를르슈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었다.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스자쿠의 소변으로 가득 찼다는 것 때문에, 그리고 스자쿠가 등 뒤에서 웃고 있는 기색이라는 게, 이 상황 속에서 스자쿠는 멈추지 않았다.
‘뜨거워, 더럽고, 그런, 기분 나쁘고, 거짓말, 이런 게, 왜…!’
를르슈는 제대로 된 사고 조차 할 수 없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애널 가득, 그의 아랫배가 자신의 소변으로 살짝 부풀 때까지 사정했다. 페니스를 마개처럼 닫아 넣은 채로 휘저으면 를르슈가 숨을 컥,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 이제 를르슈도 기분 좋게 해줄게.”
어딘가 신이 난 듯한 스자쿠의 목소리에 를르슈는 고개를 저었다. 스자쿠는 를르슈의 아랫배를 꾸욱 눌렀다. 그러면 뱃속에 가득찬 소변이 뒷구멍으로 흐르는 느낌에 를르슈는 구멍을 더 조이면서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마른 허벅지가 덜덜 떨리면서 수치스러움을 참고 있는 것에 스자쿠는 정말 즐거웠다.
이런데도 참고 버티고 있어. 나를 정말 사랑해서.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를르슈의 사랑에 대한 기특함이 솟아나서, 스자쿠는 아랫배를 누르던 것을 멈추고 그 페니스를 만져주었다. 충격으로 서지 않아 물렁한 페니스에 자극을 주면 를르슈가 싫다고 외쳤다.
“싫어! 스자쿠, 그만, 그만해! 아, 싫어, 싫다고…!”
“싫은데 서는 거야?”
“아니야, 아니…! 응, 으응! 아!”
스자쿠가 페니스를 만져줄 수록 집중력이 분산되어 뒤에 주는 힘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면 소변이 흘러넘쳐 허벅지를 적시는 기분에 를르슈는 울어버렸다. 싫다고 계속해서 말했지만, 싫으면서도 스자쿠를 밀어내는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애무에 짧게 사정했다. 스자쿠는 그가 사정한 정액을 일부러 를르슈의 아랫배에 묻히면서 방금 전에 눌렀던 부분을 꾹 눌렀다. 사정의 나른함을 이겨낼 수 없는 를르슈는 뒤를 조이는 데에 힘을 주지 못했다. 박혀있던 스자쿠의 페니스 사이로 소변이 줄줄 흐르는 것에 를르슈가 싫어, 하고 아이처럼 울었다.
허벅지 사이로 스자쿠가 쌌던 소변을 다 쏟아낸 를르슈는 기절도 못하고 모든 것을 제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에 엉엉 울어버렸다. 더러운 욕실 바닥 위에서 온갖 체액으로 범벅이 된 를르슈가 울고 있는 것이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웠다.
“괜찮아, 를르슈. 날 사랑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뭐가 괜찮은지, 뭐가 사랑인지, 를르슈는 알 수 없는 와중에 스자쿠가 입술을 갖다대어 혀를 섞으면 힘없이 그 타액을 삼켰다. 무기력한 를르슈의 시선에, 스자쿠는 그의 눈가에 입을 맞추면서 다시 한 번 사랑한다고 말했다. 를르슈는 희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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