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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2nd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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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자쿠의 애원에 를르슈 람페르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입술에 닿은 것이 스자쿠의 입술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를르슈 람페르지에게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자기 입술 끝을 손끝으로 쓸어보더니, 이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로 스자쿠를 노려보았다. 스자쿠는 그의 부끄러움이 섞인 시선을 피하지 않고서 말했다.

 

“포기하지 말아줘, 를르슈.”

 

스자쿠를 좋아하는 를르슈 람페르지는 이 키스 한 번으로 넘어가줄 것인가. 이것은 스자쿠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도박이었다. 를르슈 람페르지의 사랑이 아직까지도 자신에게는 유효해야만 한다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스자쿠는 를르슈 람페르지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가 보여주는 애널 자위 같은 진귀한 장면 같은 것이 조금 흥미를 끌었을 뿐이었다. 호기심 본위로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스자쿠의 취향도 아니거니와, 그러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스자쿠는 남자에게 키스를 할 정도로 절박해졌다. 어째서인지 몰랐다. 를르슈 람페르지가 자신 말고 다른 남자 혹은 여자에게 그런 추태를 보인다고 생각하면 어딘가 열이 받았다.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어딘가 아쉽고 화가 났다.

 

“내가 잘못했어. 를르슈가 날 좋아하는 거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랑 그런 거는 이제 안 그럴게.”

 

스자쿠의 사과는 싸구려 같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말을 잘하는 재주 같은 것은 스자쿠에게 없었다. 보통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따위 사과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를르슈 람페르지도 그런 사람일까.

아니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스자쿠는 를르슈 람페르지의 떨리는 시선을 보고서 확신했다. 그는 닿을 뿐인 키스 한 번에 넘어가는 자존심이 싼 남자였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잘 익은 빨간 볼을 하고서, 스자쿠의 키스와 말 몇마디에 쉽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계속… 노력해줄 거야?”

“응. 를르슈를 좋아할 수 있도록 할게.”

“또…… 키스해줄 건가?”

 

를르슈 람페르지는 키스를 졸랐다. 스자쿠는 고개를 끄덕였다. 키스 정도는 닳는 것도 아니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눈물에 젖은 눈을 깜빡거렸다. 보라색 눈망울이 반짝반짝 빛났다. 스자쿠는 어렸을 때 여자아이들이 봤던 순정만화 속의 반짝거리는 눈이 괜히 그런 표현을 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그 눈망울이 긴 속눈썹 그림자 사이로 사라졌다. 스자쿠는 를르슈 람페르지가 키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의 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입술을 가져갔다. 따뜻하게 풀린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겹치면서 천천히 체온을 즐겼다. 간지러운 숨결이 느껴졌다. 닿을 뿐인 키스에 를르슈 람페르지의 얼굴은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의 긴장한 몸이 느껴져서, 스자쿠는 입술을 떼어내고서 를르슈 람페르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기분 좋았어?”

 

그것은 를르슈 람페르지를 향한 짓궂은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자쿠는 그런데도 묻고 싶었다.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 람페르지는 입술을 조심스럽게 벌렸다. 그리고 겨우 소리를 내어 대답해주었다.

 

“기분 좋았어….”

“또 해줘?”

“아니, 오늘은 그만……. 더 했다가는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

“그럼 나중에 또 해?”

 

스자쿠의 질문에 를르슈 람페르지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자쿠는 를르슈 람페르지의 눈물에 젖은 눈가를 쓸어주었다. 조금 촉촉하고, 어딘가 짠맛이 나겠지. 한 번 핥아보고 싶다가도, 그건 좀 이상성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관두고 말았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스자쿠의 옷자락을 꼭 쥔 채로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전립선… 아직 못 찾았어. 연습했는데도.”

“아, 으응.”

“자위 할 때도 별로 야한 얼굴도 아니라서 미안해.”

“…….”

“그래도, 그때마다 키스해주면 좋을 것 같아. 그럼 나도 계속 노력할 테니까…….”

 

를르슈 람페르지는 조금 영악하다. 자위를 할 때마다 키스를 조르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하지만 스자쿠는 앞서 키스를 조금 한다고 해서 닳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스자쿠는 얼굴은 붉게 물들이고 자위하는 얼굴이 야하지 않아서 미안하고 그래도 키스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를르슈 람페르지의 볼을 감쌌다.

금방이라도 입술에 다가갈 것 같은 스자쿠의 거리감에 를르슈 람페르지가 굳는 게 느껴졌다. 스자쿠는 키스 대신에 이마를 가볍게 부딪쳤다. 토옥, 하고 앞머리를 사이에 두고 이마끼리 맞닿았다.

 

“내가 키스해주면 계속 좋아해줄 거야?”

“……응.”

“다행이다.”

 

스자쿠는 진심으로 안도했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앞서 자신의 입으로 먼저 ‘오늘은 그만’이라고 말한 것이 떠올랐는지, 아쉬운 얼굴이었다. 스자쿠는 이마를 뗴어내고서 그의 비어있는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입술 대신에 하는 키스였다. 오늘은 를르슈 람페르지를 조금 속상하게 했으니까 나름의 서비스였다.

스자쿠의 볼 키스를 받은 를르슈 람페르지는 읏,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이 닿았던 볼을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고맙다고 중얼거렸다. 고마운 것은 스자쿠다. 아직 를르슈 람페르지를 더 자기 뜻대로 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스자쿠는 괜히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해졌다.

 

그렇게 를르슈 람페르지의 자위의 끝에는 스자쿠가 키스를 해주는 엔딩이 더해졌다. 를르슈 람페르지의 자위는 애널 자위일 때도 있고, 평범하게 페니스를 흔드는 자위일 때도 있었다. 대충 다음날 일정이 있다면 그냥 자위, 일정이 없다면 애널 자위인 식이었다. 스자쿠는 그런 를르슈의 자위 패턴을 알게 된 자신이 신기했다. 그리고 눈물에 젖은 시선을 보내면서 스자쿠에게 키스를 조르는 를르슈 람페르지에게 익숙해져 가는 것도.

그러나 키스는 어디까지나 입술이 닿을 만큼의 키스였다. 혀를 섞거나, 상대를 탐하거나 하는 깊은 키스는 하지 않았다. 입술끼리 체온을 진득하게 즐기고 나서 떨어지는 키스에도 를르슈 람페르지는 만족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혀를 섞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그런 키스를 해줘야 할까? 스자쿠는 오늘도 다리 사이로 자신을 끌어들이고 키스를 즐기고 있는 를르슈 람페르지를 내려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혀를 섞는 키스를 할 상황이 대체 뭘까?

내가 를르슈 람페르지에게 어떤 몹쓸 짓을 해서, 그것에 대한 사과로 혀 섞는 키스 한 번 해주면 또 그는 나를 좋아해주겠지?

 

스자쿠는 그런 계산을 마치고 나서 입술을 떼어냈다. 를르슈 람페르지는 꿈을 꾸듯 몽롱하면서도 열락에 취한 얼굴이었다. 자위와 키스의 여운이 짙게 남은 그 얼굴을 보면서 스자쿠는 그의 뺨에 다시 입을 맞춰주었다.

를르슈 람페르지의 애널은 순조롭게 유연해지고 있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두 개를 넣고 안쪽 내벽까지 드러내보이면서 들쑤실 수 있게 되었다. 스자쿠는 여전히 그에게 흥분하지 않았지만, 그의 부끄러워하거나 수줍어 하는 얼굴을 보는 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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