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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르슈 생일연성 2024

DOZI 2024.12.05 00:00 read.74 /

를르슈의 침실에서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 별도로 준비된 공간이 있었다. 이름은 카오스 룸. 그곳에는 로열 프라이빗 라인과 브리타니아 군부와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이 설치되어 있고, 별도로 보름은 머물 수 있도록 식량과 비품이 준비된 공간이었다. 물론 카오스 룸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은 를르슈와 아리에스의 호위를 맡고 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비상시가 아니면 아무도 들이지 않는 그 비밀스러운 공간, 12월 4일 오후 11시 45분경에 를르슈는 카오스 룸에 발을 들였다. 모두가 잠이 든 야심한 밤에 자는 것을 포기하고 굳이 그 곳에 찾아들어간 것은 를르슈에게 있어서 불가항력이었다.

를르슈는 어둑한 룸에 불을 일부러 키지 않았다.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 불을 켠 채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파자마 위에 뒤집어쓴 담요 차림으로는 약간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카오스 룸에 들어서니, 를르슈의 긴장은 더욱 날을 세웠다. 앞으로 할 일,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록 를르슈는 긴장과 기대감에 몸이 바짝 굳어가는 기분이었다.

테러의 진압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설치된 24인치 모니터 앞에 앉은 를르슈는 자신을 향해 있는 화상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했다. 조심스럽게 모니터에 전원을 켜고서, 연결이 된 라인들 중에서 를르슈는 가장 구석에 있는 케이블을 확인했다. 그것은 를르슈가 지난 주 금요일, 카오스 룸을 점검할 때 설치해 둔 별도의 라인이었다. 를르슈가 설치한 것은 테러범들이 도청이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설치하는 스텔스 라인으로, 황궁에서는 설치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하지만 오늘 쓰고서 말아버릴 것이니 를르슈의 완전범죄는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황궁에서 불법인 스텔스 라인을 카오스 룸에 몰래 설치한 이유, 그리고 이 야심한 밤—그것도 생일 전날 밤에—에 그 스텔스 라인을 켜보는 이유는 단 하나 뿐이었다. 한 달 전부터 유로 브리타니아에서 랜슬롯에 올라타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 남자, 사랑하는 연인, 나이트 오브 세븐, 쿠루루기 스자쿠 때문이었다.

쿠루루기 스자쿠는 한 달 전부터 잡혀있는 임무에 대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어쩌면 를르슈의 생일에 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자쿠의 임무가 가지고 있는 중대성에 대해서는 를르슈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참여하는 임무의 작전은 대부분 를르슈가 짜고 있고, 그 보고 또한 를르슈가 받고 있었으니 그 상황에 대해서 모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연인이 자신의 생일파티에 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마음 아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다.

바쁜 일은 바쁜 것이고, 속상한 마음은 속상한 것이었다. 를르슈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면서 설치해두었던 스텔스 라인을 켜서 스자쿠의 단말기에 접속하는 코드를 입력했다. 역시 나이트 오브 라운즈의 단말기라 그런지 해킹에 대한 경계는 삼엄했지만, 를르슈는 스자쿠의 단말기 암호를 알고 있었다. 1 2 0 5. 자신의 생일을 입력하고 나면 스자쿠의 단말기에 접속할 수 있었다.

시차를 계산하고 스자쿠에게 받는 스케줄을 종합하면, 지금쯤 스자쿠는 혼자 방에서 를르슈에게 보낼 보고서를 작성 중일 것이다. 그리고 이맘 때 쯤이면 를르슈와 스자쿠가 전화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 테니 딱히 방해하러 올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조건은 클리어. 체크메이트까지는 한 걸음이었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단말기와 연결된 노트북까지 해킹했다. 노트북의 비밀번호는 0 0 1 2 0 5. 아니나 다를까 스자쿠는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다. 몰래 해킹된 카메라로 비치는 스자쿠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니 를르슈는 살짝 긴장이 풀렸다. 미간을 좁힌 채로 노트북의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스자쿠를 보고 있자니 목소리도 듣고 싶어서 마이크까지 해킹했다. 를르슈의 생일과 혈액형, 키, 몸무게로 단계적으로 뚫리는 스자쿠의 노트북 보안이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를르슈가 아니면 스자쿠의 보안을 뚫을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과 같아서 또 기분은 은근하게 좋아지곤 했다.

 

‘대체 랜슬롯의 이 수치는 어디서 나온 거지…? 로이드 씨한테 물어봐야겠네.’

 

별 것 아닌 내용을 담고 있는 스자쿠의 목소리가 귓가에 꽂은 인터컴에 바로 꽂혀 들리는 것에 를르슈는 가볍게 소름이 돋았다. 크흠, 흠, 목소리를 가다듬고서 를르슈는 자신의 마이크를 켰다. 처음에는 가볍게 스자쿠의 이름을 불렀다. 

 

“스자쿠.”

‘네, 전하.’

 

스자쿠는 별 거 아니라는 것처럼, 를르슈와 계속 대화했던 사람마냥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어라, 놀라지 않네. 를르슈는 장난에 실패한 아이처럼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스자쿠에게 말을 걸었다.

 

“스자쿠? 내 목소리가 들려?”

‘네… 네? 네? 지금 이거 어디서 나는 거지? 내 머리? 전하의 텔레파시?’

“네 머리가 아니야. 텔레파시도 아니야. 여기다, 바보야.”

 

를르슈는 스자쿠의 노트북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도록 스텔스 라인의 화면을 비추었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모니터의 불빛으로만 비치는 를르슈의 얼굴을 확인한 스자쿠는 놀란 얼굴이었다.

 

‘전하, 지금 어디세요? 침실이 아니신 거 같은데.’

“카오스 룸이다.”

‘전하께서 카오스 룸에 들어가시면 저한테 연락이 오게 되어있을 텐데.’

“지난 주 금요일에 카오스 룸 점검이 있었을 때, 그때 잠시 경보도 해제시켰다. 오늘 이후로 다시 설정해둘 테니 걱정하지 마.”

‘그럼 카오스 룸에는 왜… 들어가 계신 거죠?’

 

혹시 위험한 일이라도, 라는 말을 꺼내려는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을 하려고.”

 

를르슈는 어깨까지 덮고 있던 담요를 걷어내고, 입고 있던 파자마 상의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불빛에도 를르슈의 드러나는 피부는 하얗게 빛이 났다. 하나 둘 옷을 벗기 시작하는 를르슈의 모습에 스자쿠는 눈이 휘둥그레 진 채로, 를르슈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바보 같은 얼굴만 하지 말고, 뭐라고 말을 해.”

‘네? 제 얼굴도 보이고 있나요?’

“지금 나이트 오브 세븐의 노트북은 내 손 안에 있어. 너 말이야, 그렇게 쉬운 비밀번호로 제국의 정보 보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

‘전하의 개인정보는 제국에서도 극비사항이라 괜찮잖아요…가 아니라, 전하, 지금 왜 벗으신거죠?!’

“이런 일을 하겠다고 했잖아.”

‘그래도 이 라인에서 그런 짓을 하면.’

“이건 스텔스 라인이라 들키지도 않아. 나중에 폐기할 거니까 흔적은 남지도 않고.”

‘……언제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신 거예요?’

“네가 내 생일파티에 못 온다고 말한 날부터.”

‘…….’

“너도 빨리 벗어.”

‘여기서요?’

“어차피 이 이후로 아무도 안 들어오고, 누구와도 약속이 없잖아.”

‘그렇긴 하지만.’

“얼른 벗어.”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한숨을 내쉬면서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전하의 주도면밀한 점은 알지만 저에게 어느 정도 언질을 해주셨음 좋았을 텐데요…. 낮게 웅얼거리는 목소리에는 어딘가 억울하다는 감정이 묻어났다.

 

“존댓말은 그만둬.”

 

를르슈의 말에 스자쿠는 그제서야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 를르슈. 스자쿠가 느릿하게 셔츠를 벗음에 따라서 벌어지는 셔츠의 사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를르슈는 스자쿠에게 말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있지.’

“해봐.”

‘생일 축하해. 거기는 이제 5일 자정이 지났겠네. 여기는 꽤 예전에 지났지만.’

“네 시차에 맞춰서 생일을 축하해도 줘도 되는데.”

‘그래도 를르슈가 있는 곳에 맞춰야지 실감이 나잖아. 보고서가 끝나는대로 연락하려고 했어.’

“내가 자고 있으면 어쩌려고?”

‘이런 날에 를르슈가 그냥 잘 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 어차피 오늘 일과 이후로 를르슈의 침실에는 아무도 안 들어오고, 누구와도 약속이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자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어느덧 스자쿠는 셔츠를 다 벗고 바로 뒤에 있는 침대 위에 얹어두었다. 간소한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그리고 그 앞에 앉아서 바지 앞섬을 풀기 시작하는 스자쿠의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내가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

‘응. 를르슈는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맞아, 좋아하진 않아. 그래도… 네가 없는 밤 보다는 나으니까.”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

“……미안한 만큼 보여줘.”

 

를르슈는 스자쿠의 화면에 비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체크했다. 하얗게 드러난 피부, 약간의 추위로 빳빳하게 선 젖꼭지 같은 것이 푸른 불빛에 비춰지고 있는 것이 스자쿠에게는 좋은 반찬거리가 되었으면 했다. 를르슈의 ‘보여’ 달라는 말에, 스자쿠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벨트의 버클을 풀고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앞섬을 느슨하게 풀어서 아직은 부풀지 않은 성기를 속옷 위로 문지르는 스자쿠의 손이 보였다.

 

‘어떻게 보여줄까?’

“알잖아.”

‘를르슈, 좀 더 가까이 와봐. 카메라 쪽으로.’

“…이렇게?”

 

를르슈는 스자쿠가 말하는대로 카메라 쪽으로 다가갔다. 가까워지는 거리 만큼 를르슈의 가슴팍이나 쇄골 부분이 확대되어 보였다. 어느 순간 화면 한 가운데에 잡히는 자신의 발기한 젖꼭지 끝 부분에 를르슈가 부끄러워서 다시 몸을 떼면, 스자쿠가 작게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젖꼭지 섰네.’

“…카오스 룸은 난방이 안 되니까 추워.”

‘따뜻하게 해줄게.’

“어떻게?”

‘를르슈 걸 만져주고 싶은데… 지금은 거리가 있으니까 아쉽네. 내가 하는 걸 따라해, 를르슈. 내가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네가 하고 싶은 게 보고 싶어서 이런 걸 준비한 거야.”

‘나는 를르슈가 하는 걸 봐야 자위를 하고 싶을 것 같은데.’

 

기어이 ‘자위’라는 말을 입에 담은 스자쿠의 짓궃음에 를르슈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느 부분 하나를 쉬이 져주질 않는 두 사람의 관계는 섹스에서도 유효했으며, 이렇게 불법 스텔스 라인을 통한 화상 통화 섹스에서도 적용되었다. 를르슈는 스자쿠를 따라서 파자마 바지를 느릿하게 벗었다. 검은색 실크 파자마를 일부러 다리선을 드러내며 천천히 벗는 를르슈의 스트립에 스자쿠가 말했다.

 

‘너무 애태우지 마, 를르슈.’

“너도 바지 벗어, 완전히.”

‘좋아.’

“…발기해도 가리지 마.”

‘아쉽게도 를르슈 벗은 다리로 발기하기에는 아직이야.’

“내가 별로야?”

 

를르슈는 바지를 구석으로 몰아놓고서 느슨하게 검은색 비키니 팬티 아래로 발기한 자신의 아랫도리 사정을 감추지 않고서 카메라 앞에 섰다. 어둑한 배경, 모니터의 불빛만으로도 그림자 지는 를르슈의 속옷 아래의 솟아오른 것에 스자쿠가 입맛을 다시는 게 보였다.

 

‘잠깐만, 를르슈. 나도 인터컴 낄게. 혹시 모르니까.’

“…기다릴게.”

‘응, 됐다. 후, 를르슈 목소리 가깝게 들리니까 더 좋은걸.’

 

스자쿠가 인터컴을 끼자 바로 들리는 숨소리에 를르슈는 과감하게 속옷 아래로 손을 밀어넣었다. 벌어진 다리를 한껏 부각하면서, 오른손은 속옷 사이로 손을 넣고, 왼손은 왼쪽 유두를 살살 문지르면서 스자쿠를 쳐다보았다. 화면으로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음탕하기 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졌지만, 이 모습 또한 스자쿠에게 제대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붉어진 얼굴을 한 채로 머뭇거리는 시선으로 스자쿠를 바라볼 뿐이었다.

 

‘가슴을 벌써 만지는 거야?’

“네가 ‘아직’이라고 하니까, 더 빨리 그럴 마음 들고 싶게 하려고."

‘유혹하는 거네, 를르슈.’

“내가 유혹하는 건 싫어?”

‘좋아, 아주 좋은데… 이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를르슈는 자신을 책망하듯 말하는 스자쿠의 목소리가 더 가깝게 들리는 것에 으응, 하고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어디서 배운 것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를르슈가 욕망에 따라 움직인 것 뿐이었다. 세간에서 소위 말하는 휴대폰 섹스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지식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그 가상의 섹스에 자신들은 보다 현실성을 더해서 영상 통화로 하는 섹스를 할 뿐이다. 비정상적인 섹스라는 걸 알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 아주 없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를르슈는 아직까지 조금도 젖지 않은 페니스를 살살 만지면서, 추위로 발기한 유두 끝을 손톱으로 살살 할퀴면서 중얼거렸다.

 

“너랑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딱히 어디서 배운 건 아니야.”

‘누구한테도 들은 건 아니지?’

“……내가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 건 이상해?”

 

나도 남자다. 너와 하고 싶을 땐 하고 싶고, 너에게 요구하고 싶을 땐 요구하는 남자다. 를르슈가 하는 말에 스자쿠가 한차례 숨을 멈추었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 를르슈. 스자쿠의 어쩔 수 없다는 기색에 를르슈는 더 솔직하게 굴기로 했다. 어차피 내일은, 아니, 오늘은 벌써 내 생일이고, 내 생일에 내가 응석을 부리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난 아직 젖지 않았어.”

‘흐음, 흥분하게 해주고 싶은데… 나도 이런 건 처음이라. 어떻게 해줄까?’

“스자쿠 거, 보고 싶어.”

‘나도 안 섰는데?’

“안 선 것도 보고 싶어.”

‘응큼해, 를르슈.’

 

응큼하다고 를르슈를 놀린 것과 다르게, 스자쿠는 과감하게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속옷을 내려주었다. 덜렁 드러나는 스자쿠의 서지 않은 페니스는 를르슈의 것과 완전히 달랐다. 색깔도, 부피도, 크기도 전부 다. 까슬거리는 음모를 쓸어내리면서 스자쿠가 자신의 손바닥으로 페니스를 감싸며 천천히 위아래로 훑는  행동을 반복했다.

 

‘를르슈가 만진다고 생각하면서 만지는 중이야.’

“나도, 그렇게 만져볼게.”

‘를르슈는 내 귀두 끝을 빨아주면서 기둥을 훑는 거 잘하잖아.’

“응. 네 거는… 솔직히 너무 커서 입에 다 잘 안 들어가니까. 귀두를… 입안에 넣고, 혀 끝으로 굴리면서.”

‘으응.’

“네가 조금씩 느끼는 걸 먹으면서… 다른 데를 만질 수밖에 없어.”

‘맞아. 를르슈가 내 테스티클 빨아주는 거도 좋아하는데, 나.’

“…알아. 그럴 때마다 더 야하게 느끼잖아, 너.”

‘를르슈도 거기 빨아주면 좋아하면서.’

“넌 너무 집요하게 빨아… 아, 스자쿠.”

 

를르슈는 속옷 아래로 넣었던 손이 조금씩 쿠퍼액으로 젖는 게 느껴졌다. 손바닥이 애액으로 살짝 젖어가는 것에 를르슈가 안타까운 듯이 스자쿠의 이름을 불렀다. 스자쿠가 있는 곳까지 젖는 소리가 들릴 리가 만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자쿠는 그렇게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젖었어? 나도, 조금씩 젖고 있어.’

 

스자쿠는 일부러 찔걱이는 소리를 내면서 를르슈가 보고 있을 화면 앞에서 페니스를 흔들어보이기 시작했다. 쿠퍼액이 찔끔찔끔 흘러나와 스자쿠의 페니스가 액으로 젖어 반들거리는 것이 보였다. 를르슈가 있는 어둑한 카오스 룸과 다르게 스자쿠가 있는 곳은 환한 조명으로, 그가 만지고 느끼는 것이 훤히 보이는 곳이었다. 방금 전보다 딱딱하게 발기한 스자쿠의 페니스가 만지는 손길에 따라서 더 굳어가는 것이 보였다.

를르슈는 흐르려는 침을 삼키면서 페니스를 더 크게 흔들기 위해 검은색 비키니를 내려 벗었다. 두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서로를 비추고 있었다. 서로의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서로를 탐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추하기 짝이 없는 자세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수치심을 억누르고서 스자쿠와 를르슈는 서로의 페니스를 붙잡고서 손을 움직였다.

 

“내가 만지는 게 좋아, 빠는 게 좋아, 스자쿠…?”

‘빨아주게?’

“으응.”

‘어떻게?’

 

스자쿠의 말에 를르슈는 손가락 두 개를 입안에 밀어넣었다. 축축한 입 안에 넣어지는 손가락을 쭉쭉 빨아올리면서 야한 소리를 일부러 냈다. 혀끝으로 손가락 끝을 퉁기면서 빨아올리는 소리와 함께 페니스의 귀두 끝을 엄지로 거칠게 밀어올리면, 를르슈의 목에서는 차마 신음으로 흐르지 못한 소리들이 낮게 울렸다.

 

‘자기 손가락을 내 거라고 생각하면서 빠는 거야?’

“응, 우응, 흐, 스자, 쿠….”

‘후, 더 빨아들여, 를르슈.’

“우으, 읍, 으응….”

‘내 거 빨면서 아래 만지니까 더 느끼는 거 같은데.’

“후으, 응, 기, 분 좋아.”

‘자지 그만 만지고 젖꼭지 만져봐. 목구멍 조이는 거 계속 하고.’

 

스자쿠의 말을 듣고 있으면 입에 물고 있는 것은 자신의 손가락이 아닌 스자쿠의 흉흉한 페니스가 된 기분이었다. 자지를 그만 만지라는 노골적인 지칭에 를르슈는 울컥 치솟는 부끄러움을 겨우 억누르며 쿠퍼액으로 범벅이 된 페니스를 놓고서 젖꼭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척척해진 손끝으로 젖꼭지를 스자쿠가 만지는 방식대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검지와 엄지로 가볍게 유륜을 꼬집고, 빳빳하게 선 유두의 끄트머리를 살살 누르면서, 이내 손톱으로 유두 끝을 꾹꾹 누르면서 성감을 고조시키면 를르슈의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손가락을 삼켜서 목구멍을 조이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 입에서는 웅웅거리는 신음소리가 겨우 흘렀다.

 

‘아까도 왼쪽만 만지는데, 오른쪽도 만져봐.’

“흐응, 그럼, 자지, 못 빠는데.”

‘내 자지로 오른쪽 젖꼭지 만진다고 생각해… 그래. 그렇게.’

“아, 스, 스자쿠….”

 

를르슈의 타액으로 젖은 손이 오른쪽 유두에 닿았다. 스자쿠의 정액으로 젖은 페니스가 유두에 닿는 거라고 생각하니 를르슈의 페니스는 한층 더 부풀었다. 유두 또한 더한 기대감으로 더 딱딱하게 굳었다.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벌린 채로, 팽팽하게 발기한 페니스와 유두를 고스란히 내비친 를르슈는 틀어막히지 않은 입으로 신음소리를 마음껏 내뱉으며 스자쿠의 이름을 불렀다.

화면 앞에 비치는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이내 눈을 감고서 스자쿠의 손길을 상상하고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에 몰두하고 있을 때였다. 스자쿠의 목소리가 들리던 인터컴에서 쪽, 하고 살갗이 입술에 맞닿아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축축하게 빨아들였다가 그 흔적을 남기는 소리가 생경하게 와닿자 를르슈는 자신의 두 젖꼭지를 꽉 꼬집으면서 히끅거렸다.

 

‘를르슈한테 하는 키스가 더 부드럽고 좋은데. 아쉽지만 내 손등에다가 할게.’

“으, 스자쿠, 야해….”

‘야해? 이 소리?’

 

쪽, 하고 다시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에 를르슈는 자신의 귓가에 스자쿠가 혀를 섞는 기분이 들었다. 하, 스자쿠, 스자쿠…. 를르슈가 계속해서 이름을 부르면서 눈을 감은 채로 스자쿠를 상상하고 있는 모습은 좀 더 과감해졌다. 젖꼭지를 손톱 끝으로 꽉 누르자 를르슈의 신음이 높아졌다. 어차피 이 곳은 카오스 룸,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고 스자쿠에게만 닿을 이 소리를 억누를 이유는 없었다.

쪽쪽거리는 소리가 반복되어 들릴 때마다 를르슈는 스자쿠의 이름을 부르면서 헐떡거렸다. 를르슈의 페니스가 붉게 달아올라 껄떡거리는 모양새에 그의 사정이 가까워진 것을 알아차린 스자쿠는 를르슈에게 속삭였다. 가고 싶지, 를르슈. 그러자 를르슈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두 가슴을 꼬집던 손을 멈추고 페니스를 만지기 시작했다.

 

‘자지로만 갈 거야?’

“흑, 싫어… 자지로만 가기 싫어.”

‘뒤로도 갈까? 를르슈, 다리 더 벌려봐.’

“부, 부끄러워.”

‘이제껏 더 한 것도 보여줬으면서.’

“그치만….”

‘할 수 있잖아.’

 

내 자지도 보여줄게. 스자쿠는 노트북에 연결해두었던 단말기를 들어올렸다. 카메라 어플을 키자 를르슈의 화면에는 스자쿠의 단말기 카메라가 비추는 부분이 보였다. 스자쿠의 딱딱하게 굳은 페니스가, 열기를 가득 품고 핏줄까지 선 페니스가 를르슈의 화면 앞에 비추어졌다. 프리컴이 가득 맺힌 굵은 귀두와 기둥이 자신의 애널 사이로, 그리고 전립선을 쾅쾅 내리 찍을 때의 그 쾌락을 알고 있는 를르슈는 군침을 삼켰다.

 

‘를르슈 안에 들어가고 싶어해.’

“…넣고, 싶어. 나도.”

‘다리 벌려 볼래?’

“으읏, 이, 이렇게?”

‘더 벌릴 수 있잖아. 무릎 아래 받쳐서, 를르슈, 응, 그래, 페니스도 구멍도 잘 보이게.’

 

푸르스름한 화면 조명으로도 를르슈의 붉게 달아오른 허벅지 안쪽이나 기대감으로 상기된 구멍 안쪽의 붉은 모습까지도 다 담기는 것에 스자쿠는 흡족스러운 듯이 말했다. 를르슈는 뻐끔거리면서 넣어지기를 원하는 자신의 아랫쪽 성기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다리를 접지 않았다. 스자쿠에게 더 보여주고 싶고, 보여지고 싶고, 더 원해지고 싶고, 욕망되기를 원하는 자신을 멈출 수 없었다.

 

“넣고 싶어… 스자쿠.”

‘손가락, 넣어볼래? 를르슈는 손가락이 가늘어서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흐응… 응… 넣을래. 하, 하나 넣었어.”

‘응, 아직은 좁으니까… 방금 전에 잔뜩 적신거로도 모자랄 수도 있어.’

“그래도… 스자쿠 자지 먹고 싶어.”

‘많이 먹여줄게.’

“정액도.”

‘실컷 싸주고 싶은 걸.’

 

스자쿠의 단말기로 비치는 검붉은 페니스 끝에서 꿀렁거리면서 정액과 쿠퍼액이 뒤섞여 나오는 모습이 음란하면서도, 그것을 한 입 가득 입에 머금고 싶다는 생각에 를르슈는 계속해서 침을 삼켜야 했다. 구멍 안쪽으로 하나 밀어 넣은 손가락은 그것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구멍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짜 스자쿠의 자지를 넣고 싶어, 진짜 자지를… 스자쿠, 자지, 응, 스자쿠 페니스… 스자쿠… 를르슈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중얼거리면서 손가락 하나를 더 밀어넣었다. 두개의 손가락으로 구멍을 들쑤시는 를르슈의 추태에 스자쿠는 미간을 찡그리며 페니스를 죽죽 훑어올리는 손놀림을 빠르게 했다.

방금 전까지는 스자쿠에게 보여지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서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를르슈가, 화면을 쳐다보기 위해서 카메라 쪽을 응시하고 있는 것에 스자쿠는 가볍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자위하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며 흥분하는 를르슈라니.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데 말이야. 스자쿠는 어느새 자신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그 사이 사이로 를르슈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도 모르게 되었다.

를르슈의 구멍을 들쑤시는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고, 스자쿠 또한 페니스를 죄고 흔드는 손길을 빠르게 하면서 두 사람은 화면과 카메라를 번갈아보며 헐떡거리고 있을 때였다.

 

“아, 스자쿠, 자지, 더 세게, 세게…!”

‘후우, 를르슈, 조이는 거… 너무 기분 좋아.’

“으응, 아, 아으, 으! 흐으… 아, 아아, 너, 너무, 빨, 빨라….”

‘를르슈, 카메라 보고, 응, 그래, 후, 를르슈 자지도 만져.’

“시, 싫어, 그러면, 너무, 응, 느껴, 져.”

‘많이 느끼는 를르슈, 보고 싶은데? 응? 를르슈….’

 

조르는 듯한 스자쿠의 목소리에 를르슈는 페니스를 만졌다. 하얗게 뿜어지는 정액의 줄기가 터져나오면서 를르슈는 왈칵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입안 가득 고이던 타액을 삼키지 못하고 입가에 흘린 채로, 뒤로 쑤시던 손가락이 가득 죄여졌다. 자신이 페니스의 자극으로 절정에 달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를르슈는 카메라로 그 모습이 보여졌다는 것에 고개를 내저었다. 

 

“보, 보지 마. 스자쿠, 아, 이런 걸로, 가고 싶지… 않, 았는데.”

‘귀여웠어. 를르슈, 내가 가는 거도 봐줘.’

 

대답 대신에 붉어진 얼굴로 스자쿠의 화면을 바라본 를르슈는 스자쿠의 페니스가 움찔거리면서 사정의 전조를 보이는 것에 다시 발기하려는 아래를 저도 모르게 다리를 접어 감추었다. 변태도 분수가 있지, 방금 전에 싸면서 갔으면서 또 흥분하려고 하는 걸 보면, 자신은 스자쿠 한정으로 얼마나 파렴치한 변태인 걸까.

 

‘또 섰어?’

“네가, 야한 걸 보여주니까.”

‘계속 만져, 그럼. 나도 계속 만질 테니까.’

“아, 스자쿠, 빨리, 싸…! 싸는 거 보고 싶어.”

‘그렇게 재촉하지 마. 옆에 있었으면 진짜….’

“옆에 있었으면…?”

‘입에 넣어버렸을 거야.’

“나도 스자쿠가 옆에 있었으면, 입에… 넣어서, 스자쿠 자지 빨아서, 정액까지… 다 마셔버릴 거야.”

 

를르슈는 더듬거리는 소리로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 네 정액까지 마셔버릴 정도로 네가 그립고 보고 싶어. 를르슈는 발기하는 페니스를 만지면서 솔직한 심정을 더 이어서 말했다.

 

“왜 내 생일에 없는 거야, 하으, 진짜로… 안아주고, 키스하고, 섹스하란 말이야.”

‘를르슈, 그런 귀여운 소리 하면.’

 

진짜 못 참겠어.

스자쿠가 귀두 끝부분을 손의 고리로 꽉 조이면서 사정하는 모습에 를르슈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삼키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인터컴을 타고 흐르는 것에 스자쿠가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 사이로 를르슈에게 물었다.

 

‘지금, 내 정액 삼키는 상상했어?’

 

를르슈는 붉은 얼굴로, 스자쿠의 사정을 얼굴로 받아낸 사람마냥 순순히 대답했다.

 

“응, 스자쿠 정액… 진하고, 양도 많아서.”

‘그리고?’

“맛없는데… 맛있어. 스자쿠 맛이야.”

‘후후.’

“얼른 돌아와서, 이제 안에다가….”

 

를르슈는 스자쿠가 보고 있을 화면의 앞, 그리고 자신의 카메라의 앞에서 다리를 벌리며 뻐끔거리는 구멍을 매만지며 말했다. 안에다가, 가득 싸줘. 스자쿠 정액. 를르슈의 입밖으로 나오는 야하기 짝이 없는 말들에 스자쿠는 머리를 쓸어넘기면서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를르슈, 카메라 가까이 와 볼래? 를르슈는 스자쿠의 말에 따라서 카메라의 앞에 다가갔다. 

 

‘하나, 둘, 셋, 하면 키스하자. 베이비 키스야. 혀 넣는 건 직접 만나서 해. 그럼 더 감동적이니까.’

 

가까워진 카메라에 입술을 가져다 대는 시늉을 하는 스자쿠의 모습에, 를르슈는 이제껏 해온 부끄러운 짓보다 이게 더 부끄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스자쿠와 키스를 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라, 를르슈는 눈을 감고 카메라 앞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가까워지는 만큼, 달아오른 상체의 뜨거운 열기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이겠지.

하나, 둘, 셋. 스자쿠가 숫자를 세면 를르슈도 이제껏 스자쿠가 귓가에서 내주었던 소리처럼 쪽, 하고 그의 인터컴 너머로 키스의 소리를 보냈다. 쪽, 하고 와닿는 소리가 또 들렸다. 해피 버스데이, 를르슈. 사랑해, 나의 황자전하. 스자쿠의 사랑으로 가득한 말에 를르슈는 소리 없이 웃을 뿐이었다.